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기차 자리 싸움, 2022년에는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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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을 둔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차 충전 전용 자리에 주차해두고 차를 빼지 않는 내연기관 차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내연기관 차주는 안 그래도 모자란 주차장에서 완충된 지 한참 됐는데도 방치된 전기차에 괜히 답답함을 느끼고요.

전기차 커뮤니티에는 전기차 충전 자리에 주차한 내연기관 차주에게 전화했다가 싸웠다는 에피소드가 많이 올라옵니다. “지금 멀리 있어서 못 뺀다”, “옆 차도 내연기관이던데 왜 나에게 전화하냐”라며 싸움으로까지 번집니다. 전기차는 괘씸한 마음에 그 앞을 가로막고 주차해버립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빚어낸, 참으로 불편한 싸움입니다.

‘전기차’ 시대 연다는데… 뒷받침 안 되는 인프라

전기차 차주가 충전 인프라로 겪는 곤혹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밤늦은 귀갓길, 주차장에 몇 되지 않는 전기차 충전 자리는 대부분 이미 꽉 차 있습니다. 야밤에 급속 충전소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합니다.

전기차 장거리 주행의 필수 코스, 휴게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충전소를 가보면 평일 내리 물류를 나르는 전기 트럭이 이미 자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빈 곳이 있으면 고장 난 충전기가 우두커니 놓여 있습니다. 배터리가 부족해 주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충전 자리가 생길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휴게소에 묶여야 합니다. 전기차 차주는 ‘그래도 평일에는 전기 트럭만 경쟁 상대지만, 주말에는 모든 전기차가 충전 경쟁 상대다’라는 농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전기차 오너는 충전 인프라를 아직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정 탓에 긴 시간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때 전기차 차주들은 차라리 핸들을 놓는 선택지를 택하곤 합니다. 특히 명절 때는 전기차를 몬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입니다.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가 금방 닳는 변수까지 있고, 귀성길 휴게소 충전소를 찾는다면… 긴 대기 줄에 도착 시각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말 테니까요.

전국 설치된 충전기, 2대당 1기? 실제와 달라

출처 : 현대자동차

현재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공용 충전기는 10만 3천 기입니다. 전기차 등록 대수가 21만 대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전기차 2대당 1기를 쓸 수 있는 셈이죠. 하지만 지역별 편차가 있고, 완충 시 바로바로 차가 빠져나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충전기의 유지관리가 꼼꼼히 되지 않아 고장 난 곳도 많습니다. 앞차의 완충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주유소 1만 1160곳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업소는 단 1.6%, 겨우 182곳입니다.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에 관한 규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유소에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기존 주유기에서 1m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합니다. 전기차 충전에는 20~30분이 소요되므로 차량이 오래 머물만한 공간도 확보해야 합니다. 업주 입장에서는 긴 시간 대비 값싼 연료를 소비하는 전기차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법합니다.

현재로선 전기차의 초고속 충전도 불가능합니다. 국내에는 1000kW 이상의 용량을 가진 전기차 충전소가 없습니다. 현재 보급된 초급속 충전기는 350kW 급으로, 동시에 3대 이상 운영할 수 없습니다. 현행법상 1000kW 이상의 설비에는 전기안전관리자가 상주해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용량이 1000kW 미만일 때만 안전 관리업체에 대행을 맡길 수 있습니다. 인력 운용 부담과 안전성의 보장이라는 명목 아래 초고속 충전 시대의 부상은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충전 인프라의 한계는 전기차 상용화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습니다.

2022년 한 걸음 나아가는 전기차 정책, 실효성 있을까

지난달 21일, 서울시는 2025년까지 전기차 27만 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차종별로 승용차 17만 5000대, 화물 1만 9000대, 택시 1만 대, 버스 3500대, 이륜차 6만 2000대 등입니다. 휴대폰처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형 충전기도 2025년까지 20만기 설치를 목표로 합니다. 콘센트형 충전기는 충전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구축할 필요가 없고, 간단히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언성을 높여야 했던 주차 갈등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해법입니다.

2022년부터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는 전기차 충전 주차면을 의무적으로 5% 이상 할당해야 합니다. 의무 설치 대상은 100가구 이상 아파트와 대기업 건물, 대형 마트, 백화점 등입니다. 기존 건축물도 공공시설은 2022년부터, 민간시설은 2023년부터 전기차 충전 주차면을 2% 설치해야 합니다. 단, 주차면 수가 100개 이상이거나 안전상의 이유로 충전기 설치가 곤란할 경우 지자체장 허가를 받는 예외는 뒀습니다.

출처 : 서울시

전기차 전용 충전시설 내연기관 차량 단속도 강화합니다. 기존 단속 범위는 의무 설치한 충전기에만 그쳤다면, 모든 공용 충전시설로 확대 실시합니다. 완충 뒤에도 한참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전기차도 제재합니다. 충전 시작 후 주차 시간을 최대 12시간으로 제한합니다.

여전히 미흡한 부분도 있습니다. 민간 아파트는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단속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공동주택은 아직 전기차 충전기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2025년부터 설치가 의무화됩니다. 전기차 충전 구역이 의무화될 때부터 일반 차량 주차를 단속할 수 있습니다. 현재 충전 구역에 주차하는 내연기관 차량에는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지만, 아파트에서 내연 기관 주차 문제로 신고할 경우 지자체의 경고로만 그칩니다. 여전히 아파트 내 전기차 구역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2022년 전기차 구매 지원 대수는 두 배 이상 늘어나지만, 보조금은 줄어듭니다. 2021년 7만 5000대가 지원 대상이었던 반면 2022년에는 16만 4500대의 전기 승용차에 구매보조금을 지급합니다. 보조금 단가는 최대 8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인하됩니다. 보조금을 50% 지원받을 수 있는 차량 가격은 5500만~8500만 원 미만이며, 100% 지급 대상 차량 가격은 5500만 원 미만입니다.

사람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초기 구매 가격 부담, 충전의 불편함, 애매한 혜택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발효돼야만 전기차 시대로 신속한 전환을 이룰 수 있겠죠. 2022년은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발판을 마련하는 단계 정도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유럽연합(EU)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감축하는 입법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는 2035년까지 배기가스 배출량을 0%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상 내연기관을 퇴출한다는 결정입니다. EU의 결정에 폭스바겐, 재규어,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로의 변신을 약속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7위 탄소 배출국입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야 할 범지구적 책임이 있다는 소립니다. 온전히 친환경 차로만 이뤄진 도로를 보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탄소 배출 ‘제로(0)’ 달성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연우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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