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도 좋은데 역시나 오래 살고 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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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 실리콘 칩 제조 기업들이 모여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지금까지도 불리고 있다. 이제 실리콘밸리가 담는 의미는 그보다 훨씬 커졌다. 애플, 구글, 메타, 엔비디아, 인텔, AMD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첨단기술 기업들은 기술 업계를 넘어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만의 수평적인 기업 문화, 자유로운 정보 교환, 경쟁과 협업의 조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업 생태계가 조성됐다. 이 곳에 글로벌 인재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한동안 혁신 기술의 심장은 실리콘밸리가 계속 맡게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기술 개발에서도 선두를 유지한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을 현실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을 혁신기술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혁신’이라는 단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실리콘밸리가 다음으로 관심 가지는 건 무엇일까? 답은 ‘생명 연장’이다.

영원한 삶은 인간이 가지는 최대의 욕망이다. 다종다양한 첨단 기술도 결국에는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기술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영생은 꿈과 같은 이야기다. 노화를 더디게 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의학 기술 발전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100년 전 50세였던 평균수명은 현재 80세까지 증가했다. 인간의 욕심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평균 수명 100세, 아니면 200세 정도는 돼야 만족할까.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의 힘을 빌려 이를 더 늘려보려 한다.

생명 연장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다. 알파벳은 별도의 기업을 꾸리고 수명을 늘리는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알파벳의 자회사 칼리코는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목표다. 칼리코 설립에 관여한 빌 매리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500세 이후에도 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소 과장돼 보이는 수치에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있지만 회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출처:Vox)

500세를 바라보고 주목하게 된 동물은 벌거숭이두더지쥐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일반적인 쥐보다 10배 이상 수명이 긴 동물이다. 일반적으로 32년을 사는데 사람 나이로 800세에 해당한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암에도 걸리지 않으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놀라운 신체 능력을 자랑한다. 생명 연장 연구자들이 호기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벌거숭이두더지쥐 말고도 생쥐나 효모를 대상으로 수명 연장 기술을 시험하는 중이다.

칼리코는 노화 연구를 위해 세계적인 제약사 에브비와 15억 달러 공동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했다고 밝힌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파킨슨병 연구에도 1억 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는 스타트업 알토스 랩스(Altos Labs)에 투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투자는 베조스의 투자재단 ‘베조스 엑스피디션스(Bezos Expeditions)’에서 진행했다. 알토스 랩스는 세포를 분해한 뒤 재조작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 생명 공학 기업이다. 베조스의 투자를 포함해 지금껏 수억 달러의 투자를 받을 만큼 유망한 곳으로 알려졌다. 기업은 관련 기술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면 인간의 수명을 50년 정도 연장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조스 엑스피디션스는 노화 방지 치료법을 개발하는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에도 투자했다.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늙은 세포가 성장하는 것을 막아 결과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약을 개발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오른쪽) (출처:Reuters)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거물 투자자인 피터 틸도 생명 연장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므두셀라 재단에 2017년까지 7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알려진다. 므두셀라 재단은 다양한 형태의 노화 치료 약물을 연구하는 곳이다. 므두셀라는 성경에 언급된 인물 중 가장 오래 산 인물로 969세에 죽었다고 전해진다. 피터 틸은 베조스와 마찬가지로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에 투자했다.

오라클의 설립자 래리 엘리슨은 1997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엘리슨 의료재단을 세우고 노화 방지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다. 노화 방지와 노화 관련 질병 연구에 기부한 돈만 3억 달러가 넘는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도 암호화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회사를 하나 설립했다. 기업 이름은 뉴리밋(NewLimit)이다. 뉴리밋은 노화 진행을 멈추거나 뒤도 돌려놓는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한다. 노화 세포 특징을 밝혀내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도 적용된다. 기업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노력은 인재 영입에도 영향을 주고 모양새다. 실리콘밸리 내에서 생명 연장 관련 기술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조건을 제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노화를 지연시키는 기술은 놀라운 기술이 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더불어 논란의 기술이 될 여지도 남아있다. 궁극의 기술이다 보니 소위 가진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될 수도 있다. 노화에도 빈부격차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생명 연장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앞서 봤듯 대부분 억만장자들이다. 인류를 위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고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한 결정일 수도 있다. 아니면 순전히 자신의 생명 연장을 위한 노력일 지도 모른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었어도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막대한 돈도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어찌 됐건 최초 혜택을 얻게 될 이들은 억만장자들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관련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시간이 이를 해결해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기의 지난날들을 회상해보면 힌트가 있다. 초창기 컴퓨터는 굉장히 크고 비싼 물건이었다. 휴대전화기가 차 한 대 가격과 맞먹을 때도 있었다. 대부분 구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둘 다 기술 발전으로 가격은 하락했고 어느덧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필수 물품으로 자리 잡게 됐다. 쉽게 구입해서 버리는 물건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든 합리적인 대가를 지불하면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마찬가지로 노화 방지 기술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가격이 안정화되고 안전성이 입증된 이후라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결국에는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일이 될 것이다.

빠른 시일 내 평균 수명이 극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볼 확률은 낮다. 기업들도 목표 달성 시기를 길게 잡는 모습이다. 놀라운 노화 방지 기술이 나타나도 누군가는 이미 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수를 향한 억만장자들의 노력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지켜볼 만 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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