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디 인포메이션)
지난해부터 애플의 증강현실(AR) 헤드셋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참 많습니다. 애플워치가 출시된 2015년 이후, 새로운 애플 디바이스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어요.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애플워치와 같은 기존 모델의 신제품만 꾸준히 출시하고 있죠.
애플은 2015년부터 AR 헤드셋을 개발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로 벌써 8년째. 오랜 시간 이어온 숙원 사업이란 걸 알 수 있어요. 지난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원래 2019년에 AR 헤드셋을 출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사 AR 헤드셋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출시 계획을 연기했어요. 그러고 나서 한동안 별다른 소식은 없었죠.

(출처 : 디 인포메이션)
그런데 지난해 5월, 애플 소식에 정통한 블룸버그 기자 마크 거먼(Mark Gurman)이 애플이 이사회에서 AR 헤드셋을 시연했다고 전했어요.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8명의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1년에 4번 정도 모이는데, 바로 이 자리에서 헤드셋이 처음 공개된 거죠. 이 소식은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기에 충분했죠. 이후 애플이 6월 진행되는 회사의 연례 개발자 회의 WWDC에서 헤드셋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WWDC 그 어디에서도 AR 헤드셋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게다가 애플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예측했던 지난해 12월 출시도 물 건너간 상태고요. 하지만 올해 안에 출시될 가능성을 꽤 높은 것으로 보여요. 해가 바뀐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부터 애플 AR 헤드셋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답니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애플 신제품인 AR 헤드셋…외관은 어떤 모습?

애플 AR 헤드셋 예상 이미지 (출처 : 애플인사이더)
지난 3일(현지 시간),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애플 AR 헤드셋 개발에 참여한 내부자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제품의 세부 사항을 공개했어요. 디 인포메이션은 이전에도 한차례 내부 소식을 인용해 헤드셋의 기능을 전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더 광범위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해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디 인포메이션은 이전에 헤드셋이 스키 고글과 비슷한 외관을 갖고 있다고 했어요. 스키 고글을 닮은 헤드셋은 알루미늄과 유리, 탄소 섬유를 사용해 크기와 무게를 최소화했다고 합니다. 카메라는 미관상 이유로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고, 헤드셋에 내장돼 있다고 해요. 또한 사용자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헤드셋 오른쪽에 애플워치에서 본 디지털 크라운(Digital Crown)을 탑재했다네요.
헤드셋의 헤드밴드는 탈부착으로 알려졌는데요. 애플은 스피커가 내장된 소비자용 헤드밴드를 비롯해 다양한 헤드밴드를 개발했다고 해요. 하지만 애플워치의 밴드만큼 쉽게 교체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헤드셋의 헤드밴드는 각종 부품과 배터리가 포함돼 있거든요.
오랜 시간 공들인 애플의 AR 헤드셋, 어떤 기술적 특징 갖고 있나

(출처 : 맥루머스)
애플의 AR 헤드셋은 사용자의 동공과 헤드셋 사이의 거리를 인식해 최적의 시야를 제공하는 자동 조정 렌즈가 탑재됐다고 해요. 이 렌즈로 개인에게 최대한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최대 시야각은 120도라고 해요. 시야각이 106도인 메타의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보다도 더 넓은 셈이죠. 안경 착용자를 위해서 자석으로 안경을 헤드셋에 고정할 수 있는 맞춤형 렌즈를 제공한다고 해요.
헤드셋은 에어팟 프로 2세대와 향후 출시될 최신 버전 에어팟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다고 전해졌는데요. 애플은 페어링 시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 데에 중점을 둔 모양이에요. AR 헤드셋에는 에어팟 프로 2세대에 내장된 것과 같은 ‘H2 칩’이 탑재돼 최대한 빠른 연결을 지원하도록 했어요. 이외에도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포함하는 헤드셋 전용 프로세서 칩과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 등 2개의 칩이 탑재된다고 해요.
애플의 AR·VR 헤드셋 시장 진입…작은 시장의 게임 체인저 될까

(출처 : mixed)
디 인포메이션은 애플 헤드셋이 게임을 위한 제품이 될 것 같진 않다고 전했어요. 오히려 애플은 디지털 아바타로 회의를 수행하는 화상회의 앱을 주요 앱으로 본다고 합니다. 또한 애플 내부에서는 AR 교육 콘텐츠를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애플은 AR 헤드셋을 게임이나 여가 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려는 모양입니다.
시장 조사 기관 CCS 인사이트(CCS Insigh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AR·VR 헤드셋 출하량은 960만 대로, 전년 대비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필수 제품이 아닌 것에 대한 지출을 줄이면서, 안 그래도 소규모인 헤드셋 시장이 타격을 입은 거죠. 문제는 올해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려운 시장 상황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출처 : 애플 인사이더)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시장 진입만이 어려운 시장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소비자 기술의 선두인 애플이 AR·VR 헤드셋을 출시하면, 헤드셋에 대한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해당 제품에 눈길을 줄 수 있다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플의 헤드셋 출시일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 Chi Kuo)는 이전에 애플이 올 1월에 제품을 공개하고 대량 출하가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지난달 초, 그는 자신의 예측을 바꿔 제품 공개가 원래 계획보다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그는 제품의 대량 출하가 올해 하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어요.
여전히 애플이 제품 공개를 상반기에 할 가능성도 남아있어요. 실제로 애플은 애플워치를 정식 출시 때보다 몇 달 전에 공개한 바 있어요. 물론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적을 것으로 보여요. 밍치궈는 제품 공개 행사와 실제 출시 시점 사이의 기간이 길수록 프로모션과 판매에 불리하다고 강조했어요. 애플이 헤드셋의 판매 실적을 생각한다면, 대량 출하와 함께 제품의 첫 공개 시점도 하반기로 연기할 가능성이 크답니다.
애플의 AR·VR 헤드셋에 관한 새로운 소식에 제품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새로운 제품에서 애플은 어떤 혁신을 보여줄까요? 애플의 헤드셋이 과연 소규모의 AR·VR 헤드셋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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