(출처:Unsplash / erik mclean)
세기의 빅딜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지체되고 있다. 독과점을 우려한 각국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인수 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CMA)도 인수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적합한지 따지려고 심층 조사 중이다. 특히 경쟁시장청은 소니, 구글, 엔비디아 등 게임 업계 대표주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인수가 게임 업계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또 현재 게임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황 파악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 경쟁시장청의 한 문건이 주목받고 있다. 후속 닌텐도 스위치를 암시하는 듯한 문구가 포함돼 있어서다. 겉보기에 해당 문건은 전혀 특별할 게 없다. 게임 시장 점유율 분석이 주된 내용이며, 부록에는 이에 사용된 각종 데이터를 포함됐을 뿐이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실렸길래, 다음 세대 닌텐도 스위치 얘기가 나오는 걸까.
(출처:Nintendo)
2월 20일(현지시간) IT 매체 wccf테크(wccfTech)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닌텐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유료 구독 서비스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NSO)’을 설명한 문단이다. CMA는 “닌텐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닌텐도 스위치 기기 그리고 [삭제됨]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NSO는 서비스 특성상 클라우드 게이밍이 아닌 온라인 멀티 서비스에 가깝다고 서술했다.
다수 외신은 [삭제됨]을 주목했다. 무언가 작성했다가 지웠다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문건에는 가위 모양으로 표시돼 있다. 이에 CMA가 원래 이곳에 차세대 닌텐도 스위치를 실수로 적었다가 수정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문맥상으로도 지워진 부위에 기기 명칭이 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영국 규제 당국이 이전 세대 닌텐도를 잘못 기재했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기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추측했다. 외신 아르스테크니카(ArsTechnica)는 “닌텐도가 CMA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콘솔이 공개되는 걸 원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원래 [삭제됨] 부위에 [닌텐도가 현재 개발현개발 중인 차세대 콘솔]과 같은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출처:wccftech)
이외에도 [삭제됨]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그리고 [모바일/PC]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닌텐도가 NSO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 또 문맥상 ‘닌텐도 스위치에서 사용 가능하고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와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양한 추측 중에서도 [삭제됨] 차세대 닌텐도라는 주장에 여전히 힘이 실린다.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 2017년 출시된 구형 기기고, 오래전부터 차세대 닌텐도 스위치와 관련된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2020년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닌텐도 내부 소식통을 언급하며 닌텐도가 다음 세대 닌텐도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신형 스위치는 4K 해상도를 지원하며 엔비디아 그래픽 업스케일링 기술은 DLSS를 지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듬해에는 여러 닌텐도 게임 개발사들이 스위치용 4K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확보했다는 추가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닌텐도는 후속 기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패널 개선판인 올레드(OLED) 모델만 출시했을 뿐이다.
(출처:Nintendo)
최근 또다시 차세대 닌텐도 스위치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닌텐도가 스위치 후속 모델 생산을 위해 여러 공급사와 협상 중이며, 이르면 오는 2024년 출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CMA 문건의 [삭제됨]이 사실 차세대 닌텐도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
닌텐도는 어떤 모델을 내놓을까. 앞서 콘솔 업계 전문 기자 존 리네먼(John Linneman)은 닌텐도가 당초 계획했던 ‘닌텐도 프로’ 개발을 중단하고, 2세대 닌텐도 스위치를 개발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제품은 늦어도 2023~2024년 사이에 출시된다고 봤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CMA 문건의 [삭제됨]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밝혀질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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