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엔 지나간 영광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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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하나가 혜성과도 같이 나타났습니다. SNS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정도가 떠오르죠.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성공적인 SNS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음성 전용 서비스 클럽하우스는 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한 자리 차지하게 됩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SNS와 차별화를 뒀습니다. 음성으로 소통한다는 점이 핵심이었죠. 방에 들어가 안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에서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받는다면 클럽하우스에서는 누구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된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장소나 시간 제약이 적은 데다 다소 딱딱하고 정제된 언어를 주고받는 방송 매체와는 달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고 갔죠. 대화를 녹음하는 기능이 없어 불편할 만도 한데 오히려 기밀성이 유지된다는 장점으로 여겨지면서 사용자들을 안심시켰죠.

SNS 플랫폼들이 너도나도 이용자를 모셔가기 위해 혈안인 가운데 지인을 통해 초대장을 받은 이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독특한 가입 시스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서비스 초기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만을 지원했는데 클럽하우스를 하기 위해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클럽하우스의 행보는 거침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이후 클럽하우스 하루 평균 사용자수는 80%나 감소했습니다. 앱으로만 서비스되다 보니 앱 다운로드 수치가 중요한데 다운로드수도 하락 추세입니다. 현재 다운로드수는 정점을 찍었던 6월 이후 90% 이상 급감했습니다. 한때 앱스토어 1위에 오르고 전 세계 이용자 1000만 명을 넘어섰던 과거는 지나간 영광이 됐습니다. iOS보다 더 많은 사용자가 이용 중인 안드로이드 기반 앱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큰 흐름을 바꿔놓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야 정확한 수치로 확인된 것이지 클럽하우스의 성공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은 전문가들과 매체를 통해 꾸준히 나왔습니다.

하락 요인으로 지목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경쟁 서비스의 대거 출현입니다. 트위터에서는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 스페이스(Space)를 출시했습니다. 기존 서비스에 해당 기능을 추가한 형태라 접근성은 더 높죠. 트위터는 클럽하우스 인수를 고려하기도 했던 기업입니다. 당시 앱 가치는 40억 달러였습니다. 트위터가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페이스북에서도 음성 전용 실시간 대화 서비스인 라이브 오디오 룸(Live Audio Room)을 선보였습니다. 발언자는 최대 50명이지만 청취자 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자막도 자동 생성해줘 편리함을 더했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그린룸(Greenroom)을 출시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선보인 첫 SNS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클럽하우스와 유사하지만 녹음 기능을 제공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뒤 팟캐스트로 배포하는 일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었습니다.

텔레그램, 디스코드, 링크드인, 슬랙에서도 음성 대화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히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해요.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데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놓은 플랫폼들이 신생 기업의 기술을 모방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클럽하우스도 억울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NURPHOTO)

클럽하우스는 투자 유치로도 각광받았습니다.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 투자 회사 안드리슨 호로위츠가 일찍이 기업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1200만 달러 투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DST글로벌, 타이거글로벌도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클럽하우스의 기업 가치는 1억 달러였는데 몇 달 뒤 10억 달러로 껑충 뛰어오릅니다. 출시 1년도 안 돼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한 것은 분명 놀라운 성과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벤처 투자 업계에서도 클럽하우스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고 전해집니다.

대화가 목말랐던 사람들에게 클럽하우스는 반가운 존재였을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이 묶였던 사람들은 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함께 보냈습니다. 클럽하우스가 서비스를 시작한 2020년 4월은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 증가로 많은 국가가 일상으로 회복하고 있죠. 최근 변종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다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코로나라는 긴 터널의 끌이 멀지 않았다는 분위기는 전과 다른 부분입니다.

희박한 수익 창출 기회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클럽하우스는 플랫폼 내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능을 소개한 바 있어요. 크리에이터가 사용자로부터 후원을 받아 돈을 버는 기능이죠. 사용자가 기부한 금액 100%를 창작자에게 전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른 플랫폼들이 많기 때문에 그다지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못했습니다.

클럽하우스를 창업한 폴 데이비슨 (출처:NYT)

유명 크리에이터를 유치하려 크리에이터 퍼스트(Creator First)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자를 공개 모집을 하기도 했습니다. 경쟁을 통해 음악, 대중문화, 코미디, 사진, 음식 등 다양한 주제별 크리에이터를 선발했습니다. 선발된 크리에이터는 장비 지원, 게스트 섭외, 홍보와 같은 제작 전반을 지원받게 됩니다. 금전적인 보상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어요. 크리에이터 퍼스트에 선발된 익명의 창작자는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삶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럽하우스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례도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사용자나 제작자, 업계 관계자들에게 회사가 파악한 정보를 일체 공유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돼요. 당장 누구에게 광고가 전달되는지 궁금한 광고주들에게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에요.

최근 클럽하우스 창업자 폴 데이비슨은 미국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이 개최한 공개 행사에 참석해 클럽하우스 앱이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롤러코스터처럼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성장보다는 꾸준하고 일관된 성장을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급격한 성장으로 지금의 모습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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