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스마트폰 ‘충전 포트’ 통일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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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iOS 스마트폰(출처:Pixabay)

세계적으로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사용되고 있다. 운영체제(OS)를 기준으로 크게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를 사용하는 기기로 나뉜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USB 타입-C와 마이크로 5핀(USB Micro-B) 포트를, 애플 기기는 라이트닝 케이블에 맞는 전용 포트를 탑재한다. 오래전부터 두 진영 기기가 갖는 차별점이었다.

이는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한다. 사용자들은 각자 필요한 기기를 구입한다. 한 진영의 기기를 고집하지 않는다. 물론 연결성 때문에 한 진영의 기기만 쓰는 경우도 있다. 다만 분명히 기기별 포트 파편화는 사용자에게 이점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조사들은 고유한 충전 포트를 고집하고 있다.

유럽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최근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의회 의원이 올해까지 입법을 마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다시 조명받고 있다.

각종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출처:Pixabay)

“연말까지 처리…우리의 야망”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충전포트 통일 법안에 힘을 쏟고 있는 알렉스 아기우스 살리바(Alex Agius Saliba) 유럽의회 의원은 올해 말까지 입법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입법부가 5월 내 투표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며 “연말까지 처리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의 야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면 이것은 완전히 놓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충전 포트 통일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발의된 법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만 적용 대상이다. 살리바 의원은 전자책 리더기, 저전력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무선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도 충전 포트를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5핀·라이트닝 케이블(출처:Pixabay)

충전포트 통일 추진, 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0여년 전부터 모바일 전자기기 충전포트 통일을 추진해 왔다. 법안을 마련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당초 위원회는 지난해 연말까지 법안을 처리하고 1년 유예기간 부여 후 오는 2024년까지 시행할 방침이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스마트폰과 판매된 충전기 절반은 마이크로 5핀이었다. USB 타입-C는 29%,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은 21%로 집계됐다. 이들 중 38%는 호환성 문제로 충전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이 지출하는 비용만 24억유로(3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위원회 측은 “유럽 소비자들은 호환할 수 없는 충전기가 쌓여온 것에 오래 좌절해 왔다”며 “업계에 자체 해법을 제시하도록 충분히 시간을 줬고 이제 공용 충전기에 대한 입법 시간이 무르익었다”고 했다.

버려진 휴대전화(출처:Pixabay)

환경적인 측면도 크다. 매년 유럽에서 휴대용 충전기만 5만1000톤 버려진다. 충전 포트를 통일하면 연간 1만1000톤에 달하는 전자 기기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살리바 의원은 지난해 “너무 많은 충전기는 환경에 해롭다”며 “기기에 상관없이 같은 충전기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도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타카운터(Starcounter)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 65.25%, 애플 27.37%, LG전자 4.4%다. 태블릿PC는 애플 58.9%, 삼성 23.01% 순이다. 제조사별 사용하는 기기가 극명히 나뉜다. 충전포트 파편화는 당연한 문제다.

유럽, 어떤 포트를 선택할까

로이터에 따르면 위원회는 USB 타입-C 포트로 통일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뿐만 아니라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스피커, 휴대용 게임기도 마찬가지다. 충전기는 기기와 별도로 판매한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애플을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다. 대다수 모바일 기기가 USB 타입-C 포트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물론 애플도 USB 타입-C 포트를 탑재한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으나 유독 아이폰은 라이트닝 케이블을 고수하고 있다.

아이폰5(출처:Pxhere)

애플 충전 포트 통일 따를까

애플은 유럽 내 충전 포트 통일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가지 포트만 사용하면 혁신에 방해가 되고 오히려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또 기존에 이용하던 라이트닝 케이블이 버려져 전자 폐기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에 따라 USB 타입-C로 통일되면 애플은 이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를 쉽게 납득할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지난 2012년 라이트닝 케이블과 전용 포트를 도입한 이래 단독 규격을 고수하고 있다. 또 충전 호환 액세서리 공식 인증인 MFi 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수익과 관련된 만큼 이를 쉽게 포기하긴 어려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USB 타입-C를 건너뛰고 맥세이프 무선충전만 탑재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해외 IT전문지 더 버지(Verge)는 “애플이 라이트닝 포트를 없애고 무선 충전에만 의존하는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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