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격 안정화된 그래픽카드 시장…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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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를 막론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대로 구매 의지를 꺾어버린 그래픽카드 가격의 고공행진이 최근 멈춘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200만 원 이상 호가하던 지포스 RTX 3080은 100만 원대 초반에 형성되었고, 100만 원대를 웃돌던 지포스 RTX 3060이나 RTX 3070 계열 그래픽카드도 눈에 띌 정도로 큰 가격 하락이 있었습니다. 이는 라데온 RX 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로 여유가 있어 제품을 비교적 쉽게 구매 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 2020년 12월에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 당시 게임은 욕을 먹었지만, 지포스 RTX 30 그래픽카드를 제값에 구매할 기회를 준 공로(?)는 인정받고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포스 RTX 30 시리즈가 발표되고 시장에 출시가 이뤄진 시점이 2020년 9월, 본격적인 구매가 이뤄지던 것이 그 해 12월에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과 맞물려 있는데요. 2021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그래픽카드 씨가 마르면서 일부 게이머는 “차세대 그래픽카드를 구매하게 해준 사이버펑크 2077에 감사한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업계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사실입니다. 높은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마저도 쉽게 구하기 어렵다 보니까 결국 구매를 포기해버리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죠. 동시에 프로세서와 다른 부품들도 공급난을 겪으면서 업그레이드나 신규 구매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초창기 수요는 많았지만, 공급난으로 가격 불균형 현상이 발생

지난해 그래픽카드 수요가 부족했던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지만, 크게 보면 첫째는 채굴 수요에 의한 시장 공급 불균형이 있고요. 그다음으로는 코로나-19 여파에 의한 생산 및 공급난, 마지막으로는 특수 환경에서의 수요 증가 등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았고 공급가를 크게 웃도는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 현세대 그래픽카드가 출시된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조와 공급 모두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그 상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엔비디아가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공개하던 시점은 이미 코로나-19 감염 여파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때입니다. AMD 라데온 RX 6000 시리즈를 공개한 것도 시기적으로는 비슷합니다. 초기 생산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됐지만, 점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재료의 부족이 이어집니다. 이는 비디오 메모리도 마찬가지고요. 동시에 같은 이유로 물류대란이 일어나면서 그래픽카드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문제가 겹칩니다.

그래픽카드는 프로세서와 달리 각 부품을 수급해 조립하게 되는데요. 그래픽 프로세서는 기본이고 비디오 메모리와 디지털화된 전원부 등을 기판 위에 탑재하는 식이죠.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MSI, 피씨파트너 등 제조사들이 필요한 부품을 수급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합니다. 제때 부품을 받지 못하거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이 멈춘다면 수급이 어려워지죠. 설령 제조가 완료되어도 시장 전달이 늦어질 경우 다소 난감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 채굴장 외에도 연구소와 데이터센터 등 GPU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 값비싼 쿼드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포스를 찾으니 수요가 폭발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미지 – 엔비디아)

상황은 이런데 수요는 곳곳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좋은 일은 아니지만 채굴장의 인기로 고성능 제품부터 중급 제품까지 싹쓸이하는 상황이 발생했지요. 여기에 인공지능 학습에 관심을 갖는 대학 및 연구소에서 값비싼 전문가용(쿼드로) 그래픽카드 대용으로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찾으니 가뜩이나 부족한 공급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됩니다.

전반적으로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찾는 이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하니 가격은 자연스레 상승합니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 형성됐던 것은 이뿐만 아닙니다. 일부 판매처가 제품을 보유해 놓고 출고하지 않는 듯한 상황도 포착됐었죠. 수요와 공급, 유통 등 여러 이유가 겹치면서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격히 높게 형성됐고 자연스레 소비자 구매에 영향을 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문제의 수급 불균형, 지금은 해소됐을까?

아무리 그래픽카드 가격이 상상을 초월해도 그 현상이 계속 지속되는 데에 한계가 있지요. 높은 가격에 계속 구매해 줄 소비자가 있을 리 없는 데다, 부족한 공급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포스 GTX 10 시리즈와 RTX 20 시리즈(라데온 RX 500 포함) 시절에 한 번 불었던 채굴 광풍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증상이 복합적인 점이 조금 다를 뿐이죠.

수급 불균형은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만 원 이상 호가하던 지포스 RTX 3080 그래픽카드는 현재 100만 원대 초반에 거래되며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왔습니다. 이 정도 가격은 출시 초기까지는 아니지만, 구매에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판매와 동시에 제품이 동나는 현상도 이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엔비디아는 꾸준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AMD도 마찬가지였고요. (이미지 – 엔비디아)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요? 이 같은 현상은 3월 전후로 감지되었습니다. 엔비디아는 공급을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제품 라인업을 엄청나게 확대했습니다. 입문형 게이밍 그래픽카드라 할 수 있는 지포스 RTX 3050을 투입했고, 인기가 있는 상위 제품군에는 메모리를 12GB로 증설한 지포스 RTX 3080이 출시됐습니다. 3월 하반기에는 최상위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지포스 RTX 3090 Ti까지 합류했습니다. 총 10가지 그래픽카드를 통해 시선을 돌리고 부족한 공급을 해소하려는 모습이었죠.

이 사이에 여러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선 채굴 수요가 줄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채굴은 주로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요. 증명방식 전환에 따른 채굴 미지원 소식이 꾸준히 나오면서 인기가 식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더리움 자체도 채굴이 많이 이뤄지면서 난이도가 계속 상승했고, 그에 따른 채산성 하락에 채굴의 매력이 사라진 점도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여기에는 국제 정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인데요. 지난 2월 하반기에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미국과 서방국가의 제재가 이뤄졌습니다. 엔비디아 또한 러시아에서의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관련 제품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타 국가에 재배정되면서 공급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당 물량은 아직 국내에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어느 정도 먼저 반영되고 있는 듯합니다.

소비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매 시기는 지금이 적절한 듯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현세대 그래픽카드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초기에는 소비자 시장의 인기는 물론이고 채굴과 연구시설 등의 수요가 더해지며 인기가 폭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가격은 천정부지 치솟았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동시에 채굴 수요 하락과 러시아발 이슈가 터지면서 가격은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 이제 좀 팔자가 풀리려나 싶었는데 차세대기로 수요가 묶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만약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면 지금이 구매 적기일 수 있습니다. (이미지 – 엔비디아)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는데 바로 차세대 그래픽카드의 소식이 곧 나올 거라는 점이죠. 지포스 RTX 30 시리즈는 2020년 9월 초에 공개되어 9월 중순에 출시됐습니다. 엔비디아는 2년 주기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마침 올해가 딱 차세대 그래픽카드의 출시 시기와 겹치죠. 그간 너무 비싸서 구매를 주저했는데 막상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차세대기 곧 나오니 버티자’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죠. 때문에 가격이 내려간 상황임에도 지포스 RTX 3050, 3060 등 수요가 꾸준히 있는 중급 제품 대비 상급 제품의 판매는 쉽사리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계속 내려갈 가능성은 있을까요? 소폭 조정될 수 있지만, 극적인 인하가 있을지는 확신이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제조 원가가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은 가격은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구형 그래픽카드를 아직도 사용한다면 지금이 구매 적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니 구매 전 신중히 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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