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틱톡 때문에 시끄러운 모양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아이폰과 관련된 틱톡 영상을 올린 애플 직원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 해당 직원은 약 43만 9000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한 패리스 캠벨(Paris Campbell)로 틱톡에서 꽤 영향력있는 인물이다. 그는 애플 관련 영상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회사 내부 정책을 위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캠벨은 자신의 영상에 정책을 위반한 사항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날벼락 맞은 캠벨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또 다른 틱톡 사용자 스텔라킴(Stella Kim)은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아이폰을 도난당했다. 그는 틱톡 영상에서 아이폰을 도난한 강도로부터 지속적인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강도는 애플 ID에 기기 등록된 아이폰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스텔라김의 개인 정보를 팔겠다고 협박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패리스 캠벨은 이에 해결책을 주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애플 직원임을 밝히고 기본적인 아이폰 보안 팁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지난 6년 동안 애플에서 일한 캠벨은 최근까지 애플 소매점에서 수리 엔지니어로 일했다. 영상에서 캠밸은 스텔라킴에게 강도의 협박을 무시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폰 활성화 잠금(Activation Lock)을 설명하며 강도가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고 피해자를 안심시켰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76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그런데, 애플은 직원이 게시한 틱톡 영상이 눈엣가시인 모양이다. 캠벨에 따르면 영상이 인기를 얻자, 그는 관리자로부터 영상 삭제 요청을 받았다. 회사는 영상을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해고 조치에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캠벨은 재차 관리자에게 영상을 지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회사는 앞서 했던 말만 반복하며, 영상이 내려갈 때까지 지속해서 삭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뭐가 잘못됐는데?’ 명확하지 않은 애플 SNS 정책
애플 내부 소셜미디어 정책은 직원들이 고객, 동료, 회사 기밀과 관련된 정보 게시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은 직원들이 기술 정보를 게시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하지 않는다. 더 버지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우리는 당신이 당신답길 원하지만, 게시물과 트위터, 기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체적으로 모호한 표현의 연속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회사의 강압적인 해고 위협에 캠벨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주말 동안 ‘애플에게(Dear Apple)’라는 제목으로 두 개의 영상을 올렸다. 그녀는 자신이 애플 직원임을 밝히고, 누구나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보안 팁을 공유한 이유로 해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의 해고 위협에 다시 한번 내부 소셜미디어 정책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에도 내가 애플 직원임을 공개하지 말라는 내용은 없다”며 “단지 범죄와 같은 나쁜 행동을 할 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지 어려움을 겪는 아이폰 사용자, 즉 애플의 고객을 돕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선의의 행동에 돌아온 것은 해고 위기였다. 지난해 애플은 회사 기밀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두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들도 캠벨과 비슷하게 꽤 활발한 온라인 활동가였다. 캠벨은 자신의 영상에 비공개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미 모두 공개된 정보를 자신이 정리해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소셜미디어 규정이 문제…명확하게 고지해야
캠벨은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이 같은 대응은 사람들에게 다르게 생각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말하는 회사의 기조와 정반대”라며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이 공유한 기술 지식이 애플에서 일하며 생긴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오랜 기술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지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것이 애플이 나를 고용한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 버지는 애플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회사는 응답하지 않았다. 패리스 캠벨은 현재 해고 여부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의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애매모호한 애플의 내부 SNS 정책 때문은 아닐까. 회사는 내부 규정을 더 명확하게 세우고 정책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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