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pple)
애플은 보통 3월에 열리는 봄 행사를 시작으로 신제품을 발표한다. 이후 5~6월 개최하는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하반기 차세대 아이폰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물론 행사 앞뒤로 신제품을 공개하기도 하지만, 연례 행사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이런 애플이 좀처럼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시기가 있다. 1월이다.
올해 애플은 계획을 변경한 듯하다. 비수기인 1월에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았다. 예컨대 애플은 최근 M2 SoC 상위 라인업인 M2 프로와 M2 맥스를 발표했다. 동시에 두 칩을 탑재한 신형 맥북 프로(14인치), M2와 M2 프로 칩을 넣은 신형 맥 미니를 공개했다. 애플의 깜짝 선물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애플은 곧바로 차세대 스마트 스피커 ‘홈팟 2세대’를 선보였다.
1월 19일(현지시간) IT 매체 아르스테크니카(ArsTechnica)에 따르면 애플은 공식 자료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홈팟 2세대 소식을 전했다. 다른 기기도 아닌, 차세대 홈팟이다. 애플은 이미 한 차례 이전 세대 홈팟으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홈팟 1세대는 비싼 출고가(349달러), 아쉬운 음질, 애플 기기에서만 작동하는 폐쇄성으로 3년 만에 단종됐었다.
(출처:Apple)
홈팟 1세대는 5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 2018년 탄생한 프리미엄 스마트 스피커였다. 허나 단종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년에 불과했다. 홈팟 1세대 단종 이후 애플은 ‘홈팟 미니’를 출시했으나, 보급형에 불과했다. 홈팟 1세대 단종 이후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 스피커 라인업이 비어있었다. 이후 여러 차례 홈팟 2세대 출시설이 나돌았다.
지난해부터 애플이 홈팟 2세대를 출시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블룸버그(Bloomberg) 통신 애플 전문 기자 마크 거먼(Mark Gurman), 유명 IT 팁스터 궈밍치(Ming-Chi Kuo)가 2022년 4분기~2023년 1분기 사이에 홈팟 2세대가 출시된다는 주장을 펼친 다음부터다. 거먼 기자는 “곧 차세대 홈팟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들의 주장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단종에서 부활해 세간의 주목을 받는 홈팟 2세대. 1세대와 비교해서 얼마나 달라졌을까. 우선 폼팩터는 큰 변화가 없다. 1세대 홈팟처럼 커다란 원통 형태다. 외부는 패브릿 소재로 감싸져 있고, 제품 상단에는 조작용 터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화이트 두 종류인데 전작의 스페이스 그레이, 화이트와 비슷하다.
(출처:Apple)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는 향상됐다. 홈팟 1세대는 A8 칩이 탑재됐다. 홈팟 2세대의 경우 애플워치 시리즈 7에 들어간 S7 칩을 사용한다. S7은 아이폰 11 시리즈에 들어간 A13 칩을 기반으로 한 애플의 웨어러블 전용 칩이다. A8 칩은 아이폰 6 시리즈의 두뇌로 쓰인 프로세서다. 정확한 성능을 비교하긴 어렵지만, S7이 훨씬 뒤에 나온 칩이다.
다만 홈팟 2세대에 S7 칩이 쓰인 점은 아쉽다. 당초 많은 이들이 홈팟 2세대에 애플워치 시리즈8에 탑재된 S8 칩 탑재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S6, S7, S8 칩은 모두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참고로 홈팟 미니에는 애플워치 시리즈 5에 탑재된 S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다소 믿기 어렵지만 홈팟 2세대는 스피커와 마이크 수가 줄었다. 1세대 홈팟에는 4인치 상단 지향 4인치 우퍼 1개, 트위터 스피커 7개, 마이크 6개가 들어갔다. 반면 홈팟 2세대는 트위터 스피커 수가 5개로, 마이크 수는 5개로 각각 감소했다. 4인치 우퍼는 동일하다. 물론 스피커 수가 많다고 음질이 좋아지는 건 아니기에, 추후 비교 청취 리뷰를 주목해야겠다.
(출처:Apple)
홈팟 2세대에서 새롭게 지원하는 기능은 뭘까. 첫 번째는 일산화 탄소 알림이다. 홈팟 2세대는 소리 인식 기능으로 일산화탄소나 연기 경보를 인지할 수 있다. 경보를 감지한 홈팟 2세대는 곧바로 사용자의 아이폰으로 알림을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단 일산화탄소 경보 기능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애플은 1분기 후반,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제공할 방침이다.
내장 온도, 습도 센서도 눈길을 끈다. 허나 이는 엄연히 따지면 홈팟 미니에도 있지만 활성화되지 않은 기능이다. 외신 더 버지(The Verge)에 의하면 애플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홈팟 미니에 온도, 습도 측정 기능을 제공할 방침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애플이 추가 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전까진 홈팟 2세대만의 차별화된 기능은 찾아보기 어렵다.
당연하지만, 홈팟 2세대는 스마트홈 표준 매터(Matter)를 지원한다. 매터는 스마트홈 제품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표준이다. 지난해 말 매터 1.0이 마련된 이후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빅테크 업체들은 자사 스마트홈 기기에 매터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도 그들 중 하나다. 애플은 iOS 16.1부터 애플 홈 앱과 시리(Siri)에 매터 기능을 지원했다.
홈팟 2세대는 미국, 중국, 일본, 일부 유럽 지역에서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299달러로, 전작 대비 50달러나 싸졌다. 국내 출시 여부는 불분명하나, 큰 기대를 품지 않는 게 좋다. 애플은 홈팟 1세대, 홈팟 미니를 한국에 출시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홈팟 2세대가 국내에 출시되지 않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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