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 위한 동물 학대, 이대로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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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실험 영상 하나를 공개합니다.

영상에서 원숭이는 모니터를 보면서 아무런 조작을 없이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텔레파시를 이용한 듯하죠. 이는 뇌에 이식된 뉴럴링크 컴퓨터 칩 덕에 가능한 건데요. 신경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화할 수 있는 칩을 게임기 조이스틱과 연동한 것입니다.

뉴럴링크는 추후 해당 칩을 사람에게 적용해 알츠하이머, 우울증, 척수 손상 및 신경 질환을 고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죠. 이를 위해 인간 뇌에 칩을 이식하기 전 동물 실험을 진행한 걸 촬영한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동물보호단체 PETA는 “신경 과학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목마름, 허기짐을 견디며 몇 시간 동안 화면을 응시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라며 비판했죠.

알고 보면 더 잔인한 동물 실험

주목할 부분은 영상은 일부분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2월 13일, 동물보호단체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PCRM)’는 뉴럴링크가 동물복지법을 위반했다면서 미국 농무부에 관련 조사를 요구했어요.

PCRM은 지난 10월 정보 공개 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뉴럴링크의 원숭이 실험 기록과 부검 보고서를 확보한 바 있는데요. 약 700장짜리의 문서에는 동물 실험이 얼마나 잔인했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실험 내용을 담고 있는데, 뉴럴링크는 영장류 연구시설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드 캠퍼스에서 원숭이 실험을 진행했어요. 실험엔 23마리의 원숭이가 참가했고, 그중 최소 16마리가 목숨을 잃었죠. 이 중 한 마리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아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요.

뇌 망가지고, 손가락 발가락 잘라낸 원숭이들

사망 이유는 칩 이식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입니다. 원숭이는 극도로 고통받다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죠. 피부 발진으로 인한 안락사, 뇌출혈 사망 등이 원인이 다양했는데요. 한 원숭이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잃었다고 문서에 기재돼 있었습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자해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돼요.

*그 외에도 PCRM은 죽어가는 원숭이에게 적절한 수의학적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 승인되지 않은 약물(Bioglue)를 사용했다는 점, 원숭이를 5시간 이상 묶어두는 등 학대를 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PCRM은 “대학이라는 공공시설(실험실)에서 공공자원(원숭이)을 활용할 경우, 연구 데이터를 은폐할 수 없다”라면서 원숭이들의 동물 ID 번호와 실험 영상, 사진을 공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원숭이 1마리와 7마리가 뉴럴링크로 인계됐다는 점을 지적했죠. 데이터가 2020년까지 없는 걸로 봐서 더 많은 원숭이가 희생됐을 가능성도 제시돼요.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뉴럴링크의 인간 임상 실험은 물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실험까지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동물 학대 논란과 관련된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 전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듯합니다.

뉴럴링크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잔인한 동물 실험은 비단 뉴럴링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잔인한 동물 실험이 이슈가 된 바 있죠. 국제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된 ‘3D 프린팅을 활용한 반려견용 맞춤형 인공눈 제작’과 관련한 리포트가 문제였는데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였습니다.

리포트는 비글의 눈 한쪽을 적출한 뒤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 안구를 넣고 경과를 관찰한 연구 내용을 담고 있었어요. 연구의 목적은 미용이었습니다. 논문의 내용을 보면 “반려동물의 각종 난치성 안구 질환은 안구 제거 수술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안면 변형에 따른 미학적 결과가 좋지 않다…맞춤 제작된 보형물은 미용적으로 우수하다”라고 기재돼 있죠.

실험을 두고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됐는데요. 일단, 1)실험의 목적이 의학이 아닌 미용이라는 것과 2)왜 난치성 안구질환을 앓는 동물이 아닌 멀쩡한 개의 눈을 적출했는가, 3)통증 보고 관찰 결과를 살펴봤을 때, 왜 진통제를 적절하게 투여하지 않았는가 등이었죠.

충북대 측은 실험 윤리 위반은 없었으며, 1)연구는 미용 목적이 아닌 새로 개발한 의안이 눈에 잘 정착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고 2) 검증되지 않은 새 치료법을 아픈 개에게 적용할 수 없었으며, 3)마약류 진통제를 수술 전후로 투여해 통증을 경감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동물보호단체의 비판은 계속됐습니다. 동물 보호 체계가 우리나라보다 잘 마련된 해외였다면 이런 실험이 애초에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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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에 동원된 동물만 414만 마리

동물실험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실험은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양입니다. 작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보고(2020)’에 따르면,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414만 여마리로 집계됐어요.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연간 최대치인데요(2021년 통계는 올 7월 공개될 예정이에요).

코로나 때문인지 의약품 승인을 위한 동물 실험이 크게 늘었습니다. 전년도보다 30만 마리, 21.8%(147만 1163마리)나 늘어났죠. 실험 실시 현황을 보면 가장 큰 고통을 준다는 ‘고통등급 E’에 해당하는 실험에만 절반에 가까운 동물들(42%, 175만 7000마리)이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물실험의 목적은 새롭게 개발된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함이에요. 하지만 이 실험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말은 많아요. 인간과 동물의 반응이 달라 실험이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 인간과 동물의 생리적인 기능 차이를 위해 다양한 종의 동물을 실험에 쓰느라 너무나 많은 희생이 따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죠.

비윤리적인 동물실험, 대체할 기술 마련해야 할 때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등장한 새로운 기술이 있긴 합니다. 바로 ‘동물대체시험’입니다.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인공 기술로 개발된 실험체를 이용하는 건데요. 대표적인 기술 몇 가지를 살펴볼게요.

3D 프린트 피부 모델 : 화장품 원료 실험을 위해 투입되는 동물은 대표적으로 토끼가 있습니다. 토끼의 피부가 드러나도록 털을 밀어 화학 물질을 피부 표면에 노출해 바르고 반응을 살펴보거나, 화학물질을 주입해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 시험법을 사람과 가까운 3D 프린트 피부를 사용하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바이오 프린터를 이용해 인간의 체온부터 성격까지 복제했기 때문에 정확도도 훨씬 높은 편입니다.

장기칩 : 플라스틱 위에 세포를 배양해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모사한 실험 장치를 ‘장기칩’이라고 하는데요. 장기를 구성하는 조직의 구조, 환경을 분석해 그대로 칩 위에 재연하는 거죠. 이미 각막, 간, 뇌, 폐와 관련된 칩을 실험한 바 있고, 반응도 꽤 성공적인 것으로 확인됐어요. 동물에게 독성 물질을 주입하는 실험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죠.

해당 기술 외에도 미세생체조직시스템연구,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 방식 등 여러 가지 실험 방식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아직 개발 중인 단계인 만큼 완전한 대체는 어려워 보입니다. 생체에서 일어나는 대사과정을 보는덴 여전히 동물실험이 꼭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라서죠. 인체 모방 기술이 하루빨리 마련돼 고통받는 동물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전다운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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