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얼리어답터의 윈도우11 반 년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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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사용하던 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에 새 버전이 나오면 바로 써보지 않고는 못 배겼다. 대표적인 예가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이다. 삼성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차기 안드로이드 OS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개시 당일이면 알람까지 맞춰놓고 업데이트할 정도로 적극적인 편이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1 발표를 보고 이런 얼리어답터 기질이 다시 발동했다. 발표 이후 ‘윈도우 참가자 프로그램’을 통해 베타 테스트를 신청하고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과 노트북은 모두 윈도우11로 업데이트했다.

그로부터 약 반 년이 지났다. 윈도우11은 잘 사용하고 있다. 테스트 기간 동안 빌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오류를 경험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실사용에 문제 될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 10월 정식 버전이 배포된 뒤에도 윈도우 참가자 프로그램을 해지하지 않고 신기능을 먼저 써보고 있다.

모두가 만족한 건 아니었다. 간혹 윈도우10으로 되돌아가는 사용자도 보였다. 윈도우 7·8·10 배포 초기에는 즐겨 쓰는 프로그램이 호환되지 않아 다운그레이드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윈도우11은 호환성 문제가 매우 드물었다. 이름만 바뀐 윈도우10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다시 윈도우10으로 돌아가는 이유를 수소문해 보니 ‘너무 많이 바뀌었다’라는 사용자가 많았다.

그럴 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1을 발표하면서 “이전 버전의 잔재를 없애겠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실제로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통해 흔히 ‘레거시’라고 부르는 이전 버전의 흔적들을 지우고 있다.

그만큼 사용자가 적응해야 할 부분도 늘었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색이 바뀐 정도라면 금방 익숙해진다. 하지만 기능 구조나 형태, 활용법까지 달라진다면 혼란스러울 만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윈도우11을 반년 정도 사용하며 느낀 점들을 이야기해본다. 적응하기 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더러 있었다. 윈도우11에 도입된 특징이 아무래도 불편한 사용자를 위한 팁도 함께 공유한다.

◆ 윈도우11 ‘설정’ 앱, 스마트폰과 비슷해 익숙해지기 쉬워

좋은 방향으로 바뀐 사례부터 소개한다. 바로 기본 설정 앱이다. 윈도우10 설정보다 더 많은 기능을 다루는데, 원하는 기능을 찾는 일이 편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카테고리가 윈도우10 시절보다 잘 나뉘어 있고, 전반적인 설정 앱 구성이 스마트폰과 비슷해 익숙하게 느껴진다. 각종 아이콘과 주요 하위 항목을 적어둔 부연 설명을 보고 필요한 설정을 쉽게 찾기도 했다.

◆ 사용성 개선된 ‘윈도우 탐색기’ 예전처럼 쓰려면?

보기보다 많이 바뀐 기본 앱으로 ‘탐색기’가 있다. 시작 표시줄과 윈도우 탐색기의 프로세스가 분리됐다. 탐색기 프로세스가 먹통이 되더라도 시작 표시줄은 사라지지 않는다. 윈도우10 시절 시작 표시줄까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경험이 있다면 반길 만한 변경점이다.

탐색기를 살펴보면 ‘목록’과 ‘자세히’ 보기 모드에서 줄 간격이 묘하게 멀어진 게 느껴진다.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기기에서 목록을 선택하기 쉽도록 조치한 결과라고 하는데, 터치스크린을 사용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한 화면에 보이는 폴더와 파일 수가 줄어 불편했다.

이 경우 ‘폴더 옵션’에서 예전처럼 되돌리는 게 가능하다. 탐색기를 열고 상단 메뉴 버튼(···)에서 ‘옵션’에 들어간 다음, [보기] 탭에서 ‘항목 간 공간 축소(압축 보기)’에 체크하면 된다. (최근 업데이트에서는 설정 방법이 간소화됐다. 탐색기 상단 메뉴 [보기] – [간단히 보기] 항목을 체크하면 된다.)

윈도우11 우클릭 메뉴를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프로그램이 다수 등장했다

탐색기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나오는 ‘우클릭 메뉴(컨텍스트 메뉴)’도 크게 바뀌었다. 이전보다 간결하게 꼭 필요한 핵심 기능만 추려 편성한 모양인데, 단축키까지 대폭 생략되고 간간이 쓰는 기능들이 제외돼 불편했다. 알씨·트리사이즈 등 우클릭 메뉴를 통해 사용 가능한 서드파티 프로그램도 호환되지 않았다. (반디집은 최근 업데이트로 윈도우11 우클릭 메뉴를 지원하고 있다)

단축키와 일부 기능을 다시 사용하고 싶다면 레지스트리 값을 수정해 우클릭 메뉴를 윈도우10 버전으로 되돌리는 게 가능하다. 단, 레지스트리를 잘못 수정하면 PC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작업 전 레지스트리를 꼭 백업해야 한다. 최근에는 해당 값을 대신 변경해 주는 프로그램도 등장해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전 버전 우클릭 메뉴를 사용할 수 있다.

◆ 제어판·설정 앱 대신, 고급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갓 모드’

제어판 기능이 기본 설정 앱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지만, 방대한 기능을 모두 단일 앱에 통합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개발자용 기능이나 고급 사용자 설정은 마이크로소프트도 굳이 기본 앱에 포함하지 않을 전망이다.

심화 설정이 필요하다면 윈도우가 숨겨둔 ‘갓 모드(GodMode)’라는 고급 설정 기능을 활용해 보자. 33가지 카테고리의 200여 개 이상 기능을 제어 가능한 일종의 ‘고급 제어판’이다. 원하는 경로에 새 폴더를 만든 다음, 폴더 이름을 ‘GodMode.{ED7BA470-8E54-465E-825C-99712043E01C}’로 변경하면 갓 모드 바로가기를 만들 수 있다.

갓 모드에는 일반 제어판이나 기본 설정 앱에서 변경 가능한 옵션도 있지만, 운영체제와 기본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사용 가능한 설정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반 년 지났는데 여전히 불편한 ‘시작’

시작 메뉴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윈도우10 시절에는 PC에 설치된 앱 목록이 바로 보였고, 몇 가지 앱이나 기본 기능을 옆에 타일처럼 띄우는 것도 가능했다. 반면 윈도우11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면 고정 앱과 맞춤 추천 앱이 뜨고, 설치한 앱 목록을 보려면 오른쪽 위에 작게 자리 잡은 ‘모든 앱’ 버튼을 눌러야 한다.

윈도우10을 쓸 당시에는 시작 버튼을 누르고 스크롤해 앱을 찾는 습관이 들었다. 그렇다 보니 이 변화가 더더욱 낯설었다. 반 년이 지난 지금, 시작 메뉴에서 ‘모든 앱’을 누르고 원하는 앱을 찾기보다는 차라리 시작 메뉴를 누르고 앱이나 프로그램 이름을 검색해 실행하는 게 더 빠르다는 걸 체득했다.

시작 표시줄은 디자인과 기능 모두 퇴보했다는 느낌이다. 베타 테스트 초기에는 시작 표시줄이 가운데 정렬로만 제공됐다. 마치 애플 맥(Mac)을 연상시키는데, 실사용하기 편한 디자인은 아니었다.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늘어나면 시작 버튼이 왼쪽으로 조금씩 밀려난다. 버튼 위치가 일정하지 않으니 클릭할 때마다 묘하게 불편했다. 프로그램 이름 없이 아이콘만 표시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편한 사람이 적지 않았는지, 레지스트리 값을 수정해 시작 표시줄을 다시 왼쪽으로 정렬하는 방법이 널리 알려졌다. 다행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업데이트를 통해 ‘정렬’ 기능을 추가하면서 왼쪽 정렬 기능을 기본으로 지원하게 됐다. [설정] – [개인 설정] – [작업 표시줄] – [작업 표시줄 동작] – [작업 표시줄 정렬] 항목을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변경하면 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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