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보안이 강화된 최신 앱이 필요하다. 이에 애플은 오래전부터 자체 앱 마켓인 앱스토어에서 오래된 앱을 삭제해 왔다. 최근 구글도 애플과 비슷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식 API 사용 앱, 검색·설치 안 된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출시한지 수년이 지났는데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앱들이 상당히 많다. 구글은 이런 방치된 앱 정리에 나선다. 해외 IT 전문지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구식 앱 사용을 제한하려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내놓은 기준은 기존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현재 구글은 새로운 앱이나 업데이트를 할 때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날짜를 기준으로 1년 이내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도록 한다. 새로운 정책은 기존 앱도 최신 안드로이드 출시 날로부터 2년 이내 API를 쓰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이 숨겨진다. 단 두 가지 예외 사항이 있다.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 일괄 적용되는 게 아니다. 사용자가 어떤 안드로이드 버전을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앱이 검색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구식앱이더라도 사용자가 이전에 구매하거나 내려받은 이력이 있다면 검색, 재설치, 사용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는 매년 새로운 판올림 버전이 나올 때마다 API 레벨이 한 단계씩 올라간다. 예컨대 안드로이드10 API레벨은 29, 안드로이드11 API 레벨은 30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 나온 안드로이드12의 API 레벨은 31이다.안드로이드 12 사용자를 기준으로 보면 API 레벨 30 이상 사용한 새 앱은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앱은 API 레벨 29까지 무리 없이 검색·다운로드할 수 있다.
구글이 제시한 마지노선은 올해 11월 1일까지다. 필요하다면 최대 6개월까지 앱 개발자들에게 유예 기간을 부여할 방침이다.
■ 구식 앱 정리하려는 구글…왜?
앱 개발 플랫폼 빌드파이어(Buildfire)에 따르면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287만개에 달한다. 다만 모든 앱이 항상 최신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OS 점유율이 70%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사용자들이 오래된 앱 때문에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구글이 사용자 보안 강화를 위해 구식 앱 정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해외 IT 전문지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최신 안드로이드 OS가 설치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자연스레 모든 고급 보안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오래된 API를 사용하는 앱은 이런 기능을 상당수 무시하기에 실행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도 이번 정책 변경은 플레이스토어 사용자 보호를 확장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정책 업데이트 중 하나라며 “앱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기준을 전반적으로 높여 플레이스토어와 안드로이드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 앱까지 적용 대상을 늘린 건 과거 유명 앱들의 전례가 있어서라는 분석도 있다. 해외 IT 포럼 XDA에 의하면 통상 안드로이드는 최신 API 레벨일수록 앱이 스마트폰 권한을 확보하는 데 제한을 거는데, 페이스북과 스냅챗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수년간 구식 API를 고수한 바 있다.
■ 구글의 새 정책, 전망은?
그간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보안 강화를 위해 보안 조치를 강화해 왔다.
지난 2017년 플레이스토어에 도입한 ‘플레이 프로텍트’가 대표적이다. 플레이스토어 내 악성 앱을 찾아내 차단하는 기능이다. 그럼에도 플레이스토어 보안 위협은 지속돼 왔다. 거의 매월 멜워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최근에도 6000만회 이상 내려받은 앱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간 사실이 드러났다.
새로 내놓은 구글의 새 정책이 얼마나 보안 수준을 강화할진 예단하기 어려우나,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IT 전문지 엔가젯(Engadget)은 “새 정책으로 모든 위협을 잡을 순 없으나 그 중 상당 부분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fv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