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Meta)
메타(Meta)는 지난해 말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했다.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 성과를 두고 평가가 갈리고 있으나, 단 한 가지 괜찮은 성적표를 받은 분야가 있다. 가상현실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인 VR헤드셋이다. 메타는 최소한 이 분야에서는 업계 선두 주자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를 보면, 메타가 일찍이 거금을 들여 VR헤드셋 제조사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한 건 옳은 판단이었다. 메타는 오큘러스를 사들인 이후 VR헤드셋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이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기기는 지난 2020년 발표한 메타 퀘스트 2다.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100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시장의 75%를 점유했다.
메타 퀘스트 2는 메타버스로 확장하려는 메타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셈이다. 메타 역시 메타 퀘스트 2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메타는 출시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능을 메타 퀘스트 2에 계속 추가해왔다. 예컨대 메타는 지난해 4월 메타 퀘스트 2에 디스플레이 주사율 상향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이 덕에 메타 퀘스트 2 주사율은 기존 60Hz에서 120Hz로 두 배나 확장됐다. 메타 퀘스트 2는 출시 1년 이후 출시 때보다 더 높은 사양으로 진화한 셈이다. 참고로 주사율은 1초에 화면이 몇 번 갱신되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 전환이 부드럽다. 기본 사무용 모니터 주사율이 보통 60Hz며, 120Hz 이상 주사율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업데이트는 비단 메타 퀘스트 2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메타는 메타 퀘스트에 핸드 트래킹 1.0을 정식으로 추가했다. 핸드 트래킹이란 VR헤드셋이 사용자 손 움직임을 인식해, 가상현실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이 역시 메타 퀘스트 첫 출시 당시에는 없었던 기능이다. 메타는 핸드 트래킹 도입 2년 뒤, 보다 진보한 2.0 버전을 선보였다.
내년이면 메카 퀘스트 2가 등장한지 3년째다. 통상 이렇게 오랜 기간이 지난 제품은 업체로부터 큰 사후 지원을 받지 못한다. 최소한의 보안 업데이트나 편의 기능이 추가되는 게 대부분이다. 허나 메타는 조금 다르다. 메타 퀘스트 2 성능을 높인 새로운 업데이트를 마련했다. 메타 퀘스트 2 사양이 출시 때보다 더 높아졌다는 말이다.

(출처:Meta)
22일(현지시간) VR 전문 매체 업로드VR(Uploadvr)은 메타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메타퀘스트 2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오버클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타 퀘스트 2 GPU 최대 클럭을 490MHz에서 525MHz로 상향됐다. 출시 3년차를 앞둔 메타 퀘스트 2 그래픽 처리 능력이 7%가량 개선됐다.
메타 측도 개발자 페이지에서 이번 업데이트로 성능 향상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GPU 성능이 향상되면 해상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도 목표한 프레임 속도에 도달할 수 있고, 더 많은 픽셀을 활용할 수 있다”며 “해상도 품질을 희생하지 않고도 앱의 시각적 표현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메타에 따르면 각 앱 구동에 필요한 GPU 클럭은 메타 퀘스트 2가 알아서 판단한다. 더 많은 사양이 필요한 앱에서 더 많은 클럭을 활용한다는 것. 이 때문에 개발자는 앱 개발에 GPU 클록을 조정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또 메타는 더 많은 그래픽 연산이 필요하면, 포비티드 렌더링(Foveated Rendering)에 앞서 GPU 클럭을 높이도록 설계했다.

(출처:Pico)
포비티드 렌더링이란 사용자가 바라보는 중앙 지점은 선명하게 표현하고, 그 옆 해상도를 낮춰서 연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더 낮은 사양으로 높은 시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쉽게 말해 GPU 클럭 향상을 우선 순위로 설계해, 포비티드 렌더링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변 해상도 저하를 최대한 막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메타가 업데이트를 제공한 이유로 피코 4와 같은 경쟁 기종의 등장을 꼽는다. 피코 4는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인수한 피코에서 만든 최신형 VR헤드셋으로, 메타 퀘스트 2와 비슷한 사양을 갖췄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메타와 피코는 VR헤드셋 시장에서 각각 1·2위다. 그러나 앞서 보여준 메타의 행보를 보면 꼭 피코를 의식한 사후 지원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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