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acrumors / Ian Zelbo)
애플은 신제품 정보 유출에 민감한 편이다. 애플은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직 수사당국 요원을 채용하거나, 전 세계 법률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유포하는 팁스터(정보유출가)들에게 경고 서한을 직접 발송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애플 제품은 공식 발표 전까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애플이 이 분야에 철저하더라도, 모든 유출을 막을 수는 없다. 신제품 예상 출시일이 다가오면 예상치 못한 유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애플이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진 ‘MR(혼합현실)’ 헤드셋도 그렇다. 내년 상반기 모습을 드러낼 전망인 만큼, 올해 들어 적지 않은 관련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중 한 가지가 애플 MR헤드셋에 탑재할 운영체제(OS) 얘기다. 올해 초 애플 MR헤드셋의 운영체제 명칭은 ‘리얼리티 OS(Reality OS)’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픈소스 코드에서 리얼리티 OS라는 이름이 직접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5월 애플의 쉘 컴퍼니(Shell Company)로 보이는 한 업체가 리얼리티OS라는 상표권을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출처:9to5mac)
쉘 컴퍼니는 ‘껍데기 회사’라는 의미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인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듯하다. 애플은 종종 상표나 특허를 출원할 때 비밀 유지를 위해 쉘 컴퍼니를 활용한다. 이에 상표 리얼리티 OS 상표 출원 역시 애플이 우회 출원했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여러 정황상 애플 MR헤드셋 운영체제는 리얼리티OS로 정해진 듯했다. 허나, 최근 운영체제 명칭이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애플이 MR헤드셋 운영체제 이름을 리얼리티 OS에서 ‘xrOS’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XR(확장현실)이란 VR(가상현실), 증강현실(AR), MR을 망라한다. MR과 비슷하나 조금 더 확장된 개념이다.
VR은 현실과 비슷한 가상의 환경을 눈앞에 생성하며, AR은 우리가 우리가 보는 현실 위에 가상의 정보를 덧씌워 보여주는 기술이다. MR은 VR과 AR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AR이 단순히 현실 세계에 부가 정보를 나타내는 정도라면, MR은 가상의 물체를 배치하거나 그 물체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애플은 이를 모두 더한 XR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출처:Bloomberg)
블룸버그 통신 애플 전문 기자 마크 거먼(Mark Gurman)에 따르면 xrOS 상표권은 딥다이브(Deep Dive)라는 쉘 컴퍼니가 출원했다. 딥다이브는 영국,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멕시코, 우크라이나, 필리핀, 호주,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EU)에 xrOS 상표권 출원을 이어왔다. 이뿐 아니라 딥다이브는 지난 9월 중국 회사가 미국에 출원한 xrOS 상표권 출원을 막았다.
딥다이브라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xrOS라는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 딥다이브는 xrOS 상표를 VR과 AR 경험을 제공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에 사용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앞서 밝혀진 리얼리티 OS 상표권 출원 때와 동일하다. 마크 거먼은 “애플이 배후에 있다면 xrOS라는 명칭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애플이 리얼리티OS와 xrOS 중 어떤 명칭을 사용할지 주목된다. 리얼리티OS를 이용하면 이전에 알려진 기기 명칭과 통일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거먼은 이전에 애플 MR헤드셋이 총 세종류며, 각각 리얼리티 원, 리얼리티 프로, 리얼리티 프로세서라고 주장했다. 마크 거먼은 애플이 xrOS라는 이름을 쓰면 초기 MR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출처:Apple)
답은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올해 경영진들 앞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알려졌으며, 제품 출시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얼마 전에는 채용을 동결한 애플이 메타 호라이즌월드(Horizon Worlds)와 비슷한 자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전문가를 채용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한편 애플 MR헤드셋은 M2칩과 10여개의 카메라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전망이다. 가격대는 2000달러(26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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