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단자, 과연 없앨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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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에서 단자를 제거할 것이라는 루머는 오래전부터 언급됐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상상해 볼 만한 미래고, 실제로 아이폰에서 단자가 없어지더라도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은 없도록 여러 대체재가 마련돼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과 PC를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아도 아이클라우드(iCloud)를 통한 동기화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처음에는 공상으로 치부됐던 단자 제거 루머는 최근 점점 자주 등장하며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 충전 단자 표준을 USB-C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이 채택되면 유럽에 진출한 전자제품 제조사는 24개월 안에 충전 단자를 USB-C로 통일해야 한다.

당시 업계에서는 애플이 법안에 순응해 아이폰에 USB-C 단자를 도입하기보다 아예 단자를 제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왜 이렇게 단자를 없애려고 할까. 일각에서는 방수방진 설계를 보다 용이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된 기기 하단 단자와 SIM 카드 트레이 모두 기기 내부에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있는 부위다. 만약 이 둘을 제거하고 버튼도 햅틱 피드백 방식으로 변경한다면 그야말로 ‘물샐틈없는’ 아이폰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 “단자 제거? 데이터 전송·배터리 충전 효율 생각하면 말도 안 돼”

단자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됐다. 그런데 최근 기술 동향을 보면 그들이 주로 주장하는 근거는 이미 다른 기술로 대체·보완 가능해진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전송 문제가 있다. 무선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유선 속도를 앞지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스마트폰에는 Wi-Fi 다이렉트와 블루투스를 비롯한 무선 데이터 전송 기술이 적용돼 있다. 하지만 유선 연결보다 불안정하고 속도도 느리다. 만약 애플이 하단 단자를 없앨 요량이라면 이전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 기술을 개발·탑재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데 어쩌면 이 문제는 이미 해결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을 수 있다. 지난 9월 애플 관련 소식을 전하는 외신 ‘맥루머스(MacRumors)’는 애플워치 시리즈 7에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60.5GHz 통신 모듈이 탑재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공개된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문서에 따르면 60.5GHz 통신 모듈이 내장된 마그네틱 독에 애플워치를 장착하면 데이터 통신이 활성화된다. 매체는 이 모듈이 일반 소비자를 위해 탑재된 건 아니지만, 애플 공인 엔지니어가 애플워치를 수리하면서 데이터를 백업·복원할 때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해당 통신 모듈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이 여전히 USB 2.0 프로토콜을 사용해 전송 속도가 최대 480Mbps에 그친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선 통신 모듈로 이 속도를 상회하는 건 의외로 쉽게 적용 가능할 수 있다. 단, 아이폰에 적용하려면 맥세이프 같은 기존 무선 관련 기술에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기능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무선 충전 속도가 유선보다 느리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현대 무선 충전 기술을 생각해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 최신 기종인 아이폰13 프로 맥스의 충전 속도는 유선으로 20W 이상, 무선으로 최대 15W라고 알려져 있다.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 유무선 모두 현저히 느리다. 구글 픽셀 6 시리즈는 20W 이상 무선 충전을 지원하며 오포와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제각각 50~120W 이상 무선 충전 기술을 시연·도입한 바 있다. 기술만 도입한다면 애플 무선 충전 속도도 현재 유선 충전 속도를 앞지를 잠재력이 충분하다.

따라서 무선 데이터 전송·배터리 충전 속도가 유선을 이길 수 없다며 아이폰에서 단자를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견은 이전에 비해 힘을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선 충전의 효율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를 같은 양만큼 충전할 경우 무선이 유선보다 40% 이상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환경 보호를 외치며 아이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뺀 애플이 전력을 더 쓰는 무선 충전만 지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또한 완전 무선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금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라이트닝 케이블이 그대로 전자 폐기물로 전락할 여지가 있다.

◆ 물리 SIM 카드 제거…환경 도움 되나 인프라 구축이 우선

한편, SIM 카드 트레이가 제거될 것이라는 루머도 여러 번 등장했다. 앞으로 아이폰에는 기존의 물리 SIM 카드 대신 가상 eSIM만 사용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애플은 아이폰 XS·XR 이후 모델에 eSIM을 적용했다. 이후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폰은 eSIM과 물리 SIM 카드 모두 사용 가능했지만, 만약 SIM 카드 트레이가 제거된다면 eSIM만 사용할 수 있다.

물리 SIM 카드는 통신사 이동 시 재사용이 어려워 폐기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환경 문제로 직결될 여지가 있다. eSIM만 사용한다면 개통 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받기 때문에 부품이나 구성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물리 SIM 카드보다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하지만 아이폰에 eSIM만 사용 가능하다는 내용 또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받았다. 모든 국가와 통신사가 eSIM을 지원하는 게 아니므로, 전 세계에 아이폰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물리 SIM 카드를 지원하는 아이폰도 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리 SIM 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나 판매 가능하다. 한국은 올해 9월 1일부터 eSIM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며, 현재 별정통신사 1곳만 eSIM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과연 이 상황에서 애플은 정말로 아이폰의 SIM 카드 트레이를 제거할까.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아이드롭뉴스(iDROPNEWS)’는 이와 관련해 애플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독점 게재했다.

내용에 따르면 여러 엔지니어링 분야 관계자들이 SIM 카드 트레이를 제거한 아이폰 메인보드를 다수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제품 중에는 여전히 트레이가 포함된 메인보드도 있어 차기 아이폰에서 SIM 카드 트레이가 바로 없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실제로 아이폰12 시제품이 만들어지던 당시에는 기기 하단 단자가 없는 시제품도 포착됐지만 결국 실제로 출시되지는 않았다.

마케팅 분야 관계자들은 SIM 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에 대해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차기 아이폰이 물리 SIM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사전에 마케팅을 비롯한 관계 부처에 통보해 통신사·협력사·개발자가 대응할 시간을 주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다면 최소한 아이폰14 시리즈는 일단 물리 SIM 카드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통신사 관계자들은 애플로부터 물리 SIM 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eSIM 전용 아이폰에 대비하라는 언질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물리 SIM 카드를 미지원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러 정황상 2022년에 출시할 아이폰에서 물리 SIM 카드 트레이와 충전 단자가 제거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애플이 향후 외부 단자를 제거하려는 의향을 꾸준히 내비치는 만큼, 내년 이후 선보일 아이폰 디자인은 한결 심플해지길 기대해볼 수 있겠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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