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는 ‘아이폰 안 쓰면 왕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이폰 선호도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아이폰은 출고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기기인데 이걸 부모님에게 사달라고 떼를 써서 갈등을 빚었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와요.
또,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반에서 주류에 들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죠. 그래서인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해요. 아이폰이 하나의 또래 집단 문화처럼 자리 잡은 것인데, 이걸 감당하는 것도 보통이 아니란 거죠.
(출처 : 아시아경제)
필자 역시 중학생이던 시절, 생애 첫 스마트폰으로 ‘아이폰 4s’를 사용했어요. 그렇지만 당시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답니다. 오히려 반에서 아이폰을 쓰는 친구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어요. 그래서 처음 아이폰 4s를 사서 학교에 들고 갔을 때 반 친구들이 신기해서 구경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즘은 청소년 대부분이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해요. 물론, 시간이 흘러 아이폰이 더욱 대중화된 탓도 크겠지만, 아이폰을 향한 요즘 젊은 세대의 선호도가 남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더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거든요.
‘아이폰 아니면 안 돼’…삼성 텃밭에서 아이폰 외치는 MZ세대
지난 7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그 중 1020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유독 뚜렷합니다. 18~29세 연령대에 속한 이들은 아이폰을 과반이 넘는 52%나 사용한다고 답했는데요. 반면 해당 연령대에서 삼성 갤럭시를 사용하는 응답자는 44%였습니다. 18세부터 70대 이상까지 전 연령대를 통틀어서 66%가 삼성 갤럭시를 사용하고, 20%만이 애플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결과죠.
사실 18~29세 연령대를 제외하고는 30대와 40대 등 전 연령대에서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가 더 많았습니다. 물론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의 안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거의 7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삼성이 독식하고 있어요. 애플은 삼성을 열심히 뒤쫓는 입장이죠.
(출처 : 삼성전자)
😮 💬 : 1020세대 제외 다른 연령대에선 왜 삼성 스마트폰을 더 선호하나요?
젊은 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성인이 삼성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이유는 아직 국내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게 갤럭시보다 불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삼성 스마트폰의 장점인 통화 녹음도 아이폰에서는 지원하지 않고, 페이 기능도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애플페이는 별도의 결제 단말기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여요. 게다가, 삼성페이에서 지원하는 교통카드나 다양한 기능을 모두 지원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많아요.
무엇보다 삼성 스마트폰보다 아이폰의 대부분 모델이 비싼 가격에 출시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큰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돼요. 이런 불편함은 소비 욕구 대비 경제력이 제한된 MZ세대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항이에요. 그런데 이들은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마주하는 불편함 또한 감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만큼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대단한 건데요. 대체 어떤 점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요.
1️⃣“친구 따라 아이폰 쓴다”…청소년 또래 집단 문화와 시너지 낸 애플 생태계
(출처 : 지디넷)
업계에선 10대의 경우, 또래 집단 문화와 강력한 애플 생태계가 시너지를 발휘해 높은 아이폰 선호도를 나타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애플 생태계는 말 그대로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에어드롭(AirDrop)’과 ‘아이메시지(iMessage)’ 등을 지칭해요.
🙅♀️🙅♂️ : 친구들 다 에어드롭 쓰는데 나만 카카오톡으로 사진 받을 수 없다!
실제로 한 10대 청소년은 국내 매체에 “친구들이 에어드롭으로 사진을 공유할 때, 따로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받는게 소외감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죠. 또 다른 청소년은 한국경제에 “아이메시지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에 참여 못해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폰으로 바꾸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어요.
청소년 시기는 그 어떤 때보다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들 사이에서 아이폰 기능을 활용한 놀이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아이폰을 쓰지 않는 이는 소외감을 느낄 정도가 된 거죠. 결국 집단 내 소속감을 중시하는 청소년 MZ의 경우 친구 따라 아이폰을 쓰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에요.
2️⃣ ‘있어보이니까’…브랜드에 민감한 MZ 사로잡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출처 : 애플)
애플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도 MZ세대의 선호도를 올린 데에 한몫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MZ세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브랜드 이미지에 민감하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실제로 최수하 브랜드 전략가는 <팬시, 취향을 삽니다>라는 자신의 책에서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했는데요. 요즘 MZ세대의 소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소비의 고급화’라고 합니다.
🙆♀️🙆♂️: 프리미엄 제품은 사치가 아닌 가치다 !
책에서는 MZ세대가 어쩌다 한 번 누리는 특별함이 아닌, 일상 속 특별함을 추구한다고 강조했어요. 단순히 고가의 제품을 구매해 잠깐의 만족을 얻으려는 게 아닌,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자기만족을 추구한다는 거죠. 이들은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특권으로서가 아닌 일상으로 누리고, ‘사치’가 아닌 ‘가치’로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도 기능과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더 좋은 제품이 주목받는다고 해요.
(출처 : Giphy)
🙆♀️🙆♂️ : 비싼 가격은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아이폰은 고가지만, 기능과 디자인이 우수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평가돼요. 실제로 지난해 옴디아(Omdia)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은 892달러였어요. 삼성 갤럭시의 328달러보다 훨씬 더 높은 결과였죠. 비싼 가격을 꺼릴 법도 한데, MZ세대 특성상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오히려 높은 가격은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로 보는 겁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매일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되잖아요? 어쩌면 MZ세대가 말하는 ‘일상 속 특별함’에 가장 적합한 게 아이폰일지도 모르겠네요.
3️⃣ ‘시간 남는데 들러볼까?’…MZ가 약속 장소 갔다가 들릴 수 있는 애플 스토어
애플스토어 잠실 (출처 : 애플)
MZ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애플이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도 아이폰 선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요. 애플은 지난 2018년 서울 가로수길에 첫 애플 스토어를 개장한 뒤, 지난해 여의도에 2호점을 열고 올해 명동과 잠실에 나란히 3, 4호점을 개장했습니다.
🤷♀️🤷♂️ : 1호점을 개장하고 3년 동안 잠잠했던 애플이 2년 새 서울에만 3개나!?
눈여겨볼 점은 애플이 오프라인 스토어를 연 곳이 모두 MZ세대로 붐비는 ‘핫플레이스’라는 점입니다. 애플 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장소를 넘어서서 애플의 다양한 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장소에요. 현재 개장된 애플 스토어는 MZ세대가 붐비는 장소에 존재하면서 이들에게 애플 기기에 대한 경험을 늘려준다고 할 수 있어요. 기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과 기억은 향후 아이폰 구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거죠.
애플스토어 잠실 (출처 : 애플)
애플은 내년 중으로 강남, 홍대에 애플 스토어 5, 6호점을 개장할 예정이에요. 이 역시 MZ세대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죠. 젊은 세대의 높은 충성도를 의식한 애플이 이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돼요.
사실 젊은 세대는 미래 주된 소비자층이라서 스마트폰 제조사에겐 가장 중요한 고객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애플의 MZ 공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수록 아이폰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가진 MZ세대는 적극적인 구매력으로 화답할 거고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급 부상한 아이폰 선호 현상,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바쁜 MZ를 위한 5줄 요약
✅ 아이폰이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어!
✅ 국내에서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이 많은데도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뚜렷해
✅ 청소년 MZ세대 사이에선 애플 생태계가 원인으로 꼽혀, 또래 집단 문화와 시너지를 냈지
✅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MZ의 마음을 사로잡았어
✅ MZ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이 생긴 것도 아이폰 선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걸로 보여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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