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관심받던 셀피 요정 스냅 ‘픽시’의 허무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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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nap)

카메라에 큰 관심이 없다면, 보통 셀피 촬영을 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스마트폰은 평소 휴대하는 필수 전자 제품이며, 일상을 촬영하기에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셀피는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다. 셀카봉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늘릴 수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지난 4월 메신저 앱 스냅챗 운영사인 스냅(Snap)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줄 신박한 제품을 하나 선보였다. 셀피 촬영에 특화된 미니 드론 ‘픽시(Pixy)’다. 픽시는 ‘요정’을 뜻하는 이름처럼, 사용자 주변을 비행하며 셀피 촬영을 돕는다. 스스로 사용자 곁으로 돌아오는 기능도 갖췄다. 이런 신기한 콘셉트 덕분에 픽시는 출시 초기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출시한지 4개월 차를 맞은 픽시가 단종 위기에 처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냅이 픽시 개발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반 스피겔(Evan Spiegel) 스냅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고 알려졌다.

(출처:Snap)

매체에 따르면 스냅은 현재 남아 있는 재고를 처리한 이후 더 이상 픽시를 개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사실이라면 픽시는 출시된지 불과 수개월 만에 종적을 감추게 되는 셈이다. 이제 막 출시한 전자 제품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단종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이 같은 사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오디오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는 지난달 구형 차량에서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도록 만들어주는 기기 ‘카씽(CarThing)’ 단종을 선언했다. 스포티파이는 수년간 카씽 개발을 진행해 왔다. 투자한 금액만 3100만달러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카씽은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대비 특별한 점이 없어, 이목을 끌지 못했다. 결국 출시 5개월 만에 단종됐다.

스냅은 왜 픽시 개발을 중단한다는 걸까. 스포티파이 카씽처럼 경쟁력이 부족했을까. 그건 아닌 듯하다. 픽시처럼 셀피 촬영 특화 미니 드론이라는 콘셉트는 흔치 않다. 다수 외신이 꼽은 원인은 스냅의 실적 악화다. 스냅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분기 매출 중 가장 저조한 수치다. 당초 시장 전망에도 미치지 못했다.

(출처:Snap)

결국 실적 발표 이후 스냅의 주가는 40% 가까이 떨어졌다. 1년 전 주가와 비교하면 약 80% 정도 폭락했다. 스냅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실제 스냅 측은 투자자들에게 2분기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암울하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외신 CNBC는 ”올해 광고 플랫폼 수요 둔화, 지난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변경으로 인해 주가의 4분의 3을 잃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떨어진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사업을 재조정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스피겔 최고경영자도 픽시 사업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회사 자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사실 픽시에 대한 평가는 첫 발표 당시 받았던 관심에 비하면 박했다. 해외 IT 전문지 씨넷(Cnet)은 픽시를 직접 사용한 이후 ”픽시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실험적인 장난감이다“고 혹평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생김새나 사용 방법은 충분히 흥미롭지만, 셀피 촬영을 위해 평소에 미니 드론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냅 스펙타클3 (출처:Snap)

스냅은 스스로 카메라 기업이라고 칭하며, 하드웨어를 출시해 왔다. 지난 2016년 스냅은 스마트 선글라스 스펙타클(Spectacles)을 선보였다. 불과 1년 뒤 스냅은 스펙타클 과잉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4000만달러(530억원) 상당 손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스냅은 스펙타클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8~2019년 각각 후속 제품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이를 생각하면 픽시 단종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스냅이 픽시를 출시하고, 단종을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4개월이다. 앞서 에반 스피겔은 외신 더 버지(The Verge)와 인터뷰에서 ”인기가 많으면 후속 제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그 약속이 무색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픽시 후속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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