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서플라이 ATX 3.0 시대, 바로 교체할 필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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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PC 시장이 주목한 기술과 제품은 다양합니다. 대부분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와 같은 차세대 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하지만, 성능이 아닌 전반적인 플랫폼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기술이 하나 공개된 바 있습니다. 바로 인텔이 공개한 ATX 3.0 규격입니다. Advanced Technology eXtended의 줄임말로 PC 시스템의 규격을 결정하는 뼈대가 됩니다. 여기에는 메인보드 및 시스템 하우징(케이스), 파워서플라이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규격은 1995년에 기본적인 틀이 마련됐고, 이후 꾸준히 업데이트되어왔습니다.


20년 가까이 자잘한 업데이트만 이뤄져 온 ATX 2.0이 드디어 3.0으로 변화할 예정입니다.

ATX 3.0으로의 전환은 2003년 제정된 ATX 2.0 이후 19년 만입니다. 그동안 플랫폼 규격의 변화보다는 파워서플라이의 효율과 안정성 등 세부적인 부분 위주로 업데이트를 이어왔는데요. 이번에도 플랫폼의 변화보다는 파워서플라이의 전원 공급 규격과 효율, 안정성 등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그 변화의 폭이 매우 큰 편이라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큰 변화는 ‘최대 600W’ 출력하는 12VHPPWR 단자의 추가

매년 신제품이 쏟아지는 PC 시장, 최근 그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영상 편집이나 3D 렌더링, 인공지능 연산 등 컴퓨팅 성능을 요하는 작업이 급부상하면서 제조사들이 성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능 향상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인데요. 문제는 성능과 함께 전력 소모량 역시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제품에 따라 최대 200W 이상 쓸 정도로 전력 소모량이 늘었습니다. 이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실제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성능 향상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놀랍게도 전력 소모가 TDP 기준 최대 241W 가량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전 세대 제품은 동일한 기준으로 95W 정도였으니까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심지어 출시를 앞두고 있는 AMD의 차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도 설정에 따라 최대 200W 이상 전력 소모가 이뤄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가 300W 전후를 쓰는 것은 이제 불문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포스 RTX 3090 Ti 같은 플래그십 그래픽카드는 450W 가량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세대 그래픽카드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전력 소모가 이뤄질 분위기여서 ‘성능=고출력’이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들 부품은 +12V를 사용합니다. 이 전압을 중심으로 출력에 따라 전류(A)를 조절해 전력을 공급하는 것인데요. 최근 파워서플라이의 출력 효율이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단일로 엄청난 양의 전력을 공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고성능 그래픽카드만 봐도 보조전원 2개~3개는 기본으로 연결해야 됩니다.


현재 사용하는 PCI-Express 보조전원은 최대 150W 정도의 출력을 제공합니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쓰려면 다수의 케이블을 연결해야 됩니다.

현재 사용 중인 PCI-Express 보조전원은 8핀 기준으로 약 150W 출력을 제공합니다. 이것을 적게는 1개 많게는 3~4개가량 연결해 쓰는 것인데요. 무작정 연결해 전원을 제공하니 제어가 쉽지 않고, 그에 따라 발열이나 안정성 유지 등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여러 라인으로 전력 공급이 이뤄지니 파워서플라이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ATX 3.0에서 도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12VHPPWR입니다. 12핀 보조전원과 함께 파워서플라이와 그래픽카드가 신호를 주고받을 4핀 센서가 합쳐진 형태입니다.


12VHPPWR 단자는 단일 케이블로 최대 600W 출력을 전달합니다. 케이블 수가 단순해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12VHPPWR 단자는 최대 600W 출력을 지원하게 됩니다. 케이블 하나 차이로 제공되는 출력량이 크게 달라지는 셈입니다. 케이블은 종류에 따라 150W, 300W, 450W, 600W까지 제공하게 되는데, 해당 출력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지는지 여부는 케이블에 별도 표기되어야 합니다.

장점은 일단 단일 케이블로 고출력이 가능하니 선정리가 단순해집니다. 3개 연결하던 케이블이 1개로 줄어드는 것이니 말이죠. 여기에 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출력 전압과 전류를 결정하게 되므로 파워서플라이 자원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일반 케이블 사용 시에는 단순하게 전력을 관리하던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전압과 전류를 사용해 효율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나오게 됩니다.

단순히 출력을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ATX 3.0 파워서플라이는 안정성도 확보해야 됩니다. 특히 전압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스위칭을 손상 없이 연간 17만 5,200회 이상 유지해야 됩니다. 또한 순시 부하의 전압 변환율을 높임과 동시에 +12V 회로의 전압 강하 성능도 강화해야 됩니다.


ATX 3.0 파워서플라이는 출력 강화 외에도 안정성 확보에 따른 요구사항도 상당히 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베네틱스 인증의 추가입니다.

전원 관리와 기본적인 효율도 기준이 강화됐습니다. 부하가 낮게 인가되는 상황에서의 효율을 60% 이상 도달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대체 저전력 모드(ALPM / Alternative Low Power Modes)와 기존 전원인가 상황에 T1(전원인가 시간)과 T3(전원 상태 양호)가 추가됐습니다. 고효율 인증 부분에 있어서도 에코스(ECOS)의 80 PLUS 외에 사이베네틱스(Cybenetics)가 제안한 ETA 인증이 추가되도록 했습니다.

지포스 RTX 3090 Ti부터 도입, 차세대 고사양 제품에도 도입 예정

해당 기술은 현재도 사용 중입니다. 지포스 RTX 3090 Ti에 이 12VHPPWR 단자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그래픽카드가 약 450W 가량을 사용하기에 이 단자를 도입한 것은 필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지만 제품 출시가 빨랐습니다. 현재 시장에 12VHPPWR 단자를 채용한 파워서플라이 자체가 적습니다. 출시 초기인지라 매우 고가라서 쉬이 접근하기도 어렵습니다. 해당 단자를 적용한 파워서플라이는 대부분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인데요. 엔비디아도 이 점을 의식해 해당 제품에는 기존 PCI-Express 보조전원을 쓸 수 있도록 변환 케이블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지포스 RTX 3090 Ti에 쓰인 12VHPPWR 단자. 차세대 제품에도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올해 공개를 앞두고 있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 시리즈와 AMD 라데온 RX 7000 시리즈에서 이 단자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그래픽카드를 쓸 소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출시된 파워서플라이의 수가 적고, 출시할 제품도 올 하반기라고만 말하고 정확한 출시 시기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큽니다.

만약 차세대 그래픽카드가 12VHPPWR 단자를 채용하지 않는다면요? 이런 문제라면 기존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포스 RTX 3090 Ti를 통해 차세대 고성능 제품만큼은 이 단자를 도입하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급 게이밍 그래픽카드라면 12VHPPWR 단자와 기존 PCI-Express 보조전원을 병행해 도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ATX 3.0 도입되면 지금 사용하는 파워서플라이는 무쓸모?

분명한 변화가 있는 ATX 3.0 플랫폼.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걱정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파워서플라이를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여부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아무래도 ATX 3.0 규격에 의해 변화할 부분이 차세대 그래픽카드의 전원공급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새로운 플랫폼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ATX를 대체하기 위한 수많은 플랫폼 규격이 있었으나 빛을 보지 못한 것이 예입니다. 이 외에도 차세대 제품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파워서플라이 보급량을 고려해 신제품에서도 사용 가능한 변환 장치를 제공할 가능성 또한 있습니다. 따라서 차후 신제품 출시 시기와 그에 따른 파워서플라이의 대응을 본 다음에 움직여도 늦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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