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lcomm
출시한지 1년이 채 안 된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반년 넘게 보안 업데이트가 없다거나 다른 제조사와 달리 한 세대 늦은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있다면 어떨까. 아마 이를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선 많은 후회가 뒤따를 것이다.
실제 이 같은 문제로 지적을 받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있다. 지난해 퀄컴(Qualcomm)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스냅드래곤 인사이더’다. 이 스마트폰은 늦은 보안 업데이트와 오래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인해 사용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해외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퀄컴 스냅드래곤 인사이더가 최근 6개월간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탑재한 운영체제도 비교적 구형인 안드로이드 11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라는 설명이다.
매체에 따르면 퀄컴이 스냅드래곤 인사이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한 건 지난 3월 18일이다. 허나 여기에는 보안 업데이트가 포함되지 않았다. 퀄컴이 보안 업데이트를 배포한 시기는 올해 1월이 마지막이다. 퀄컴은 거의 반년간 스마트폰 보안에서 관심을 끈 셈이다.
보안 업데이트만 문제가 아니다. 업데이트 주기도 불규칙해졌다. 퀄컴은 지난해 스냅드래곤 인사이더 출시 이후 매달 정기적으로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거의 3개월 만에 새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당초 퀄컴은 스냅드래곤 인사이더를 출시하면서 앞으로 ‘4년 동안’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선 규칙적인 업데이트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매체는 “1~3개월이라는 업데이트 주기는 퀄컴이 약속한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같은 해 출시한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이렇지 않다. 예컨대 삼성전자 갤럭시 S21 울트라의 경우, 출시 이후 매달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많으면 월에 두 차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는 이달 10일 이뤄졌다.
삼성전자
운영체제 판올림도 느리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냅드래곤 인사이더는 지난 2020년 출시한 안드로이드11을 탑재하고 있다. 당시 기준으론 안드로이드 11이 최신 운영체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안드로이드 12가 배포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13 베타를 진행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13 출시가 머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문제 역시 다른 제조사와 비교하면 극명해진다. 구글 픽셀6 시리즈는 같은 해 출시하면서 안드로이드12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1 시리즈는 당해 11월 안드로이드 12 판올림을 지원했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출시한 갤럭시 폴드 1세대에 안드로이드 12 판올림을 제공했다.
결국 퀄컴이 스냅드래곤 인사이더를 판매한 이후 제품 자체에 무관심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해외 개발자 포럼 XDA디벨로퍼(XDA developer)는 “사용자는 최소한 적시에 보안 업데이트를 받길 기대한다”며 “그러나 퀄컴에 있어 이는 우선순위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해외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1000달러가 넘는 플래그십 기기에서 발생하면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퀄컴의 빈약한 업데이트가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단순하다. 퀄컴의 기념비적 스마트폰이며, 다른 경쟁 제품 대비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비싸게 준 제품인 만큼, 양질의 소프트웨어 사후 지원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스냅드래곤 인사이더 출고가는 1500달러(193만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S21 울트라(160만원)보다 비싸며, 애플 아이폰13 프로 맥스 512GB 모델(190만원)과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3세대 256GB 모델(199만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퀄컴 입장을 보면 앞으로도 매월 새로운 업데이트를 기대하긴 어려울 듯하다. 퀄컴은 다음 보안 업데이트가 이달 20일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2~3개월마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 12 판올림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다. 스냅드래곤 인사이더 사용자들에겐 부족한 답변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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