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에서 안경으로…VR·AR·XR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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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VR (출처 : 삼성전자)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처음으로 접해본 건 거의 6년 전이다. 당시 삼성전자가 만든 ‘기어 VR’이라는 제품으로 VR 콘텐츠를 처음 이용해 봤다. 전면에 호환되는 스마트폰을 끼우고 VR이나 3D 콘텐츠를 시청하는 기기였는데, 일반 소비자용 VR 헤드셋 중에서는 꽤나 초기 제품에 속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VR 관련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아 주로 공포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롤러코스터 1인칭 동영상을 봤던 기억이 난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VR 콘텐츠를 오래 이용하기 어려웠던 경험은 아직도 생생하다. 다행히 3D 멀미가 심하지 않았지만, 무게가 200g 넘게 나가는 헤드셋에 스마트폰까지 끼운 상태로 머리에 쓰니 압박감이 꽤 컸다. 무게중심도 앞으로 쏠려 이질감이 상당했다.

요즘 출시되는 제품은 어떨까. 그동안 제조사들은 기존 헤드셋에서 지적된 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개선해왔다. 오래 쓰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묵직한 헤드셋을 작고 가볍게 만드는 기술도 개발됐다. 작아진 나머지 헤드셋보다 안경으로 부르는 게 더 잘 어울리는 제품도 있다. 활용 분야도 다양해졌다. 가상현실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과 확장현실(XR)까지 정복할 기세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에서 활동하는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많은 IT 기업들은 이 시류를 타고 신제품과 기술, 특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도 관련 기술과 제품을 두루 둘러볼 수 있었다. 최근 발표된 차세대 VR·AR·XR 기술과 관련 제품은 어떤 게 있을까. 간단하게 살펴봤다.

◆ 퀄컴·MS, 맞춤형 칩셋 파트너십 체결해

모바일 칩셋의 선두주자 퀄컴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맞춤형 칩셋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CES 2022에서 발표했다. 그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XR 헤드셋 ‘홀로렌즈’에 퀄컴 칩셋을 탑재했는데, 앞으로는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으로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퀄컴은 VR 헤드셋에 탑재하는 칩셋 ‘XR1’과 ‘XR2’를 만들고, 현재 후속 칩셋 ‘XR3’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협업을 발표한 것으로 보아 차세대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헤드셋에는 XR3 기반 커스텀 칩셋이 탑재될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됐다. 한편으로 퀄컴은 마이크로소프트 메쉬(Mesh), 퀄컴 스냅드래곤 스페이스 XR로 나뉘었던 XR 콘텐츠 개발 도구도 조만간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팬케이크형 렌즈, VR 헤드셋 소형·경량화에 도움돼

초점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팬케이크형 렌즈 (출처 : Kopin)

VR 헤드셋 디자인에 가장 큰 변화를 준 하드웨어 기술로 ‘팬케이크형 렌즈’가 있다. 일반 렌즈보다 얇은데 시야각은 넓게 유지한다. 눈과 디스플레이 사이의 거리를 줄여주기 때문에 앞쪽으로 툭 튀어나온 VR 헤드셋을 얇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 그만큼 무게도 가벼워질 수 있다.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팬케이크형 렌즈를 탑재한 VR 헤드셋은 일반 렌즈를 탑재한 제품에 비해 50g 정도 가볍다.

안경 모양 VR 헤드셋 ‘메가네X’ (출처 : 시프트올)

파나소닉의 자회사 ‘시프트올(Shiftall)’은 CES 2022에서 팬케이크형 렌즈를 탑재한 VR 헤드셋 ‘메가네X(MeganeX)’를 공개했다. 디자인은 헤드셋보다 안경에 가까워졌으며, 부피는 일반 안경보다 약간 두툼한 수준이다. 일반 VR 헤드셋에 비해 굉장히 작아졌다.

1.3인치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10비트 HDR 색 표현을 지원하며 해상도는 한 쪽당 2560×2560으로 꽤 높은 편이다. 주사율도 120Hz로 높아 화면 전환이 부드럽고 VR 멀미를 어느 정도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칩셋은 이제 구형이라고 볼 수 있는 퀄컴 스냅드래곤 XR1을 사용한다. VR 헤드셋의 몰입도를 결정하는 ‘시야각(FOV)’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크기는 작지만 무게가 250g으로 비교적 무겁다는 점은 아쉽다.

HTC VR 헤드셋 ‘바이브 플로우’ (출처 : HTC)

이와 비슷한 형태의 VR 헤드셋이 지난 10월에도 등장했다. HTC에서 만든 ‘바이브 플로우(Vive Flow)’가 주인공이다. 이 제품도 팬케이크형 렌즈를 탑재해 부피를 선글라스 수준까지 줄였다. 무게는 고작 189g에 불과하며 안경다리를 접을 수 있어 휴대성이 좋다. 단, 해상도가 1600×1600이고 주사율이 75Hz로 다른 제품에 비해 낮다. 시야각도 100˚로 좁은 편이다.

◆ 메타 퀘스트 시리즈, 디스플레이 품질 향상 & 부피 감소 전망

VR 헤드셋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메타 퀘스트(구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는 디스플레이 품질과 부피 감소에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VR 기술 분석 전문가 브래드 린치는 메타(Meta)가 곧 2종류의 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내용에 따르면 차기 제품은 ‘퀘스트 3’와 ‘퀘스트 프로’로 나뉜다.

브래드 린치는 퀘스트 3에 OLED의 상위 버전 ‘uOLED’가 탑재될 것이며, 이미 생산 업체와 계획까지 정해졌다고 전했다. 출시는 아직 멀었다. 2023년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공개한 뒤 출시할 예정으로, 2023년 말에나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는 퀘스트 프로에 미니LED가 탑재될 것이며, 2022년 2분기에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는 ‘커넥트 2021(Connect 2021)’ 행사에서 퀘스트 프로에 팬케이크형 렌즈가 탑재될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그대로라면 퀘스트 프로의 헤드셋 부분은 전작보다 한결 얇고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 애플 VR 헤드셋, ‘가장 눈이 편안한’ 제품 될까

미세 조정이 가능한 렌즈 특허 (출처 : 애플, 미 특허청)

11일 미 특허청은 애플이 출원한 광학 렌즈 특허를 공개했다. 해당 특허 기술은 렌즈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어 근시·원시·노안·난시·고위수차 등 다양한 시력 상태에 대응한다. 좌우 렌즈를 제각각 조정하는 것도 가능해 양쪽 눈의 시력이나 상태가 크게 차이나도 문제없이 최적화할 수 있다.

특허 문서에 따르면 이 광학 렌즈 기술은 VR 헤드셋뿐만 아니라 스마트 안경에도 적용 가능하다. VR·AR·XR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스마트 안경 전용 시력 보정 렌즈를 따로 맞추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기존 VR 헤드셋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 특정 기기만 지원하거나, 휴대하기 불편하거나, 오래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사용자 신체 상태에 최적화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최근 개발·공개되는 기술과 제품들을 보면 이런 단점들이 하나둘씩 개선된 모습이다. 나중에는 평범한 안경처럼 쓰다가 곧바로 VR·AR·XR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스마트 안경도 출시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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