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업계 양대산맥인 소니에서 낸 플레이스테이션 5는 출시 이후 구매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참 모자랐기 때문이다. 문제가 한창 심할 땐 제품을 선점한 뒤 비싸게 파는 ‘되팔이’가 성행하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를 미루거나, 웃돈을 주고 살 수밖에 없었다.
최근엔 상황이 나아졌으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해외 게임 전문 매체 IGN은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5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가격은 미국을 제외한 많은 지역에서 이뤄질 전망이며, 인상 폭은 지역별로 다르다.
소니가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지역은 유럽, 영국, 일본, 중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다. 플레이스테이션5 디스크에디션 기준 유럽 가격은 499.99유로에서 549.99유로로 약 10% 인상된다. 소니가 위치한 일본도 4만9980엔에서 5만4980엔으로 오른다.
이외 영국, 중국, 호주, 멕시코 지역에서도 10% 안팎 범위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진다. 한국도 이번 가격 인상을 피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매체들에 따르면 플레이스테이션 5 디스크에디션 한국 판매가는 기존 62만8000원에서 68만8000원으로 6만원 상승한다.
가격 인상폭이 가장 낮은 곳은 캐나다다. 캐나다 지역 플레이스테이션 5 가격은 기존 629달러에서 649.99달러로 겨우 20달러 오른다. 인상 비율로 보면 3% 정도다. 다른 국가 플레이스테이션 5 가격이 10%가량 오르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가격 인상에 유예 기간은 없다. 가격 인상은 발표한 직후 곧바로 적용됐다. 단 일본은 예외다. 소니는 오는 9월 15일부터 일본 내 플레이스테이션 5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소니가 갑자기 플레이스테이션 5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뭘까. 인플레이션이 원인이다. 소니 자회사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 최고경영자(CEO) 짐 라이언(Jim Ryan)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소비자와 많은 산업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에 따라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공급망 불안정,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경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전자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제조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니만 가격을 올린 게 아니란 말이다.
예컨대 메타(Meta)는 지난달 말 VR(가상현실) 헤드셋 메타퀘스트 2 가격을 100달러(13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128GB 저장 용량 메타 퀘스트 2 가격은 기존 299달러에서 399달러로, 256GB 모델은 399달러에서 499달러로 올랐다. 128GB 모델 기준 거의 30% 가까이 가격을 인상한 것.
저렴한 가격에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를 내건 삼성전자마저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 4세대(256GB 모델 기준)는 전작 대비 9만9000원 올랐다. 같은 날 발표한 갤럭시 Z 폴드 4세대 출고가는 199만8700원으로 다행히 가격 인상을 피했다.
내달 7일 모습을 드러낼 아이폰 14 시리즈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폰 14 시리즈는 일반형 아이폰 14, 아이폰 14 맥스, 아이폰 14 프로, 아이폰 14 프로맥스 등 총 네 가지 모델로 출시할 전망이다. 다수 IT 팁스터(정보유출가)와 외신들에 따르면 아이폰 14 프로 모델부터 출고가 인상이 있다고 알려졌다.
물론 다른 전자 제품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고 해서, 소니의 가격 인상을 아무렇지도 받아들이긴 어렵다. 플레이스테이션과 함께 콘솔 3대장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는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소니의 가격 인상은 동종 업계 경쟁자들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외신 윈도우센트럴(WindowsCentral)을 통해 “우리는 팬들에게 훌륭한 게임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엑스박스 시리즈 S, 엑스박스 시리즈 X 등 자사 콘솔 가격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후루카와 닌텐도 CEO도 이달 초 닌텐도 스위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fv0012]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