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GPU 모두 놓칠 수 없었던 인텔이 택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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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컴퓨터의 두뇌’로 알려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강자다. CPU 시장은 오랫동안 인텔 독주체제였다. 한때 인텔은 서버, 노트북, PC 등 전체 CPU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독식했다. 2010년 이후,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보급으로 회사는 더욱 호황을 맞았다. 이런 장치에는 CPU가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CPU 왕좌를 차지한 인텔을 위협하는 상대는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AMD와 같은 경쟁사의 등장은 인텔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AMD는 인텔이 주춤하는 사이 고성능 프로세서 개발에 전념했고, 그 결과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시장 점유율 상승을 이뤄냈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 차이는 점차 축소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CPU 시장 내 AMD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0.7%에서 올해 27.7%까지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텔은 79.3%에서 72.3%로 감소했다.

과거보다 못한 CPU 경쟁력…살아남기 위한 인텔의 생존 전략


(출처 : 인텔)

지난 2018년, 인텔은 비메모리 반도체 위탁 생산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히며 CPU에만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수익성 높은 주력 제품에 전념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성능 우수한 CPU 제품을 출시하는 AMD는 인텔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회사의 CPU 경쟁력도 더 이상 과거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물론 여전히 인텔은 부정할 수 없는 CPU 시장 1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는 또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인텔은 지난해 팻 겔싱어(Pat Gelsinger)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한 후 파운드리 사업에 복귀를 선언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오하이오에 추가 제조 시설을 건설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독립형(외장용) 그래픽 카드(GPU)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인텔은 CPU 기술을 앞세워 내장 그래픽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하지만 외장 GPU는 엔비디아(NVIDIA)와 AMD의 양강구도가 강했다. 인텔이 외장 그래픽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은 건 지난 4월, 노트북용 인텔 ‘아크(Arc) 3’를 출시하면서다. 개별 GPU 사업에 뛰어든 지 1년도 채 안 된 셈이다.

겔싱어 숙청 리스트에 GPU 사업부도 ‘술렁’…새 제품 출시 소식으로 건재함 과시


(출처 : 인텔)

팻 겔싱어 CEO는 최근 회사 내 수익성 없는 사업부 6개를 정리했다. 회사가 2분기 수익 감소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는 탓이 컸다. 일부 사업에 손을 떼면서 인텔은 무려 15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외신은 수익성 낮은 외장 GPU 사업부에 주목했다. 인텔 외장 GPU 사업부는 오히려 회사에 손실만 남겼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몇 주 동안 GPU 사업부도 팻 겔싱어의 숙청 리스트에 오를 것이란 추측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지난 1일(현지 시간) 영국과 미국의 게임 매거진 PC 게이머(PC Gamer)와 인터뷰를 가진 톰 피터슨(Tom Petersen) 인텔 GPU팀 펠로우는 회사가 독립 GPU 사업을 접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뒤이어 인텔이 차세대 GPU인 ‘아크 A750’과 ‘아크 A770’을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주장에 힘을 싣는 새로운 소식이 나왔다.

‘아낌없이 다 주는 인텔’…번들 판매로 뭘 하려는 걸까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번들 내용 중 일부 (출처 : 인텔)

지난 6일 주요 외신은 인텔이 GPU와 CPU 판매를 늘리고자 새로운 판매 계획을 내놨다고 전했다. 곧 출시할 차세대 외장 GPU 아크 제품과 12세대 CPU 엘더 레이크(Alder Lake) 그리고 게임과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묶어 번들로 판매할 계획이다. 해당 소식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회사의 웹페이지를 통해 확인됐다.

번들에 포함된 최신 게임 4개는 모두에게 제공되며 생산성 소프트웨어는 5개 중 3개를 선택해 받게된다. 해당 프로모션은 곧 출시 예정인 인텔 아크 A770, A750, A580과 같은 데스크탑 GPU와 A550M 이상의 모바일 GPU에 적용된다. 사실 이러한 번들 판매는 업계에서 흔히 사용되던 마케팅 방법이다. 인텔은 번들 판매로 더 많은 게이머를 유치하려는 것이다.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인텔이 GPU 사업을 포기할 것이란 소문을 불식시키는 데 충분하다.


(출처 : 인텔)

번들 판매로 인텔은 주력 사업인 CPU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인텔이 곧 13세대 CPU ‘랩터 레이크(Raptor Lake)’를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자자하다. 이번 번들 판매로 인텔은 차세대 CPU 출시에 앞서 전작의 재고를 처리할 수 있다. 번들 판매 전략으로 게이머를 유치하면서 CPU 재고 처리까지 노리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회사는 CPU 판매를 늘릴 수 있다. 결국 인텔의 새로운 판매 전략은 CPU와 GPU 판매 모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회사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을지도 모른다.

인텔은 경쟁사 난립으로 혼란스러운 CPU 시장에 생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을 하고 있고, GPU 제품에도 손을 뻗었다. 상대적 약점이라고 꼽히는 외장 GPU에서 AMD와 엔비디아의 양강구도를 깨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인텔이 채택한 새로운 판매 전략이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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