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어 두 번째!…제3자결제 허용에 애플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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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나간다는 ‘그 기업’은 아마도 플랫폼 기업일 확률이 높다. 플랫폼 기업은 사람과 사람을 서로 연결해주고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면서 규모와 영향력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 힘은 더 강해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두되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플랫폼 기업의 독점 이슈다. 커져 버린 영향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독점하는 기업이 나타나면서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독점 기업이 등장하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갈등은 플랫폼 독점과 이에 저항하려는 구도가 잘 그려지는 대표적 사례다.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전 세계 약 10억 명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 접속해 필요한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용하게 된다. 여러 스마트폰 앱 중 하나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 어떤 것보다 큰 시장이 스마트폰 안에 있는 셈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인앱결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인앱결제에 따라 앱스토어에서의 결제는 애플 자체 결제 시스템에서 이뤄져야 한다. 인앱결제를 통해 앱 개발사가 올린 수익 중 일부는 애플이 가져간다. 애플은 개발사 수수료를 30%로 책정했다. 수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지금껏 변경 없이 고수하고 있다.

(출처:Reuters)

상당한 수수료에 앱 개발사들 대부분은 불만을 품었다. 그런데도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애플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불편한 기색조차 드러내놓지 못하고 앱스토어를 선택해야 했다.

에픽게임즈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를 들어 자사 유명 게임 타이틀 ‘포트나이트(Fortnite)’에 앱 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두고 애플은 앱스토어 규정 위반이라며 경고했고 결국 에픽게임즈 개발자 계정을 정지시키는 사태로 발전했다. 2020년 8월 마침내 포트나이트 앱 다운로드 페이지는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 퇴출당한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도 맞소송하며 둘은 부딪혔다.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애플은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에픽게임즈의 대응을 보고 이에 동조하는 기업들도 나타났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온라인 데이팅 업계 강자 매치그룹, 웹 소프트웨어 기업 베이스캠프 등 여러 기업들이 힘을 모아 ‘앱 공정성 연합(The Coalition for App Fairness, CFA)’까지 결성해 애플에 맞서고 있다. 베이스캠프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David Heinemeier Hansson)은 애플을 두고 주변을 보호해주는 대신 돈을 요구하는 ‘마피아’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편, 넷플릭스나 아마존 킨들과 같은 일부 빅테크 기업의 앱에서는 외부 구독을 허용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던져지는 상황이다.

기업 단위에서 이뤄지던 저항은 이제 국가 단위로 확대됐다. 국가 차원에서 플랫폼 독점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건 국가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한국이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애플이나 구글이 인앱결제를 통해 30% 가량의 수수료를 떼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 마련됐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등장으로 더는 앱 개발사에 인앱결제를 강요하지 못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특히, 세계 최초로 플랫폼 독점 법안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은 물론 유럽, 인도에서도 앱 마켓 생태계에서 횡행하는 불공정 행위를 바로 잡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만하다.

앱 마켓 사업자가 처음부터 호락호락하게 나오진 않았다. 애플의 경우 인앱결제를 고수한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옥신각신했으나 최근 입장을 바꿔 제3자 결제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계획을 제출했다. 적용 시기나 수수료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계획도 조만간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달 18일 제3자 결제방식을 도입했다.

한국을 잇는 다음 국가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 소비자·시장당국(Authority for Consumers & Markets, ACM)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앱결제를 우회하는 방식을 허용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 해당 조치에 따라 애플은 제3자 결제 방식을 허용해야 한다. 다만, 완벽한 건 아니다. 데이팅앱에서만 예외적으로 제3자 결제 방식을 허용하는 것이다. 애플은 네덜란드 당국의 시정 명령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소비자의 사생활과 데이터 보안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출처:9to5mac)

다른 국가에서도 앱스토어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의 경쟁관리당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은 지난해 6월부터 애플과 구글의 독점에 따른 소비자 불이익이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독점 기업으로 인해 타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고 경쟁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도의 인도경쟁위원회(The Competition Commission of India, CCI)는 새해가 되자마자 앱스토어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애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경쟁위원회는 앱스토어가 잠재적으로 인도 내 경쟁 기준을 위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앱스토어가 사실상 iOS 앱 개발자가 자사 앱을 유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이폰에 iOS가 기본 설치된다는 것도 근거로 들었다. 인도 내 앱스토어의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다.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구글과 함께 동일한 조사를 받게 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애플을 반독점 혐의로 제소하기도 했다. 수수료를 30%로 책정하고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경쟁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프랑스에서도 인앱결제 강제 금지 입법을 추진 중이다.

애플은 여전히 반독점 관련법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애플은 외부 다운로드를 허용하고 결제가 자유로워지는 환경이 조성되면 이후 사용자들이 악성 프로그램의 공격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증되지 않은 앱을 내려받아 해킹이나 사이버 범죄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드러냈다. 반독점 관련법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될수록 애플의 비즈니스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 자명해 보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애플의 우려가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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