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등 각국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활보하기엔 아직 안전하지 않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상용화되기엔 완전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규제에 가로막혀 완전 자율주행을 꿈꾸는 것은 아직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기술 회사들은 자율주행차를 미래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보고 꾸준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 버스와 택시가 대중교통을 장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Robotaxi)’에 대한 기술 대기업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 먼 얘기 아니었어?’…중국 도로를 활보 중인 로보택시
로보택시는 아직 전면적으로 상용화됐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야다. 여전히 많은 글로벌 기술 대기업이 눈독만 들이는 미래 사업 중 하나다. 시범 운행에 성공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결과라고 평가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승객을 열심히 태우고 다니는 로보택시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범 운행이 아닌 상용화된 로보택시가 중국 도시를 누비고 있다.
중국 기술 대기업 바이두(Baidu)는 로보택시 상용화에 큰 역할을 했다. 바이두는 지난 2017년 자율주행 부문 사업인 ‘아폴로’를 런칭했다. 끊임없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2020년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를 출시해 본격적인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여러 번의 시범 운행 끝에 지난해 상용화됐다. 바이두는 세계 최초로 로보택시를 상용화한 회사가 됐다. 베이징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Arcfox)와 바이두가 손 잡고 개발한 로보택시 ‘아폴로 문(Apollo Moon)’은 중국 도시에서 승객을 싣고 달리는 첫 로보택시로 거듭났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출시 후 현재까지 중국 10개 도시에서 활발하게 운행되고 있다.
비싼 이용료가 단점이었는데…이용료도 저렴해진다?
아폴로 문은 비싼 이용료 탓에 승객이 쉽게 이용하기 어려웠다. 초기 사업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바이두 입장에선 서비스 요금을 적게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승객이 부담하는 승차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비쌌다. 게다가 안전을 대비해 운전석에 무조건 직원이 앉아있어야 했다. 이들의 인건비까지 고려해 승객은 기존 택시보다 더 비싼 요금을 부담해야 했다.
비싼 요금 탓에 이용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바이두는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그러려면 초기 생산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제 바이두는 생산 비용을 크게 줄인 새로운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지난 20일 회사는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 세계 콘퍼런스(Baidu World Conference)에서 핸들 분리가 가능한 새로운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아폴로 RT6(Apollo RT6)’라는 이름을 가진 자율주행차는 내년부터 로보택시 사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새 모델은 이전 모델인 아폴로 문보다 48% 낮은 생산 비용이 투입된다. 바이두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빈 리(Robin Li)는 “대규모 비용 절감으로 수만 대의 로보택시를 배포할 수 있게 됐다”며 “로보택시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도 절반이 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새로운 로보택시 아폴로RT6는 어떤 모습?
새로운 모델은 차량 주변에 8개의 라이다(LiDAR) 센서와 12개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라이다 센서는 전파 대신 펄스 레이저를 사용해 주변 환경을 감지한다. 차량의 앞뒤 외관은 전체적으로 둥근 것이 특징이다. 공개된 차량을 보면 윗부분은 검은색, 아랫 부분은 흰색으로 디자인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미닫이문이 탑재됐다.
내부 모습은 더 흥미롭다. 분리가 가능한 핸들 덕에 더 많은 공간이 제공된다. 바이두는 넓어진 공간에 승객을 위한 커피 머신, 자판기와 같은 다양한 옵션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차량 구매 시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이 될 것이다.
규제 완화로 완전 자율주행에 한 발짝 더 나아가
지난 4월, 베이징시 당국이 규제를 완화했다. 기존에는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 직원이 앉아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직원은 조수석에 앉으면 된다. 결국 모든 자율주행차의 궁극적 목표는 완전 무인 운행이다. 물론 보조 운전사가 조수석에 앉아있지만, 이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에 한 발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 아마존, 구글 웨이모(Waymo)를 비롯해 수많은 글로벌 기술 대기업이 완전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하지만 현실적인 규제와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당국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에 성큼 다가섰다. 그러나 완화된 규제만큼 사고 위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직원이 운전석에 앉은 것보다 즉각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내년에 도입되는 아폴로RT6는 기존보다 저렴해진 이용료로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정식 운행 전 더 철저한 기술적 점검이 필요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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