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되고 싶었던 추억의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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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동향을 보면 화각이 다른 카메라를 여러 개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 초광각, 표준, 망원은 기본이고 잠망경 구조를 적용해 먼 곳에 있는 피사체까지 촬영하는 초망원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있다.

별로 신선한 현상은 아니다. 예전부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카메라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을 거듭해왔다. 그 과정에서 기이한 형태의 스마트폰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 제품들에 공통점이 있다면, 통화가 가능할 뿐 디자인은 영락없는 디지털카메라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어떤 제품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 전화 되는 디카, 갤럭시 줌(Zoom) 시리즈

삼성 갤럭시 카메라 (출처 : 삼성전자)

2012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카메라’를 출시했다. 디지털카메라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접목한 제품이다. 사진을 찍고 다양한 앱을 통해 보정한 다음 SNS에 바로 올리는 게 가능했다. 통신 방식도 모델에 따라 와이파이 또는 LTE를 지원해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웠다.

하지만 전화가 안 된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스마트폰을 함께 가지고 다녀야 했고, 그러느니 차라리 ‘폰카’를 쓰고 말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삼성 갤럭시 S4 줌 (출처 : 삼성전자)

그래서 출시된 게 ‘갤럭시 줌’ 시리즈다. 2013년에 갤럭시 S4 줌, 2014년에 후속작 갤럭시 줌2가 출시됐다. 전반적인 제품 컨셉은 갤럭시 카메라와 비슷하나 전화가 가능하고 휴대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두께를 줄였다.

풀사이즈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던 사람들의 눈에는 갤럭시 줌 시리즈의 화질이 영 탐탁지 않았지만, 당대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충분히 우수한 화질을 보여줬다. 심지어 10배 광학 줌을 지원하고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모듈이 탑재돼 흔들림에 강했다. 디지털카메라를 따로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여행, 스냅 목적에 적합한 제품이었다.

◆ 카메라에 진심이었던 노키아, 단점은 ‘노키아’

핀란드 스마트폰 제조사 ‘노키아(Nokia)’도 카메라 특화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가장 잘 알려진 제품으로는 갤럭시 카메라와 비슷한 컨셉의 ‘노키아 808’과 플래그십 스마트폰 ‘루미아 1020’, 그리고 비교적 최근 제품에 속하는 ‘노키아 9 퓨어뷰’가 있다.

노키아 808(왼쪽)과 루미아 1020(오른쪽) (출처 : 노키아)

노키아 808과 루미아 1020은 디지털카메라처럼 생긴 스마트폰이다. 가로로 잡으면 디지털카메라와 동일한 위치에 셔터 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두께가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두꺼운데, 루미아 1020은 카메라 그립 부분이 탈착되도록 설계했다.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얇은 상태로 휴대하는 게 가능하다.

두 스마트폰의 장점은 높은 화소 수다. 41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해 다른 스마트폰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로 사진을 촬영하는 게 가능했다. 해상도로만 따지면 8K 급에 필적한다. 센서 크기도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에 탑재되는 1/2.3인치보다 크다. 노키아 808에는 1/1.2인치, 루미아 1020에는 1/1.5인치 센서가 탑재됐다.

단점은 ‘노키아’라는 브랜드에 있다. 노키아 제품은 한국에서 사용이 어렵다. 통신 대역폭도 제한돼 국내에서 개통하려면 KT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마이너한 운영체제도 발목을 잡는다. 노키아 808에는 심비안 OS가, 루미아 1020에는 윈도우 폰 8 OS가 탑재됐다. 둘 모두 카카오톡을 비롯해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대중 앱을 지원하지 않는다.

노키아 9 퓨어뷰 (출처 : 노키아)

노키아 9 퓨어뷰는 2019년 2월에 공개됐다. 여기서 소개하는 제품 중 신형에 속한다. 형태도 디지털카메라보다는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 더 가깝다. 후면에 카메라와 플래시가 총합 7개 배치돼 있다. 이중 실제 사진을 찍는 데 사용되는 건 컬러 카메라 2개와 흑백 카메라 3개다. 1개는 ToF 센서로 심도를 측정한다.

카메라 화각은 동일하다. 한 번 촬영하면 모든 카메라가 촬영을 진행하고, 총 2억 4천만 화소 상당 데이터를 캡처해 1200만 화소 사진으로 합쳐 저장한다. 카메라 여러 대로 찍은 사진을 합치기 때문에 색이 틀어지는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외에 위상차 AF를 지원해 초점이 쾌적하게 잡히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에 비해 촬영 속도도 빠른 편이다.

◆ 필름 카메라 전설, 코닥도 스마트폰을?

코닥 엑트라 (출처 : 코닥)

노란색 카메라로 유명한 ‘코닥(Kodak)’도 스마트폰을 만든 적이 있다. ‘엑트라(Ektra)’라는 제품으로 얇은 디지털카메라처럼 생겼다. 카메라처럼 그립부가 약간 튀어나와 있고 셔터 버튼을 탑재했다. 디지털카메라에 빠질 수 없는 스트랩홀도 있다. 카메라를 표방하고 만든 스마트폰 중에서는 이 제품이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 DSLR 스타일 모드 전환 다이얼이 있다. (출처 : 코닥)

2100만 화소 소니 센서가 탑재됐고 조리개는 F2.0으로 당대 스마트폰에 비하면 약간 밝은 편이다. 위상차 AF와 광학식 손떨림 보정도 지원한다. 디지털카메라처럼 HDR·풍경·인물·스포츠·매크로·야간·파노라마·보케 같은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며 앱에서 DSLR 다이얼처럼 생긴 버튼을 돌려 전환 가능하다.

하지만 카메라 사양이 특출난 건 아니다. 센서는 다른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것과 비슷하고 조리개 조절도 불가능하다. RAW 촬영도 지원하지 않는다. 광학 줌도 불가능하다. 사실상 코닥 이름이 붙은 일반 스마트폰이라는 평이다.

◆ 카메라 사업부가 만든 스마트폰, 파나소닉 DMC-CM1

파나소닉 루믹스 DMC-CM1 (출처 : 파나소닉)

파나소닉 카메라 사업부가 만든 카메라 모양 스마트폰도 있다. 2014 포토키나에서 공개된 DMC-CM1은 외관으로 보나 하드웨어 사양으로 보나 영락없는 디지털카메라다. 전화 기능을 지원할 뿐이다.

2010만 화소 1인치 센서와 환산 28mm F2.8 라이카 렌즈를 탑재했다. 데일리 스냅 카메라로 쓰기 적합한 화각이다. 디지털카메라처럼 기계식 셔터가 내장돼 있으며 렌즈 링으로 설정값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RAW 촬영도 지원해 정말 디지털카메라처럼 활용하는 게 가능하다. 4K 녹화도 지원하지만 초당 프레임 수는 15fps에 불과해 활용도는 떨어진다.

국내에 출시된 제품은 아니지만 해외 직구로 들여온다면 SKT와 KT 통신사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단,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제대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삼성 갤럭시 줌 2 (출처 : 삼성전자)

이전에는 디지털카메라에 전화 기능을 이식한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디지털카메라 조작계와 손맛을 유지하면서 스마트폰의 통신 기능과 다양한 앱 환경, 그리고 SNS 접근성을 취했다. 더 큰 센서를 탑재하기 용이해 화질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부피가 커 휴대성이 떨어졌다.

최근 스마트폰은 상당히 소형화된 편이다. 대형 센서나 부피가 큰 광학 줌 렌즈 대신 자주 쓰이는 화각 두세 가지를 함께 탑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두께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센서 크기를 키우기는 어려워졌다. 대신 한층 발전한 이미지 처리 기술로 촬영 결과물의 품질을 보완하고 있다.

당분간 이 트렌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 번 휴대성에 집중하기 시작한 이상 두툼했던 옛 스타일로 되돌아가긴 어렵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다. 최근 스마트폰은 점점 비슷한 형태로 일원화되는 추세며 특이한 제품도 손에 꼽는다. 과연 갤럭시 카메라처럼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제조사가 앞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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