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을 더한 MR(혼합현실) 헤드셋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연달아 포착되고 있다. 올해 초 기기를 구동할 운영체제(OS) 정체가 드러난 데 이어, 지난달엔 애플이 출원한 MR헤드셋 상표까지 밝혀졌다. 이와 함께 MR헤드셋과 연관된 여러 특허가 포착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해외 IT 전문 매체 페이턴틀리애플(PatentlyApple)을 비롯한 다수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월 ‘보이지 않는 현상의 시각화’라는 제목의 새 특허(출원번호:20220292821)를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했다. 미국 특허청이 특허를 공개한 날짜는 지난 9월 15일이다.
특허는 특수 센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요소를 포착한 뒤, 디스플레이에 표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허 문서를 보면 열이나 공기 흐름, 소리는 물론 와이파이(Wi-Fi) 신호까지 시각화할 수 있다. 적외선 온도계, 가스 스캐너처럼 특수 센서가 해당 요소를 분석하면, 증강현실처럼 디스플레이에 나타내는 방식으로 보인다.
외신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특허 기술 사용 방법을 소상히 전했다. 먼저 주변 소리를 시각화하면 섬세함이 필요한 악기 튜닝과 같은 작업에 도움이 된다. 또 적외선 센서로 열을 분석하고 시각화하면 화재 예방이나 단열 성능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애플의 특허가 산업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애플은 다양한 전자 제품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새 특허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엔 머리에 장착하는 혼합현실 기기도 포함된다. 즉, 애플의 MR 헤드셋에도 사용할 수 있는 특허라는 것이다. 단 이 특허는 아직 출원 단계다. 미국 특허청이 인증을 마친 특허가 아니라는 말이다. 특허가 미국 특허청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R헤드셋 관련 애플 특허는 이게 끝이 아니다. 애플은 지난달 9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MR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사용하는 스마트 링 시스템 관련 특허(특허번호:11409365)를 취득했다. 특허 내용을 보면 스마트링에는 사용자 손가락 움직임을 추적하는 센서가 탑재돼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가상 환경에서 줌, 회전과 같은 제스처 활용할 수 있다.
애플 스마트링은 한 쌍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두 개 이상 애플 스마트링을 사용하면 사용자 제스처를 더 정밀하게 파악 가능하다. 다른 기기와 함께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애플 펜슬이 대표적이다. 두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반지의 센서로 애플펜슬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이 특허는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서 내용을 공개한 바 있어, 국내서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애플워치, 에어팟 맥스 등 일부 애플 제품에는 기기 조작을 돕는 디지털 크라운을 지원한다. 지난달 2일 애플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혼합현실 헤드셋에 디지털 크라운을 이용하는 특허(등록번호:11402925)를 확보했다. 애플은 지난 2020년 해당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 특허청이 해당 특허를 인정한 건 올해 8월이다.
특허는 디지털 크라운을 통해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헤드셋 기능을 조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면 이미지를 확대·축소하거나, 볼륨과 디스플레이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특허는 MR 헤드셋뿐만 아니라 스마트 글라스처럼 다른 웨어러블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 세 가지 특허 모두 애플 MR헤드셋에 적용되면 어떨까. 아마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제 출원 단계인, 보이지 않는 요소를 시각화하는 특허는 굉장히 신박하다. 페이턴틀리애플은 이에 대해 “증강현실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 애플이 확보한 특허를 무조건 제품에 반영하란 법은 없다. 막연한 기대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한편 애플 MR헤드셋 상표는 리얼리티(Reality)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애플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9개 국가에 리얼리티 원, 리얼리티 프로, 리얼리티 프로세서라는 상표권을 각각 출원했다. 애플 MR 헤드셋 운영체제 이름 역시 ‘리얼리티OS(rOS)’가 유력하다. 애플은 지난 5월 미국 특허청에 리얼리티OS 상표권을 출원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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