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이 의료기술 기업에 미친 영향 이 정도 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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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망 차질은 여러 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반도체는 디지털 사회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염병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례적인 인플레이션은 반도체 수급난을 심화시켰다. 원인이 복합적이다 보니 빠른 해결이 어려워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와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업체는 큰 타격을 입은 분야로 꼽힌다. 대부분의 외신에서는 자동차와 모바일 디바이스 수요를 걱정했다.

의료 기술 회사에 큰 타격 준 반도체 수급난

전체 반도체 시장서 의료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불과 1% 정도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 시장만 놓고 보면 의료용 반도체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진단 분석에 필요한 엑스레이나 CT, 기구 멸균 장비와 로봇 수술 시스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곳에 의료용 반도체가 들어간다. 응급상황 시 사용되는 제세동기, 인공호흡기에도 반도체는 필수 요소다.

미국 의료기기산업협회(AdvaMed)가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Deloitte)에 의뢰한 지난해 7월 연구에 따르면 의료 기술 회사는 반도체 공급 지연, 재고 감소, 주문 취소 등을 겪었다. 반도체를 두고 주요 기술 대기업, 자동차 제조업체와 경쟁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이들은 반도체 재고 주문 후 최소 2주에서 최대 1년 이상의 공급 지연을 겪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의료기기산업협회는 딜로이트에 의뢰한 후속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의료 기술 회사는 그 어느 때보다 비관적인 상황이다. 계속된 반도체 수급난에 의료 기술 제조업체는 기기 생산을 줄이거나 일시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의료 기술 회사의 주요 고객인 병원은 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와 시스템을 공급받기 어려워지면서 대체 치료 방법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의료 기술 회사는 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조사에 따르면 75% 의료 기술 회사가 반도체 부족으로 고객을 잃었다고 응답했다.

국내 의료 기술 회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의료용 냉장·냉동고를 생산하는 한 국내 회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전자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반도체 핵심 부품 ‘MCU(Micro Controller Unit) 칩’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이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의 재고만 확보되고 있고, 그조차도 몇 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 국내 의료기기 기업 임원은 “MCU는 컴퓨터로 말하면 중앙처리장치(CPU)의 개념”이라면서 칩이 없는 한 제품 생산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부 품목 수급 상황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곤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의료용 반도체가 공급 지연을 겪고 있다.

반도체 수급 방법까지 바꿔놔…공급망 확대 위한 노력

그동안 의료 기술 회사 절반 이상이 반도체 공급을 단일 업체에 의존하고 있었다. 반도체 대란은 이런 의료 기술 회사의 반도체 공급 방식을 바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의료 기술 회사는 이제 단일 공급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대체할 수 있는 여러 공급 업체를 선별하고 있다.

과거에는 의료 기술 회사가 반도체를 구입하는데 중개인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도체를 구입하기 어려워지자 의료 기술 회사와 중개인 간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딜로이트 조사에 응답한 의료 기술 회사 3분의 1이 모두 중개인을 통해 반도체를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의료 기기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자 웃돈을 주고서라도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의료 기술 회사들은 다량의 재고를 발주하지 않았다. 초기 비용을 줄여야 하므로 필요한 만큼 주문했다. 하지만 장기화된 반도체 대란은 이런 관행을 바꿔 놓았다. 문제는 계속되는 반도체 수급난에 이미 확보한 재고조차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재유행…의료용 반도체 확보는 중요한 문제


Giphy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전파력이 매우 강한 신종 변이 바이러스로 국내 일일 신규 환자는 12일 기준 4만명을 넘어섰다. 미국도 전역에서 약 12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 유럽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글로벌 재유행이 예상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유지하기로 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건수는 30% 증가했다.

계속되는 코로나19 전염병 상황에서 의료 기술 회사의 반도체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의료기술 회사의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지 못하면,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와 시스템 공급이 어려워진다. 결국 반도체 공급망 차질은 필수 의료 서비스 제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도체 공급난’ 하면 대부분 자동차와 모바일 디바이스 회사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펜데믹 상황에서는 어쩌면 이들보다 의료 기술 회사의 반도체 수급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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