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야심이 있다는 것은 꽤 유명한 사실이다. 회사는 지난 2016년 자율주행차 기술을 향한 열망을 처음 밝혔다. 이후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 경영자(CEO)는 자율 주행 시스템이 미래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테슬라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애플 소식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Chi Kuo)는 회사가 2023~2025년 사이에 자율주행차인 ‘애플카’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카를 둘러싼 여러 소문은 사람들의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최근 보도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10일(현지 시간)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프로젝트의 역사를 비롯해 차량 디자인까지 자세히 다뤘다. 프로젝트 타이탄은 지난 2011년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사망한 이후, 2014년에 회사가 공개한 첫 대형 프로젝트였다. 2019년 잠시 중단됐으나, 지난해부터 프로젝트를 재개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썼다. 그런데, 해당 프로젝트가 여러가지 회사 내부 상황으로 난항을 겪는 모양이다.
애플카 기술적 결함에…경영진의 신뢰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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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인포메이션은 상당히 흥미로운 내부 사정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소프트웨어 책임자이자 핵심 임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가 프로젝트 타이탄에 특히 회의적이다. 이외에도 여러 애플 고위 경영진이 프로젝트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애플카 테스트 주행 시 나타난 기술적 결함 때문이다. 애플카는 올해 초 실리콘밸리 본사 근처에서 테스트 주행을 실시했다. 이때 애플카는 차선을 이탈하거나, 길을 건너는 사람과 부딪힐 뻔한 문제를 일으켰다. 백업 운전자는 보행자와의 충돌을 피하려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애플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면, 보행자와 충돌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을 시행하기엔 기술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핵심 인물의 잦은 이직…프로젝트 진행 난항에 빠져
지난해 9월, 애플카 개발을 총괄해오던 더그 필드(Doug Field)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그는 포드로 이적했고, 포드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게 됐다. 더그 필드는 수년 전부터 애플카 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핵심 경영진의 이적은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가 사임하기 전부터 프로젝트는 이미 삐걱대고 있었다. 실제로 같은 해 6월, 자율주행차 개발 팀 경영진 10여명 중 3명이 회사를 떠났다.
당시 외신은 더그 필드의 사임 소식에 애플카가 가까운 미래에 출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떠나면서 이전에 애플워치OS 제작을 주도했던 케빈 린치(Kevin Lynch)가 더그 필드의 자리를 대신했다. 가장 최근에는 기계 학습 디렉터 이안 굿펠로우(Ian Goodfellow)까지 회사를 떠났다. 핵심 인력이 연이어 빠져나가는 상황. 애플카 개발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애플카 외관…눈길 끄는 요소 될까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카 디자인에 대한 흥미로운 세부 사항도 보도했다. 애플카의 지붕은 폭스바겐 비틀처럼 둥근 외관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자동차 좌석이 정면 방향으로 배치된 것과 다르게 애플카는 특이한 좌석 배치를 특징으로 한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카는 차에 탄 승객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도록 안쪽을 향한 4개의 좌석이 적용된다.
이전에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핸들과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차량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여러모로 독특한 디자인의 애플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독특한 외관 이전에 충분히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뒷받침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애플을 떠난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Jony Ive)도 자율주행차 개발팀에게 차량의 독특한 디자인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보도는 애플이 2025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애플카 출시를 두고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출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회사 내부 상황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문제를 극복하고 목표대로 출시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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