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바뀌는 파워서플라이 규격, ATX 3.0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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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부품을 조합해 사용하는 PC. 모든 부품이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부품을 꼽는다면 아마 파워서플라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성능은 뒤로하더라도 전원입력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아무 의미 없으니까요. 또한 전기를 활용하기에 생길 수 있는 요인에서 PC를 보호하려면 파워서플라이에 적용된 보호 기능도 충실해야 됩니다. 흔히 파워서플라이를 PC의 심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이 때문이지요.

기본 중에 기본인 파워서플라이도 사실 정해진 규격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ATX(Advanced Technology eXtended)입니다. 1995년 인텔에 의해 제안되었고, 기본적인 메인보드 규격 외에도 시스템에 공급하는 전력에 대한 기준도 존재합니다.

현재 대다수 파워서플라이가 쓰고 있는 ATX 규격은 2003년 제안한 ATX 2.0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등이 요구하는 +12V 전압을 단일 혹은 다중 출력하고, USB와 기타 보조 장치가 쓰는 3.3V와 5V에 대한 출력 라인도 별도의 회로를 구축해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파워서플라이 규격은 큰 변화보다는 출력 효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소소하게 변화했습니다.

▲ 약 20여 년 가까이 이어져 온 ATX 2.0 파워서플라이 규격에 큰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제 약 20여 년 이어져 온 ATX 2.0 규격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이 3세대 ATX 규격(ATX 3.0)을 제안했기 때문이죠. 차세대 파워서플라이 규격은 기본적인 출력 효율과 방식 외에도 호환 단자까지 변화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면 기존 파워서플라이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새로운 파워서플라이 규격, ATX 3.0은 어떻게 바뀔까요?

핵심은 ‘차세대 하드웨어’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것

스티븐 이스트먼(Stephen Eastman) 인텔 플랫폼 파워 스페셜리스트는 “ATX 3.0 및 ATX12VO 2.0 기반 파워서플라이는 데스크톱 PC에 안정적이고 비용 최적화된 성능, 전력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차세대 파워서플라이 규격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 ATX 3.0은 기본적으로 효율에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새로운 하드웨어 규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 붉은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지포스 RTX 30 시리즈 중 파운더스 에디션에 적용됐던 Molex Micro-Fit 3.0 12핀 전원 커넥터입니다. 12VHPWR 단자는 여기에서 4핀 데이터 단자가 추가된 형태입니다.

우선 PCI-Express 5.0에 주목해야 됩니다. ATX 3.0에는 새로 설계된 12VHPWR 단자가 짝을 이룹니다. 기본적으로는 과거 엔비디아가 공개한 Molex Micro-Fit 3.0 12핀과 유사한데, 하단에 4핀 클립이 추가되어 있는 게 다릅니다. 이 4핀은 그래픽카드와 파워서플라이 사이에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데 쓰입니다.

12VHPWR 단자는 최대 600W 출력을 지원하게 됩니다. 기존 PCI-Express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던 8핀 보조전원이 최대 150W 출력을 지원하니까 케이블 하나 차이로 제공되는 출력량이 크게 달라지는 셈입니다. 이 케이블은 종류에 따라 150W, 300W, 450W, 600W까지 제공하게 되는데, 해당 출력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지는지는 케이블에 표기되어야 합니다.

▲ 모든 파워서플라이가 최대 출력을 낼 수 없으니 12VHPWR 케이블은 제품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 출력이 이뤄지는지를 단자에 표기해야 됩니다. (이미지 출처 : @momomo_us/Intel)

예로 1,000W 출력을 갖는 파워서플라이의 PCI-Express 5.0 보조전원 출력이 450W라면 패키지 내에 제공되는 케이블에 450W라고 표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해당 파워서플라이의 출력은 물론이고 PCI-Express 5.0 출력량까지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새로 도입되는 12VHPWR 단자에는 파워서플라이와 그래픽카드 간 정보 송수신에 쓰이는 4핀 클립이 추가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 정보는 측파대 신호(Sideband Modulation)인데요. 출력 주파수 변동 상황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출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파워서플라이가 공급 전력을 통제하는 식입니다. 상황에 따라 소비 전력을 제한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두 부품 모두 성능과 효율 사이를 놓고 치열하게 작동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출력 전력에 따른 전류량도 차이를 보입니다. 12VHPWR 적용 시, 450W 이상 출력되는 상황이라면 +12V 전압 라인에는 100만 분의 1초당 5A를 내보내야 됩니다. 12VHPWR을 적용하지 않으면 450W 이하를 출력하게 되는데요. 이때 +12V 라인은 100만 분의 1초당 2.5A를 내보내는 구조입니다. 전압은 제한적이지만, 출력을 높여야 하기에 전류량을 엄격히 통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 12VHPWR 단자 도입은 전반적인 케이블 구성이 단순해지는 장점으로 이어집니다.

우선 12VHPWR의 도입으로 얻는 장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이 줄어드는 부분에 있지 않을까요? 기존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려면 PCI-Express 보조전원을 2~3개 이상 사용해야 됩니다. 그만큼 케이블 수도 많아집니다. 반면, 규격이 바뀐다면 케이블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니 구조가 단순해지죠.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환영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픽카드 설계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보조전원 단자를 여럿 쓴다면 기판 또한 그에 맞춰 설계하게 됩니다. 그만큼 길어지고 부품도 더 들어갑니다. 이를 케이블 하나에 맞춰 구성하면 기판과 부품 구성에 이점이 생기죠.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 않겠지만,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어질 듯합니다.

효율 향상에 대한 기준도 더욱 강화

ATX 3.0은 단지 새로운 하드웨어 지원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최근 시장 전반적으로 고효율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요. 이에 대한 제안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우선 저부하에 대한 효율, 대체 저전력 모드(ALPM / Alternative Low Power Modes), 기존 전원인가 상황에 T1과 T3가 추가된 점 등입니다. 고효율 인증 부분에 있어서도 에코스(ECOS)의 80 PLUS 외에 사이버네틱스(Cybenetics)가 제안한 ETA 인증이 추가되도록 했습니다.

먼저 저부하 효율 기준을 보겠습니다. ATX 2.0 기반의 파워서플라이는 주로 80 PLUS 인증에 기반해 저부하 효율을 구현한 경우가 많습니다. 효율 인증기관 에코스는 10%, 20%, 50%, 100% 부하에 따른 효율을 측정하고 이를 직관적으로 알아보도록 만들었습니다. 파워서플라이에서 볼 수 있는 80 PLUS 아이콘은 해당 제품이 적어도 80% 이상 효율을 제공함을 의미하지요.

▲ ATX 3.0에서는 80 PLUS 외에 사이버네틱스 ETA 인증에 대한 내용도 추가됐습니다.

사이버네틱스 ETA 인증도 80 PLUS와 유사하지만, 조건이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브론즈 등급이 82~85%(115V), 84~87%(230V)의 효율을 보여야 합니다. 80 PLUS 스탠다드가 80%이니 더 높은 효율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 역률이나 5V 대기전력의 효율과 새는 전력에 대한 조건도 존재합니다. 이를 통과한다면 브론즈를 시작으로 실버, 골드, 플래티넘, 티타늄, 다이아몬드 순으로 인증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인텔은 여기서 더 나아가 10W 혹은 최대 표준 전력의 2% 구간에서의 효율을 60% 이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가급적 70% 이상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이를 만족하기 위해 파워서플라이 제조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체 저전력 모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던 커넥티드 스탠바이(Modern Connected Standby) 또는 구글 크롬의 루시드 슬립 모드(Lucid Sleep Mode)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노트북은 아니지만, 데스크톱 시스템에도 대기 중에 즉시 사용 가능한 소량의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려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에 새로운 대체 저전력 모드를 위해 파워서플라이는 230mA와 625mA 전류에 대한 출력 설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ATX 3.0은 파워서플라이의 작동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도 더욱 세분화했습니다.

추가로 파워서플라이 작동 전환에 따른 타이밍 진행도에 T1(전원인가 시간)과 T3(전원상태 양호) 신호가 추가되었습니다. 기존에는 교류 전원을 준비하는 T0, 동작시간을 의미하는 T2, 전원 준비 상태를 만드는 시간인 T4, 교류 출력 손실 여부를 판단하는 T5, 비활성 상태에서 직류 손실 지연을 확인하는 T6까지 존재했습니다. 전원이 켜지고 출력이 가능한 상태로 이어지는 과정을 세분화함으로써 파워서플라이가 더 정확히 작동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워서플라이의 세대교체는 성공할 수 있을까?

인텔은 다양한 형태의 파워서플라이 규격을 제안해 왔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오랜 시간 ATX 규격이 소소한 변화를 더하며 지금까지 온 것이죠. 최근에는 ATX12VO(ATX 12V Only) 규격을 제안했으나 이 또한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이 대다수였습니다. 그에 비해 ATX 3.0은 변화를 요구하는 최근 사회의 분위기와 빠르고 정확하게 높은 출력을 쓰고자 하는 하드웨어 시장의 흐름 사이를 조율하려는 인상이 큽니다. 또한 주요 하드웨어 제조사와의 의견 조율을 마치고 2022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관련 제품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단순히 파워서플라이 규격 전환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호환성에 대한 부분 역시 어느 정도 고려한 듯합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ATX12VO는 12V 출력만 가능하고, 기존 전원 단자 규격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ATX 3.0은 PCI-Express 5.0 단자가 추가되었을 뿐, 대부분 단자 규격은 유지됐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파워서플라이는 차세대 시스템과 기존 구형 시스템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하위 호환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기존 ATX 2.X 기반의 파워서플라이는 차세대 하드웨어를 지원하기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당장 PCI-Express 5.0 기반 고출력 기기의 지원이 어려워집니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이 신호를 무시하고 기존 파워서플라이에서도 쓸 수 있도록 전원부를 설계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지 여부가 미지수입니다. 결국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변화는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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