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케이블 집중하는 빅테크, 그게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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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oogle)

해외 웹사이트에서 직구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건 평범한 일이 됐다. 마음만 먹으면 실시간으로 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 얼굴을 보며 연락할 수도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거리와 관계없이 전 세계가 연결된 덕이다. 그럼 인터넷은 어떻게 세계를 하나로 이었을까. 바다 깊숙이 매설된 해저 케이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저 케이블은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인프라다.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최근 빅테크 기업이 해저 케이블 매설에 눈독 들이고 있다.

■ 해저 케이블이 뭔데?

해저 케이블은 말 그대로 바다 밑에 매설하는 케이블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수백~수천km 멀리 떨어진 지역들을 연결한다. 유선으로 전기·통신을 제공한다는 기초적인 개념에서 시작된 기술인 만큼, 역사도 상당히 길다. 지난 1850년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첫 해저 케이블이 매설된 이후 사용처는 널리 확대됐다.

지난해 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는 해저 케이블이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95%를 담당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최대 99%까지 인터넷 트래픽을 연결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사실상 해저 케이블은 인터넷이 통하는 모든 길인 셈이다. 이에 비하면 인터넷을 제공하는 또다른 수단인 위성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출처:submarinecablemap)

도대체 해저 케이블이 얼마나 매설돼 있단 걸까. 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있다. ‘서브마린케이블맵’ 닷컴이란 곳이다. 지도를 보면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대륙이 해저 케이블로 연결돼 있다. 그 모습은 너무 복잡해서 무질서하게 연결된 거미줄처럼 보인다. 서브마린케이블맵에 따르면 전 세계에 매설된 해저 케이블 수는 460여개에 달하며, 총 길이는 130만km를 넘어선다.

해저 케이블 수는 현재도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아프리카에선 대륙 전체를 둘러싼 총 길이 3만7000km 해저 케이블 설치 프로젝트 ‘투아프리카’(2Afirica)가 진행되고 있다. 남미에선 브라질과 유럽의 포르투갈을 잇는 해저 케이블이 설치되고 있다. 유럽에선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연결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해저 케이블이 새로 매설되고 있는데, 그 중심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있다.

■ 해저 케이블 조명하는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인터넷 기반이다. 자연스레 이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트래픽양도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한다. 지난 2012년엔 10%도 채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캐나다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샌드바인(Sandvine)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선 빅테크 기업이 전 세계 트래픽의 56.96%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인터넷 사용량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정도에 도달했다.

(출처:Meta)

해저 케이블 매설은 최대 대륙과 대륙 사이를 연결하는 초장거리 프로젝트인 만큼,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최근까지 정부와 통신사가 주축일 수 밖에 없었고,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주요 인프라인 해저 케이블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앞서 언급한 빅테크 4사가 해저 케이블에 쏟아부은 금액만 900억달러(109조7460억원)에 달한다.

예컨대 현재까지 구글이 참여한 해저 케이블 사업은 18개에 달한다. 보통 해저 케이블 사업은 비용 때문에 여러 업체가 모여 협력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는데, 구글은 이 사업 중 6개를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끝낸 해저 케이블 사업은 미국과 남미를 잇는 퀴리(Curie), 미국-유럽 뒤낭(Dunant) 등이 있다. 최근엔 유럽-아프리카 에퀴아노(Equiano), 미국-남미 퍼미나(Firmina), 미국-유럽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메타는 지난 2017년 MS와 함께 미국과 스페인을 잇는 해저 케이블 ‘마레아(Marea)’를 완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유럽-중동을 연결하는 투아프리카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고, 구글과 싱가포르-일본-괌-필리핀-대만-인도네시아를 거치는 ‘에프리콧(Africot)’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아마존과는 필리핀-미국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승인 요청을 신청하기도 했다.

(출처:submarinecablemap)

빅테크 기업들은 해저 케이블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많은 지분을 확보할 전망이다. WSJ는 오는 2024년까지 빅테크 기업 4곳이 30개 이상 장거리 해저 케이블을 소유할 것으로 봤다. 지난 2010년 이들 기업이 미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유니티(Unity)’ 해저 케이블에 대한 일부 지분만 소유하고 있던 상황과 대비된다.

■ 빅테크가 해저 케이블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빅테크 기업들은 왜 해저 케이블을 탐내는 걸까. WSJ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해저 케이블을 통해 트래픽 사용료를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빅테크 기업의 인터넷 트래픽 점유와도 연관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텔레지오그래피는 “해저 케이블 사용 비용이 증가하면서 직접 구축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젠 자신들의 끊임없는 수요 때문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때문에 정통적인 해저 케이블 소유 업체들의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활한 서비스 제공과도 연관돼 있다. MS는 해저 케이블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항상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열쇠라고 표현했다. 구글은 검색이나 유튜브 스트리밍 같은 자체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고 MS처럼 클라우드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텔레지오그래피는 해저 케이블을 공유하면서도 자신들에게 더 많은 용량을 할당하거나, 타사 해저 케이블이 손상되더라도 부담해야 할 위험을 덜 수 있다고 했다.

(출처:Meta)

다만 빅테크 기업이 해저 케이블을 소유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 기업이 인터넷 인프라를 소유하는 것이어서다. WSJ는 아마존이 배송을 위해 도로를 독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빅테크 기업은 해저 케이블의 이점이 크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메타는 해저 케이블 마레아 설치로 매년 유럽 경제에 180억달러(22조원)를 기여하고 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일자리 370만개가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텔레지오그래피는 빅테크 해저 케이블이 전 세계 트래픽 전송 능력을 41% 증가시켰다고 한다.

어느 쪽 주장이 옳든 전 세계 인터넷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고, 빅테크 기업들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해저 케이블을 증설하고 있다. 독점 논란이 일 정도로 해저 케이블 사업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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