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출시하지 않은 새로운 전자제품이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되곤 한다. 과거 애플 아이폰 4가 그랬다. 출시 전 시제품이 술집에서 발견된 것.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누군가 출시를 앞둔 구글 픽셀워치를 식당에 두고 갔고, 이를 외신이 포착했다.
이뿐 아니다. 픽셀 워치와 비슷한 시기 출시 예정인 구글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 7 시리즈도 이 같은 유출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eBay)에 픽셀 7 시리즈 시제품 판매 글이 버젓이 올라왔고, 심지어 연달아 언박싱 영상도 공개됐다.
업체 입장에선 신제품 발표 전 제품이 공개되는 일이 반가울 리 없다. 반면 사용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간 베일에 싸인 신제품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 꽤 흥미진진한 유출이 한 건 더 있었다. 이번 주인공은 메타(Meta)다.
12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메타의 신형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헤드셋으로 보이는 제품이 호텔방 안에서 발견됐다. 출처는 게임 비디오 제작자 젝타루이즈 게이밍(Zectaruiz Gaming)이다. 제품 영상은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됐다.
젝타루이즈 게이밍이 발견한 제품은 메타가 내달 공개할 고급형 VR·AR 헤드셋인 ‘프로젝트 캄브리아(Project Cambria)’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제품 디자인이 프로젝트 캄브리아와 상당히 유사하고, 그간 메타가 출시한 VR헤드셋 제품군과 다른 형상을 갖고 있어서다.
지난해 메타는 10초짜리 프로젝트 캄브리아 렌더링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프로젝트 캄브리아를 착용한 본인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호텔발 메타 신제품은 앞서 공개된 프로젝트 캄브리아 형태를 빼닮았다.
제품 색상은 검은색이다. 이전에 메타가 공개했듯 전면은 거대한 스포츠 고글처럼 생겼고, 이 부위에 총 3개의 카메라가 위치한다. 이마와 뒤통수를 지지하는 부위 역시 프로젝트 캄브리아와 비슷하다. 제품 구성은 본체와 한 쌍의 컨트롤러가 전부다. 아쉽지만 제품 사용 모습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본체와 컨트롤러만큼 눈여겨봐야 할 게 있다. 박스에 적힌 제품명이다. 프로젝트 캄브리아는 개발 코드명으로 정식 명칭이 아니기에 어떤 명칭으로 정식 출시할지 늘 관심사였다. 이번 유출이 사실이라면 프로젝트 캄브리아 출시명은 박스에 적힌대로 ‘메타 퀘스트 프로’가 될 전망이다.
이외 박스에는 제품 컨트롤러는 나타내는 이미지와 함께 ‘비매품-엔지니어링 샘플’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외신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상자에 엔지니어링 샘플이라는 라벨이 있지만 “마감과 포장 상태를 봤을 때 시제품이 아닌 최종 버전에 가까운 것 같다”고 예상했다.
유출된 제품이 프로젝트 캄브리아라는 확신은 없다. 그러나 제품 발표 시기를 고려하면, 그냥 지나치기엔 어렵다. 제품 출시가 다가올수록 더 신뢰도 높은 정보가 나오기 때문. 최근엔 공개 행사 전 유출된 제품 디자인이 맞아떨어지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
예컨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4세대, 갤럭시 버즈 프로 2세대, 애플 애플워치 울트라가 그랬다. 노치가 사라진 아이폰 14 시리즈도 어느 정도 예상과 맞아떨어졌다. 이뿐 아니라 소니에서 새롭게 선보인 게이밍 전문 브랜드 인존(Inzone) 모니터와 헤드셋도 사전 유출된 디자인 그대로였다.
조만간 이번에 유출된 제품의 정체가 밝혀질 예정이다. 메타는 오는 10월 11일 신제품 공개행사 커넥트(Connect)를 개최한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 소식을 전하며 프로젝트 캄브리아 착용 사진을 공유한 만큼, 이번 행사 주인공은 프로젝트 캄브리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나왔던 많은 추측과 유출이 얼마나 맞아떨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프로젝트 캄브리아는 사용자 눈과 얼굴을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다. 또 기존 VR헤드셋인 메타 퀘스트2 보다 훨씬 큰 해상도를 지원한다고 알려졌다. 출시 가격은 800달러(110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출시 이후엔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리얼리티 시리즈와 경쟁할 전망이다.
[fv0012]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