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Giphy)
메타는 지난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회사인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이어왔습니다. 이후 2016년에는 회사의 첫 VR 헤드셋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상현실 세계에 대한 열망을 이어왔는데요. 이런 회사의 열망은 더욱 커져, 지난해 페이스북이었던 사명을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메타버스 야망을 실현하고자, 매년 100억 달러를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어요. 문제는 야심 차게 시작한 그의 메타버스 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거죠. 회사가 메타로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해온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는데, 메타의 상황은 지난해와 사뭇 다릅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회사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으며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꼽혔죠. 그랬던 메타는 이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어요.

(출처 : Giphy)
메타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최초의 수익 감소를 보고했습니다. 이후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연이은 매출 하락을 보고했는데요.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27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회사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메타 주가는 24% 급락하며, 2016년 이후 최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회사의 주식은 상반기에만 절반 이상이 증발했고, 올해 61% 이상 하락했다고 해요. 주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도 회사는 메타버스에 관한 사업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내년에도 기존과 같이 전체 지출의 20%를 메타버스 사업에 지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런 메타에게 좋지 못한 소식이 들리고 있어요. 내년에도 메타버스 사업을 이끌 AR/VR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답니다.
내년에도 이어지는 경기 침체에…규모 축소될 걸로 예상되는 AR/VR 헤드셋 시장

(출처 : 메타)
28일(현지 시간) CNBC가 인용한 리서치 회사 NPD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AR/VR 헤드셋 판매는 12월 초,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1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올해 전체로 봤을 때는 감소세가 더 크답니다. 시장 조사 기관 CCS 인사이트(CCS Insight)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R/VR 헤드셋 출하량은 960만 대로, 전년 대비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비록 작은 시장이긴 하지만, 메타는 AR/VR 헤드셋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 출시된 회사의 VR 헤드셋 ‘퀘스트 2(Quest 2)’는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헤드셋으로 꼽혀요. 메타 외의 밸브(Valve), 소니, HP 등의 회사가 나머지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답니다.
올해 헤드셋 판매가 줄어든 데엔 이례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분석돼요. 소비자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지출 예산을 줄이면서, 필수 구매 품목이 아닌 AR/VR 헤드셋 시장이 타격을 입은 거죠. 문제는 내년에도 어두운 경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거예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CCS 인사이트는 내년에도 AR/VR 헤드셋 시장이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애플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메타에게 간절한 애플의 시장 진입

(출처 : 애플인사이더)
애플 역시 내년에 AR/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많습니다. 앞서 애플 소식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 Chi Kuo) 역시 애플이 내년 상반기에 헤드셋을 공개하고, 하반기 대량 출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요. CCS 인사이트의 분석가 레오 게비(Leo Gebbie)는 내년에도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AR/VR 헤드셋을 애플의 등장으로 단번에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그는 “하룻밤 사이에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바로 애플”이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의 시장 진입이 전체 시장 성장에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거죠.
업계에서는 애플이란 회사의 명성이 희미한 VR 시장에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소비자 기술의 선두 주자인 애플이 일반 대중에게도 AR/VR 헤드셋에 대한 관심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전체 시장의 성장은 AR/VR 헤드셋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비전을 펼치려는 메타도 원하는 일일 겁니다.

(출처 : Axios)
메타는 애플이 개인 정보 보호 방침을 강화하면서, 플랫폼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지 못해 광고 수익에 타격을 입기도 했는데요. 이것으로 메타는 애플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현재로선 메타에게 애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애플이 AR/VR 헤드셋 시장에 진입해 메타의 시장 점유율을 뺏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성장해야 메타도 이 부분에서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애플의 시장 참여가 메타에게 절실한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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