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VR헤드셋 인덱스/Valve
세계 최대 PC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밸브(Valve). 올해 초 휴대가 간편한 초소형 PC(UMPC)인 스팀덱을 출시하면서 하드웨어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스팀덱은 저렴한 가격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PC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호평을 받은 기기다.
스팀덱에서 성공을 거둔 밸브가 이번에는 차기 VR헤드셋을 준비하려는 듯하다. 21일(현지시간) 해외 게임 전문 매체 IGN은 밸브가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한 가상현실(VR) 헤드셋 관련 특허(공개번호: US20220187609)가 최근 공개됐다. 이번 특허는 지난해 12월 밸브가 신청한 것으로, 공개는 이달 16일 이뤄졌다.
밸브가 출원한 특허는 HMD(Head Mounted Display), 즉 VR헤드셋 착용을 편리하게 하는 방법이다. 외신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제품을 사용자 머리에 더 꽉 조이거나, 느슨하게 푸는 방법이 기재돼 있다. 딱히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 VR헤드셋 착용감을 개선하는 건 업계 공통 과제다.
USPTO
눈여겨봐야 할 할 부분은 특허 도면에 나타난 VR헤드셋의 전체적인 형태다. 밸브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모습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어서다. 특허 속 VR헤드셋은 후면부에 사용자 머리 형태에 맞게 제품을 조절하는 휠이 두 개 달려 있다. 이외 안면부와 VR헤드셋이 닿는 부위에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개스킷도 있다.
물론 특허 문서의 이미지가 밸브가 개발하려는 VR헤드셋을 정확히 묘사하진 않는다. 특허가 등록된 것도 아니고, 특허에 출원한다고 반드시 제품 출시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더 버지도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며 “최소한 밸브에서 만들 수 있는 VR헤드셋에 대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이번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밸브는 앞서 VR헤드셋을 개발한 이력이 있을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차기 VR헤드셋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밸브는 VR헤드셋인 ‘인덱스(Index)’를 선보인 바 있다. 고성능 VR헤드셋을 표방한 인덱스는, 999달러(13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출시한 제품이다.
USPTO
지난해 말부터는 밸브가 인덱스를 잇는 차세대 VR헤드셋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등장했다. VR 업계 기자면서 유튜버로 활동하는 브레드 린치(Brad Lynch)가 발견한 정보다. 당시 그는 스팀과 연동된 밸브의 VR 플랫폼 스팀VR(SteamVR)에서 코드명 데커드(Deckard)를 발견했다. 다수 외신은 데커드가 밸브에서 개발 중인 새로운 독립형 VR헤드셋으로 보고 있다.
린치는 이후로 코드명 데커드에 대한 소식을 계속 전해왔는데, 가장 최근 정보는 지난 15일에 나온 것이다. 린치는 “스팀VR 안에서 밸브 데커드용 와이파이 핫스팟을 생성해, PC에서 무선으로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밸브가 VR헤드셋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정황도 있다. 외신 로드투VR(RoadtoVR)에 의하면 게이브 뉴웰(Gabe Newell) 밸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인덱스의 무선형 버전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자체 독립형 헤드셋을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스팀덱이 밸브 독립형 VR헤드셋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만약 밸브에서 새로운 VR헤드셋을 출시한다면, 업계 1위인 메타와 경쟁해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메타에서 내놓은 메타 퀘스트2는 지난해 전 세계 VR헤드셋 판매량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있는 유명한 제품이다.
결국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 퀘스트2는 299달러(38만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외신 게임렌트(Gamerant)는 “메타 퀘스트2와 비슷한 가격대로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사용자들이 메타의 생태계 안에 갇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밸브가 VR헤드셋 인덱스를 출시한지 4년이 지났고, 차세대 제품으로 추정되는 코드명 데커드에 대한 소식이 지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밸브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으나, 정황이 하나둘 포착되는 모습이다. 밸브의 차기 VR헤드셋 개발 소식이 루머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제품 출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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