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esla)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세상을 바꿀 천재, 혹은 괴짜라고 불린다. 남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서, 종종 예상치 못한 행실로 단숨에 이슈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실제 머스크는 전기차, 민간 우주항공, 뇌과학 등 여러 분야에 발을 뻗고 있다. SNS에서는 본인 생각을 여과 없이 표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머스크의 독특한 면모는 그가 판매했던 몇몇 제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헌데 테슬라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전기차에 그치지 않는다. 테슬라는 여느 자동차 회사처럼 자동차 액세서리나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중에는 “이걸 왜 출시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독특한 제품들도 있다.
보통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는 3만원에서 5만원, 조금 더 비싼 제품은 10만원 내외다. 테슬라에서 출시한 무선 충전기는 무려 한화로 40만원에 달한다. 높은 가격대에 비해 혁신적인 기능은 없다. 기기 3대를 최대 15W 속도로 충전할 수 있다는 게 전부다.
(출처:Tesla)
사이버트럭하면 사이버 휘슬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사이버트럭 모양으로 만든 호루라기다. 의료용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겉모습은 영락없는 사이버트럭이다. 역시나 특별한 기능은 없다. 디자인을 제외하면 그냥 평범한 호루라기다.
여기까진 테슬라라면 출시할 수도 있을 법한 제품이다. 다음은 테슬라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바로 주류다. 지난 2020년 머스크는 테슬라 브랜드를 단 멕시코 증류주, 데킬라를 한정 판매한 적이 있다. 테슬라 데킬라는 250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만원에 출시됐는데, 가격과 상관없이 완판 행진을 기록했다.
(출처:Tesla)
머스크가 테슬라 데킬라를 출시한 데에는 사연이 있다. 과거 테슬라는 파산설에 휩싸였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가 파산했다”는 만우절 농담을 트윗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테슬라 차량 옆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는데, ‘테슬라킬라’ 술병에 둘러싸였다고 묘사했다. 이 트윗에 나온 테슬라킬라를 실제로 상품화한 게 테슬라 데킬라다.
머스크는 예전부터 공매도를 통해 테슬라 주식을 흐리는 이들을 굉장히 싫어했다. 그는 공매도자들을 조롱하기 위해 한 가지 묘수를 떠올렸는데, 바로 짧은 반바지를 판매하는 것이었다. 짧은 반바지는 영문으로 ‘Short Shorts’, 공매도는 ‘Short Selling’이다. 공매도자들을 비꼬는 의미를 담아 출시했다고 한다.
그전에도 머스크는 공매도자들을 비꼬는 의미로 종종 반바지를 언급하곤 했다. 그린라이트 캐피탈 창업자인 거물 투자자 데이비드 아인혼이 공매도로 손실을 보자, 반바지를 선물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와 별개로 최근까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한 빌 게이츠와 메신저를 통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출처:Tesla)
전기차 회사에서 짧은 반바지를 판매한 것도 의아한데, 이 제품에는 숨겨진 뜻이 있다. 반바지 뒤에는 S3XY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겉보기에는 섹시(SEXY)로 보이지만, 테슬라에서 판매하는 모델S, 모델3, 모델X, 모델Y 차량을 의미한다. 머스크는 차량 라인업이 돋보이게 일부러 이렇게 라인업을 구성했다. 원래는 SEXY를 완성할 생각이었는데, 포드가 모델E 명칭을 선점하면서, E를 거꾸로 뒤집은 3를 사용하게 된 것.
다음은 1500달러, 우리 돈 189만원에 출시된 테슬라 서핑보드다. 테슬라 서핑보드는 200개 한정판으로 판매된 제품이다. 제품 밑면에 크게 적힌 테슬라(TESLA) 로고가 특징이다. 당시 ‘테슬라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런 말이 무색하게 출시 하루도 안돼서 완판됐다.
머스크가 직접 대규모 지하터널을 뚫기 위해 만든 업체 보링 컴퍼니에서도 이색적인 제품을 몇 개 출시했었다.
(출처:Boring Company)
첫 번째는 향수다. 지난해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자신을 향수 판매원이라 소개하며, 출시를 알렸다. 사향노루에서 얻은 향료를 ‘머스크(Musk)’라고 하는데, 머스크는 이 향수에 쓰인 머스크향과 자신의 이름이 같다며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마지막 제품은 유명한 화염 방사기다. 머스크의 괴짜다움이 가장 잘 나타난 제품이다. 머스크는 보링 컴퍼니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회사이름을 단 ‘진짜’ 화염 방사기를 팔았었다. 가격은 한화로 54만원 정도. 머스크 화염방사기는 처음부터 큰 인기를 끌다. 출시 하루 만에 예약 구매만 7000건이 넘었다고 한다. 이후 준비한 물량을 전부 판매하면서 원래 목표했던 1000만달러 자금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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