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타입 충전 단자 통일에 한 걸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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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5핀으로 통일됐던 모바일 기기 충전 단자 규격이 다시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최신 기기는 대부분 USB C 타입 규격으로 전환했다. 반면 휴대용 스피커나 프린터, 일부 무선 음향기기 중에서는 여전히 이전 규격을 사용하는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USB 단자 모양 (출처 : 위키백과)

이런 제품에는 마이크로 5핀뿐만 아니라 모양이 조금 다른 미니 5핀, 비표준 8핀, B타입 USB 규격도 흔히 사용된다. 프린터나 외장하드 중에는 마이크로 5핀 단자 옆에 핀 5개가 추가된 10핀 규격을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애플도 아이폰과 일부 아이패드 모델에 라이트닝 8핀 규격을 계속 적용하고 있다. C타입 단자 규격을 활용하는 기기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하나로 통일됐다고는 볼 수 없는 상태다.

◆ 충전 단자 다양화, 2000년대 연상돼

모바일 기기 멀티 충전 케이블 (출처 : Besplatka)

이렇게 다양한 충전 규격을 사용하는 모습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2000년대 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당시 휴대폰 제조사마다 사용하는 충전 규격이 달랐다. 따라서 여러 브랜드의 기기를 사용하려면 충전기와 케이블까지 브랜드별로 갖춰야 했다.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10여 가지 규격을 한 번에 지원하는 멀티 충전 케이블까지 시중에 등장할 정도였다.

이에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과 환경 폐기물 감소를 위해 충전 단자 규격을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이 끝없이 제기됐다. 국내에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2001년 3월 24핀 표준 규격을 제정했다. 24핀 규격이 도입된 덕에 휴대폰 제조사와 모델마다 달랐던 충전기 형태가 하나로 통일됐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휴대폰의 부피와 두께가 줄어들었고 더 작은 규격이 필요해졌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너비가 큰 24핀보다 작은 단자 규격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충전 단자 규격이 파편화됐다.

TTA 24핀 케이블

다행히 한동안은 제조사들이 TTA 24핀용 변환 젠더를 제공해 이전만큼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2009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마이크로 5핀 단자를 범용 충전기의 표준 규격으로 채택하면서 대부분의 휴대폰 충전 단자가 마이크로 5핀으로 통일됐다. 더 이상 젠더가 필요 없어지고 마이크로 5핀 충전기와 케이블만으로 여러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 마이크로 5핀의 소소한 불편함, C 타입이 보완해

하지만 마이크로 5핀 단자에는 구조적 단점이 있었다. 내구성이 나빠 쉽게 파손되는 문제, 연결 가능한 핀 수가 5개밖에 되지 않아 통신할 수 있는 데이터 종류가 적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상하 비대칭 구조라 연결 방향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적잖이 불편했다.

이런 문제가 사소한 불편함을 야기하다 보니 USB C 타입이 인기를 끈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마이크로 5핀이 가지고 있던 내구도와 방향성 문제가 C 타입에는 없다. 단자 수도 24개로 대폭 늘어 개발자가 활용하기 좋아졌다. 데이터 통신과 충전만 가능했던 마이크로 5핀과 달리 C 타입 단자는 아날로그·디지털털 오디오 신호를 전달하거나 HDMI·디스플레이포트(DP) 같은 화면 출력도 지원한다. 두께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가장 이상적인 단자 형태에 가깝다 보니, 어쩌면 몇 년 안에 충전 단자 규격이 C 타입으로 다시 통일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 연합(EU) 의원들은 모바일 기기의 충전 규격을 다시 표준화하자는 안건을 높은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 모바일 기기 충전 규격 “C 타입으로 통일하자”

유렵 의회의 내부 시장 및 소비자 보호(IMCO) 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1일(현지시간) 모바일 기기용 충전 단자 표준화 법안을 찬성 4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지난 1월 위원회가 제안한 것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충전 단자를 USB C 타입으로 통일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모바일 기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휴대용 게임기, e북 리더, 디지털카메라, 유선 충전이 가능한 휴대용 스피커, 전기로 작동하는 장난감이 포함된다.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트래커, 일부 전자 스포츠 장비도 제품 분류상 모바일 기기로 볼 수 있지만 이번 법안의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크기가 작거나 형태가 특이해 C 타입 단자를 탑재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 의회 의원들은 제품의 충전 방식과 충전기 포함 여부를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라벨에 표시하는 의견도 제시했다. 소비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충전기가 호환되는지 알 수 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 ‘마이크로 5핀’ 시즌 2 될까, 규격 재통합 기대돼

이번 결정은 마이크로 5핀으로 충전 단자 규격이 통일된 사례를 연상시킨다. 제안 사유와 추진 절차 등 전반적인 상황도 비슷하다.

C 타입 충전 단자 통일안의 초안은 오는 5월 유럽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초안이 본 회의를 통과하면 정식 법안으로 다듬는 과정을 거친 뒤 법제화된다.

소비자는 충전기나 케이블을 단자 종류별로 구비할 필요가 없어진다. 기기를 새로 살 때마다 충전기와 케이블을 추가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며 기존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할 수도 있다. 독자 충전 규격을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교체할 때마다 충전기와 케이블까지 한꺼번에 버려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런 환경 오염 요소도 상당 부분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 C 타입 언급될 때마다 주목받는 애플, 어떻게 대응할까

이렇게 충전 규격을 통일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꼭 함께 언급되는 제조사가 있다. 바로 애플이다. 애플 모바일 기기에는 대부분 독자 규격이 적용돼 있다. 과거에는 30핀 단자 규격이 사용됐으며 현재 아이폰과 일부 아이패드에는 라이트닝 8핀 단자가 탑재됐다.

만약 유럽 연합이 애플에 C 타입 규격을 강요한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그 답은 2000년대 마이크로 5핀 통합 사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당시에도 모바일 기기의 충전 단자 규격을 마이크로 5핀으로 통합해야 했다. 그런데 애플은 아이폰 단자 규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마이크로 5핀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변환 젠더를 출시·제공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애플이 같은 전략을 도입한다면 C 타입 의무화가 적용돼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구성품에 라이트닝-C 타입 어댑터가 추가되는 식으로 제약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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