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룸버그)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보도에 따르면, 가상 현실(VR)의 선구자이자 가상 현실 전문 기업인 오큘러스(Oculus)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존 카맥(John Carmack)이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 게시물을 통해 메타 기술 자문 자리를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 이전, 존 카맥은 퀘이크(Quake)나 둠(Doom) 시리즈 등의 게임 개발자로 지냈다. 동시에 자신이 개발한 게임에 탑재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선도했다. 메타에서 8년 넘게 근무했고 매타가 VR에 100억 달러(한화 12조 9960억 원) 이상 투자하도록 이끌었다. 여전히 VR 기술의 가치를 신뢰하는 중이며 VR 헤드셋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카맥이 오큘러스 CTO로 부임한 이듬해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VR을 20억 달러(한화 2조 6408억 원)에 인수했다. 2019년이 되자 존 카맥은 CT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가 메타버스(Metaverse)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페이스북이 메타로 이름을 바꾼 뒤에도 계속해서 머물렀다.
메타는 존 카맥의 전문 분야인 VR로 빠르게 사업을 전환시켰으나 때때로 존 카맥은 메타의 사업 진행 방향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마크 주커버그와 메타 CTO 앤드류 보스워스(Andrew Bosworth)가 제시한 의사 결정과 VR 사업의 방향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내부에 게시해 유명해진 바 있다.
존 카맥은 뉴욕 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지난 17일 미국 경제 전문매체 인사이더(Insider)는 존 카맥이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 존 카맥은 내부 포럼 게시물을 통해 ‘메타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메타가 터무니없는 양의 인력과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을 스스로 낭비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존 카맥은 자신에게 힘든 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이 가장 높은 수준의 영향력을 가져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자신의 설득력이 정작 메타에게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존 카맥은 지난 8월 팟캐스트(Podcast) 인터뷰에서 메타가 증강 현실(AR)과 VR를 수용하는 사업부에서 당시 100억 달러(한화 13조 26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에 대해 속이 메스껍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의 메타버스에 대한 노력이 관료주의로 방해를 받았으며 다양성과 사생활에 대한 우려로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존 카맥은 VR이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치를 가져다 주는 수단이고, 여전히 메타가 VR 기술을 주류로 내세우는 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0월, 마크 주커버그는 단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환경을 넘어 소위 메타버스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많은 비용이 드는 사업이다. 존 카맥은 마진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원동력이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VR 사업에서 10년을 마감한다는 존 카맥의 글에는 이제 싸움에 지쳤다며 자신의 스타트업에 집중하겠다는 말로 마무리됐다.
올해 작성한 또 다른 게시물에서 존 카맥은 종종 메타의 VR 헤드셋 퀘스트(Quest)의 기능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메타를 떠나면서 작성한 게시물에서는 퀘스트 2 헤드셋의 비용과 모바일 하드웨어(HW) 측면에서 자신이 처음부터 보고 싶었던 것과 거의 똑같다고 칭찬했다.
앤드류 보스워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존 카맥이 메타 업무와 VR 산업 전반에 끼친 영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칭찬했다. 또한 존 카맥의 기술력이 널리 알려졌기에 가장 기억할 사람으로 기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며 존 카맥에게 VR에서 보자고 말했다.
한편 메타는 수익 측면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지출과 소셜 네트워킹, 디지털 광고의 성장 둔화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7월,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에 있는 공개 기업으로서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거대 기술 사업의 상당한 규모로 1만 1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규모는 메타 직원의 대략 13%에 해당된다. 메타는 메타버스를 위한 노력으로 지난 9월까지 94억 달러(한화 12조 2472억 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내년에는 더욱더 많은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박효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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