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최고조 미·중 관계가 애플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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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 분위기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로 심상치 않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미국과 함께 ‘G2’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랜 시간 강대국으로서 세계 질서를 주도한 미국 입장에선, 갑자기 등장한 중국이 눈엣가시 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막고자 꾸준히 압박해왔다.

미국은 다자 경제협력체인 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를 주도해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 제한했다. IPEF로 거대한 국가 연합체를 형성해 특히 반도체,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말 공식 출범했고,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창립 멤버가 됐다. 대만도 이에 합류 의사를 밝혔지만, 창립 멤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얽힌 복잡한 사정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왼쪽) –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 (출처 : Giphy)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며 미국에 압박 수위를 낮출 것을 경고했다. 하지만 지난 2일(현지 시간)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양국 갈등에 불을 붙였다. 게다가 펠로시는 대만에서 세계 파운드리(비메모리 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TSMC를 찾아 반도체 공급망의 협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중국의 심기를 더 강하게 건드렸다. 중국과 대만, 미국 사이에선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만과 중국 모두가 중요한 애플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대만은 자국 영토에 불과하다는 중국


 

출처 : USNI 뉴스
 

대만은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중국 푸젠성과 마주보는 나라다. 1949년,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하면서, 패배한 국민당의 장제스 정권이 이주해 성립한 국가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해 대만을 자국의 지방으로 간주한다. 이를 부정하는 나라와는 수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 영토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중국의 국제적 압박이 컸던 걸까. 결국 1971년, 대만은 국제연합(UN) 상임이사국 지위를 박탈당했다. 사실상 정식 국가의 지위를 잃은거나 다름없다. 이후 미국, 일본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과 단교하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는 14개국에 불과하다.

‘대만 적극 수호’…대만을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


 

대만 방문 당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모습 (출처 : Giphy)
 

미국은 중국에서 공산당이 집권한 후 30년간은 대만을 공식 정부로 인정했다. 하지만 1971년 대만이 UN 상임이사국 지위를 잃자, 8년 뒤인 1979년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 정부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그러나 이는 보여주기에 불과했다. 미국은 이후에도 대만과 비공식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 정부의 경고에도 미국은 대만에 군사 무기를 판매하고, 대만 군사력에 힘을 보탰다. 미 해군 군함은 대만 해협을 정기적으로 항해하며 혹시 모를 중국의 공격에 대비했다. 미국은 대만 해협에 평화와 대만의 주권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런 목표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대만과의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고 무기 수출을 늘려 180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판매했다.


 

출처 : Giphy
 

게다가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발하면서, 중국도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나서서 방어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제 공개적으로 대만을 밀착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 행동이 오히려 대만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미·중 관계는 극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펠로시 의장과 TSMC 만남…거센 후폭풍 몰고 와


 

대만 도착 직후 낸시 펠로시 의장의 모습 (출처 : Giphy)
 

낸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TSMC을 찾은 일이다. 대만 기업 TSMC는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독식할 정도로 세계적인 파운드리 강자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들은 애플, AMD, 엔비디아(NVIDIA) 등 주요 팹리스 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특히 애플은 TSMC 오랜 단골이다.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90% 이상을 TSMC가 생산한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도착한 후 TSMC를 찾아 마크 리우(Mark Liu) 회장을 만났다. 이는 반도체가 미국 국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TSMC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신호였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주도권을 되찾고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TSMC와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 대만의 기술적 협력을 의미하고, 중국을 더 강하게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메시지다.


 

출처 : 베이직 튜토리얼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이 발표된 직후 즉각 반발했다. 실제로 중국은 펠로시가 대만에 방문했을 당시, 군사 훈련을 진행하며 대만에 위협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펠로시는 지난 3일 대만을 떠났지만 후폭풍은 계속되는 모양이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 지 하루 만인 지난 4일부터 ‘대만 봉쇄’ 훈련에 돌입했고, 대만 해역 곳곳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11발을 퍼부었다.

격변하는 세계 정세…애플 사업에도 영향 미친다?


 

출처 : Giphy
 

애플은 현재 제품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반도체를 TSMC에 의존하고 있다. TSMC는 반도체 미세 공정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갖는다고 평가되고, 애플도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대만 침공 위협이 커지자, 외신은 애플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TSMC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이 전시 상황이 되면 글로벌 수출에 의존하는 회사의 공급로가 막혀 실질적으로 공장 가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의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디바이스의 두뇌라 불리는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 애플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다. 이는 회사의 비즈니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처 : Giphy
 

애플에게 대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은 회사가 포기할 수 없는 대형 시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애플 전 세계 매출의 4분의 1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진 봉쇄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약세였지만, 애플은 준수한 판매량을 보이며 선방했다. 게다가 중국에는 애플 생산 공장이 다수 존재한다. 물론 봉쇄 이후 일부는 베트남과 같은 다른 국가로 이전했지만, 중국 생산 공장은 여전히 많다. 중국의 저렴하고 넓은 노동 시장이 회사에 이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양국의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은 북미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 발표를 보류했다. 미국도 자국 기업의 중국 진출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애플도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중국 진출이 제한되면 애플은 거대한 시장 하나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이는 회사에 막대한 경제 손실을 안겨다 줄 수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 Giphy)
 

미국과 중국,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심화하고 있다. 이 상황은 기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인 한 명의 행보가 국가 갈등 심화로 이어지면서, 수출 금지와 투자 취소로 돌아오고 있다. 대만과 중국 모두를 포기할 수 없는 애플은 이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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