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Nintendo)
닌텐도를 대표하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는 조이콘 쏠림 현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조이콘 쏠림 현상이란 사용자가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멋대로 신호가 입력되는 현상이다. 조이콘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불명확하나, 컨트롤러 내부에 유입된 이물질, 사용에 따른 부품 마모가 거론된다.
조이콘 쏠림 현상은 꽤 오래전부터 이어진 이슈다. 닌텐도 스위치가 지난 2017년 출시됐으니, 조이콘 쏠림이 알려진 건 5~6년 전부다. 처음 이 현상이 드러났을 땐 단순한 품질 불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동일한 증상을 겪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며, 조이콘 자체에 문제가 있고 이를 판매한 닌텐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일부 해외 닌텐도 스위치 사용자들은 닌텐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자 닌텐도 측은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지난 2020년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대표가 조이콘 쏠림 현상을 사과한 것. 허나 그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미국 법원은 사용자들이 낸 집단 소송을 보류했고, 지금도 닌텐도 스위치 조이콘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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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국 소비자단체 위치(Which?)는 지난해 말 닌텐도 스위치 조이콘 쏠림 현상이 기계적 결함에 해당한다며, 닌텐도가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치에 따르면 테스트에 사용된 조이콘 5쌍 모두에서 조이콘 쏠림 현상이 발견됐다. 같은 해 위치는 사용자 5명 중 2명이 조이콘 쏠림을 경험했고, 증상은 사용 1년 안에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위치가 이 같은 고발 내용을 공개하자, 다시 한번 닌텐도는 대응에 나섰다. 닌텐도 측은 2017년 닌텐도 스위치 출시 이래 조이콘 아날로그 스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고 주장했다. 허나 과거 슌타로 회장의 사과 때와 마찬가지로, 조이콘 쏠림 현상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선했는지 자세한 정보는 공유하지 않았다.
결국 닌텐도 스위치 조이콘 쏠림 현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처음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특별히 변한 건 없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도 종종 조이콘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이슈가 발생하곤 한다. 2월 7일(현지시간) 외신 아르스테크니카(ArsTechnica)에 따르면 미국 법원은 조이콘 쏠림 현상으로 닌텐도에 제기된 또다른 소송을 기각했다.

(출처:Nintendo)
법원은 사용자들이 닌텐도 스위치 최종사용자사용권계약(EULA)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EULA란 사용자가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대신, 계약에 명시된 모든 조건을 지키도록 한 약관이다. 미국 닌텐도 스위치 EULA에는 ‘집단 소송 포기’ 조항이 포함돼 있다. 집단 소송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중재(Arbitration)를 택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즉 법원은 닌텐도 스위치 EULA에 동의한 사용자들이 법적 다툼과 같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이 아닌 민간 중재를 택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게임 매체 레트로도도(Retrododo)는 대다수 사용자가 내용을 읽지 않고 건너뛰는 EULA 안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조이콘 쏠림 소송에서 닌텐도를 이길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는 닌텐도 스위치 EULA 적용 대상이 아니다. 사용자들은 실제 닌텐도 스위치를 애용한 건 미성년자인 자녀들이기에, 소송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담당 판사는 닌텐도 스위치 실소유자는 소송을 건 부모이며, 아이들은 소유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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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법원은 자녀들이 닌텐도 스위치를 사용하더라도, 소유권을 지닌 부모가 EULA에 동의했다고 봤다. 닌텐도 스위치 EULA에 동의했다는 건 집단 소송 권리를 포기한다는 의미이므로, 법원은 사건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리하면 자녀에게 사준 닌텐도 스위치에서 조이콘 쏠림과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부모들은 닌텐도에 집단 소송을 걸기 어렵다.
콘솔 컨트롤러는 소모품이다. 언젠가는 교체해줘야 한다. 하지만 기계적 결함을 발견하고도 내버려두는 것은 옳지 않다. 닌텐도 스위치는 한 해에만 천만대가 넘게 판매된 제품이다. 닌텐도는 인기 제품을 보유한 기업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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