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비주얼 캐피탈리스트)
올해 테크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머스크는 쉬지 않고 트위터에 접속해 팔로워들과 소통을 즐기는 ‘트위터 광’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지난 2011년 말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로 수많은 트윗을 남겼습니다. 지난 3월, 데이터 인포그래픽 업체인 비주얼 캐피탈리스트(Visual Capitalist)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약 10년 동안 게시한 트위터는 무려 1만 5000여 건이라고 해요. 그의 이런 ‘트위터 사랑’은 이내 트위터 인수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은 꽤 시끌시끌했습니다. 지난 4월, 머스크는 트위터에 처음으로 공개 인수를 제안하고,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투자했다고 밝혔어요. 그런데 인수를 제안한 지 한 달 만에 돌연 인수 합의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죠. 그는 트위터 내 가짜 계정인 트위터 봇(Bot) 비율에 대한 정보를 트위터가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며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죠.

(출처 : Axios)
트위터는 머스크가 핑계를 댈 뿐이라며 즉각 반발했어요. 트위터는 플랫폼의 주가가 떨어지자, 머스크가 원래 제안했던 높은 금액으로 트위터를 인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결국 양측의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한동안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지난 10월, 머스크는 법정 공방을 끝내고 트위터를 전격 인수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는 트위터 사옥에 들어설 때 싱크대를 들고 입장해 ‘괴짜 머스크의 트위터’ 시대가 열렸다는 걸 세상에 알렸죠.
그런데, 인수 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을 양산해내는 트위터입니다. 그만큼 머스크의 트위터는 조용할 날이 없는데요. 그는 트위터의 수장이 되자마자 전체 직원의 50%를 해고했어요. 이는 업계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대규모 정리해고였죠. 대량 해고 후 자진 사임까지 포함해서, 남은 인원은 2700여명이라고 해요. 기존 인원의 27%만이 회사에 남은 건데요. 이런 트위터를 두고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원까지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어요.
장애 복구까지 5시간…전 세계적으로 서비스 장애 일으킨 트위터

트위터 서비스 장애 신고 건수 그래프 (출처 : 연합뉴스)
그런데 우려가 현실로 돌아온 모양입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주요 사이트의 접속 장애를 추적하는 웹 사이트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 따르면 트위터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고가 무더기로 접수됐어요.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9시부터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한 걸로 나타났는데요. 오전 9시 40분까지 약 1만 942건의 서비스 장애 신고가 접수됐다고 해요. 오후 1시 이후에는 이보다 줄어든 298건으로 보고됐지만, 여전히 정상 수준인 11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준이었죠.
장애 신고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 각지에서 들어왔습니다. 대부분의 서비스 장애는 트위터 앱이 아닌, 웹사이트 사용자에게서 보고됐는데요. 장애를 겪은 사용자들은 웹사이트에 로그인할 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요. 로그인을 시도할 때 에러 메시지가 표시됐고, 계정 접근 자체가 어려웠죠.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 장애는 약 5시간 동안 지속됐습니다.
‘난 되던데?’ 무책임한 머스크의 대응…무더기 해고로 인한 비판 피하기 어려워

(출처 : Giphy)
사실 이번 사태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이미 지난 11월, 해고된 전 트위터 직원은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서비스 담당 팀의 인력이 부족하다며 트위터 서비스 붕괴 가능성을 주장한 바 있어요. 또 다른 직원은 비슷한 시기 워싱턴 포스트(WP)에 엔지니어가 전혀 없는 중요한 팀 6개를 안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이에 한때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서비스 중단의 우려가 커지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태가 하필 머스크의 대량 해고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 서비스 운영과 보수에 필요한 인원마저 부족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서비스 장애를 보고한 사용자에게 “난 되던데”라며 다소 무책임한 발언을 해 비난을 샀는데요. 이어서 그는 오후에 “서버 시스템 설계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며 “트위터가 체감상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https://twitter.com/elonmusk/status/1608273870901096454?s=20&t=FFVTeIr8gTW2X-tUGk_r6A
결국 업계의 현실을 잘 모르는 머스크가 무작정 인원만 줄인 탓에, 트위터 서비스 운영마저 어려움이 생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서비스 유지에 필요한 인력을 파악하지도 않고, 무리하게 비용 절감을 하는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거죠. 바람 잘 날 없는 트위터, 내년에는 조용해질 수 있을까요. 어수선한 트위터가 정리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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