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G 신호가 항공기 안전 위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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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는 데이터 통신에 사용하는 무선 주파수 대역에 따라 3개 구간으로 나뉜다. 저대역은 600~900MHz 대역을 사용한다. 전파가 길어 기지국 사이가 멀어도 통신이 가능한 대신 데이터 전송 속도는 느리다. 중대역은 2.3~4.7GHz 대역을 사용해 속도는 더 빠르다. 밀리미터파(mmWave)으로도 불리는 24~47GHz 고대역은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히 세워야 하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는 가장 빠르다.

이중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일명 ‘C-밴드’라고 부르는 중대역이다. 2021년 초, 미국도 C-밴드 대역 일부를 5G 서비스에 할당키로 결정하면서 자국내 5G 통신 보급에 힘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서비스 개통을 눈앞에 두고 항공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5G 무선 신호가 일부 항공기에 탑재된 전파 고도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파 고도계가 사용하는 무선 신호의 주파수 대역은 4.2-4.4GHz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와 버라이즌이 5G 중대역 서비스에 사용할 주파수 대역은 3.7-3.98GHz다. 완전히 겹치는 건 아니나 간섭 가능성은 있다.

전파 고도계는 항공기의 고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개나 폭우·폭설처럼 가시거리가 짧은 상황에서 착륙할 때 지표로 삼기도 한다. 만약 5G 신호가 전파 고도계에 간섭해 현재 고도를 잘못 표시한다면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를 내는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주장에 따르면 미국의 5G 중대역 주파수에 영향을 받는 항공기는 보잉 777과 보잉 747-8 기체다. 이중 보잉 777은 장거리 운항에 주로 투입되는 기체로, 미국 노선 상당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 스콧 커비는 연방항공청의 5G 관련 지침에 따라 미국 내 약 40개의 대형 공항에서 전파 고도계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보잉사에서도 해당 기체를 운영하는 항공사에 비행 제한을 요구했다. 에미레이트항공·ANA·JAL·루프트한자 등 주요 항공사들은 미국 노선 항공편을 일부 취소하거나 다른 기체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일자 미국 이동통신사 AT&T와 버라이즌은 5G 중대역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므로, 당분간 관련 업계와 기관 사이의 협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공항 근처에 기지국을 세우는 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은 사항이라는 점에서 관계 기관의 충돌도 예상된다.

미 통신사들은 6개월 동안 미국 50개 공항 근처에 완충 구역을 두기로 합의했다. 공항 근처에서 고속 5G 통신이 제한되는 대신 안전을 확보하는 셈이다. 하지만 매체들은 아직 많은 공항들이 완충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5G 중대역 서비스는 이미 다른 국가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AT&T와 버라이즌은 5G 중대역이 이미 4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그동안 5G 신호가 항공기에 간섭하는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왜 유독 미국에서만 논란이 됐을까. 이유는 미국이 사용하는 5G 중대역 주파수가 다른 나라보다 약간 높기 때문이다. 2019년 유럽연합(EU)이 지정한 중거리 5G 표준 주파수 대역은 3.4~3.8GHz다. 미국이 사용하는 3.7~3.98GHz 대역보다 약간 낮다.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보여도 전파 고도계가 사용하는 4.2~4.4GHz와 비교해 약 500MHz 이상 차이나 간섭이 발생하기 어렵다.

유럽연합 항공안전청(EASA)은 해당 문제는 미국 영공에만 해당하며, 아직까지 유럽에서 이로 인한 간섭 위험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미국 무선통신산업협회(CTIA) 또한 유럽과 아시아 40개국에서 5G 중대역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파 고도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연방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한편, 한국 5G 서비스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5G 중대역 주파수는 3.42~3.7GHz로 유럽보다도 약간 낮다. 즉, 한국에서 5G 신호가 전파 고도계에 영향을 끼칠 확률이 미국은 물론 유럽보다도 낮다는 이야기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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