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선두 주자인 넷플릭스(Netflix)가 실적 부진을 계기로, 광고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후 이르면 올해 말 광고를 넣은 대신 가격대를 낮춘 새로운 요금제 출시 가능성이 점쳐졌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내달 새 광고 구독 요금제를 도입한다.
13일(현지시간)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광고 구독 요금을 공식 발표했다. 새로운 요금제는 사용자가 광고를 봐야 하는 대신, 기존 요금제 보다 훨씬 저렴하다. 자사 일반 요금제는 물론, 타사 광고 구독 요금제보다도 싸다. 가격 경쟁력을 통해 구독자를 다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는 월 6.99달러며, 국내에선 5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업계의 예상과 맞아떨어진다. 그간 다수 외신은 업계 말을 빌려 넷플릭스가 월 7~9달러 상당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환율을 고려하면 국내 이용료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6.99달러는 현재 환율로 약 1만원이다.
광고 요금제는 저렴한 대신 일부 기능이 제한돼 있다. 예컨대 동시 1개 기기에서만 사용가능하며, 화질은 최대 720p까지 지원한다. 단 라이센스 제한으로 일부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다. 여기에 동영상 콘텐츠 시청 전, 그리고 시청 중에 광고를 봐야 한다. 광고를 봐야 하는 요금제이기에 오프라인 다운로드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광고 요금제 사용자들은 얼마나 많은 광고를 봐야 할까. 매체에 따르면 시간당 송출되는 광고 분량은 4~5분이며, 각 광고 길이는 15~30초다. 이를 계산해보면 1시간짜리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최대 30초짜리 광고를 10편 시청해야 한다는 말이다. 건너뛰기 기능은 당연히 없다. 사용 비용이 저렴한 대신 적지 않은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는 태평양 표준시 기준 오는 11월 3일 12개 국가에 먼저 출시된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와 기존 요금제 특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광고 요금제 : 월 5500원(6.99달러), 동시 시청 기기 1대, 720P 화질, 오프라인 다운로드 불가, 일부 콘텐츠 사용 불가
-베이직 : 월 9500원(9.99달러), 동시 시청 기기 1대, 720p 화질, 오프라인 다운로드
-스탠다드 : 월 1만3500원(15.49달러), 동시 시청 기기 2대, 1080p 화질, 오프라인 다운로드
-프리미엄 : 월 1만7000원(19.99달러), 동시 시청 기기 4대, 4K 화질, 오프라인 다운로드
광고 수나 일부 기능 제한은 아쉽지만, 상당히 저렴한 가격은 장점이다. 광고 요금제 비용은 베이직 요금제 대비 3분의 2(57%) 수준이다. 다른 요금제와 비교해도 확연히 저렴하다. 광고 요금제는 스탠다드 요금제의 40%, 프리미엄 요금제 대비 32%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OTT 플랫폼과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이다.
외신 포춘(Fortune)에 따르면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비용은 이미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HBO 맥스보다 월 3달러 정도 싸다. 올해 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즈니플러스 광고 요금제와 비교하면 월 1달러가량 저렴하다. 매체는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 비용을 낮게 설정한 것을 두고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라고 평가했다.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이유는 구독자 수 감소 때문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구독자 20만여명을 잃었다.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줄어든 건 10년 만에 처음이라,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실적은 더 악화됐다. 지난 2분기 100만여명에 달하는 구독자가 넷플릭스를 이탈했다.
이에 넷플릭스가 예상보다 빨리 광고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넷플릭스도 광고 요금제를 마련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또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더블베리파이(DoubleVerify), 인테그럴 애드 사이언스(Integral Ad Science)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업체는 내년부터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도입 효과를 평가할 방침이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선택은 성공할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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