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가 염탐했다! ‘Z세대’ 스마트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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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서 2000년대까지, X세대·베이비붐 세대는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는 자녀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반면, M세대는 실컷 혼이 나면서도 반짝이는 한때를 보냈죠. 세이클럽, 네이트온, 버디버디, 싸이월드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메시지를 주고받고, 마음을 나누고, 사랑과 우정을 기약하기도 했죠.

M세대가 덜컥 커버린 지금. “아니, 요즘 젊은 애들은 말야…”라며 앞선 세대들이 했던 말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벌써 꼰대가 되어 버린 걸까요?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런 생각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에디터도 밀레니얼 세대이기 때문이죠.

성인이 돼서야 스마트폰을 처음 만났고, 기껏 활용해봤자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을 하는 게 전부였거든요. 사실 지금도 인터넷 뱅킹, 웹 서핑,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이 추가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Z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레 인터넷을 사용했어요. 모바일 기기를 한몸처럼 지니고 다니죠. 스마트폰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요. 소통의 창구로, 공부의 수단으로, 간접 체험의 공간으로요. Z세대를 이해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들의 스마트폰 활용법을 탐구하고, 직접 체험해봤어요.

*베이비 붐 세대 : 6·25 전쟁 이후나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태어난 세대로 1955년부터 1974년까지의 출생자를 가리킴.

*X세대 : 베이비 붐 이후의 세대로, 무관심·무정형 등을 특징으로 함.

*M세대 : 밀레니엄 세대 혹은 모바일 세대라 불리며, 1982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출생자를 가리킴.

*Z세대 : 2000년~2012년 사이에 태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

단짝 친구끼리 꼭 한다는 위치 추적 앱 ‘젠리(Zenly)’ 🙌

Z세대의 스마트폰 문화 중 가장 놀라웠던 건 바로 단짝 친구끼리의 필수 앱 ‘젠리(Zenly)’예요. 젠리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친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본인의 위치까지 공유하는 앱이에요. 친구와 연동하면 서로의 스마트폰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어느 장소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죠. 심지어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 함께 했는지, 마지막으로 만난 건 언제인지 자동으로 기록돼요.

Z세대가 된 마음으로 한번 젠리를 해봤어요. 실제 고교 시절 단짝 친구를 졸라 함께 젠리 앱을 깔았어요. 몇 시간 해보고 난 첫 느낌은 ‘무섭다’라는 거였어요. 실시간으로 너무 많은 정보가 공유되더라고요. 이동 중일 때면 친구가 “어디로 누구를 만나러 가냐”라며 추궁하기도 했어요. 집에서 자고 있으면 ‘수면 중’이라고 표시가 떠 “자니?” 연락이 오기도 했고요.

출처 : Zenly

친구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도 신기했어요. 걸어서, 자전거로, 자가용으로 서로에게 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나타나더라고요. 이 기능은 약속이 늦는 친구를 재촉할 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친구는 젠리 앱의 인터페이스가 아이폰과 비슷하고, 예쁘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했어요. 새로 겪는 문화가 신기해서인지 젠리 앱을 한동안 만지작거렸죠.

하지만 젠리 앱을 사용하면 배터리가 정말 빨리 닳았어요. 스마트폰도 금방 과열돼 불편했고요.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노출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도를 기반으로 유대감을 쌓는다는 신선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8시간 26분 동안 집에 있는 중’, ‘24분 째 어딘가를 향해 걷는 중’이라는 상세한 이동 내역이 뜰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혔어요.

출처 : Zenly

물론 이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알리고 싶지 않으면 ‘얼음 모드’를 통해 위치 정보를 안 나타내면 돼요. 얼음 모드를 활성화하면 마지막에 있었던 위치에 고정돼 움직이지 않거든요. 아니면 ‘안개 모드’를 통해 대략적인 위치만 표시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어요.

젠리는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는 앱이에요. ‘실시간 위치 추적’이라는 기능은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악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꼭 유념하여 사용하면 좋겠어요.

학교 끝나고 ‘제페토’에서 만나, Z세대만의 놀이터 🌇

제페토(Zepeto)는 출시한 지 세 달 만에 다운로드 수 1,200만 건을 달성한 메타버스 앱이에요. 전 세계 가입자의 80%가량은 10대라고 하니, 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건 확실하네요.

Z세대는 하교 후에 제페토에서 모이기로 약속을 한대요. 왜 하필 제페토에서 만나냐고요? 원하는 모습으로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시국에 따라 비대면을 선호하는 추세기도 하고요. 제페토에는 정말 다양한 맵이 존재해요. 영화 속 명소, 한강, 놀이공원까지. 여러 명의 친구들이 옷을 비슷하게 맞춰 입고 가상 공간에서 사진을 찍는 게 제페토 속 유행이라고 해요.

출처 : 제페토

하지만 제페토에서도 꼭 지켜야 할 문화가 있대요. 허락 없이 서로의 사진을 찍지 않는 거예요. 실제 현실에서도 본인의 동의 없이 사진을 몰래 찍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제페토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제페토에서는 인기 있는 유저나 스타일링이 예쁘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실례가 되는 일이래요. 사진을 찍을 땐 꼭 허락을 구하고, 맵 내 포토존이 있다면 줄을 서 차례대로 사진을 찍어야 한대요. 처음 보는 사이라면 존댓말은 필수. 생각보다 현실만큼 세세한 질서가 정립돼 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출처 : 제페토

제페토에서는 현실의 돈으로 살 수 있는 유료 화폐가 있어요. 바로 ‘젬’이에요. 아바타 의상이나 액세서리의 일부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젬으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있어요. 실제 명품 브랜드 스토어도 입점해있어요. Z세대는 제페토 속에서 구찌, 크리스찬 루부탱, MLB 등 브랜드의 옷을 사기 위해 젬을 쓴다고 해요. 구찌에서 제페토에 정식으로 출시한 의상, 핸드백, 액세서리는 60여 종이 있는데요. Z세대는 아직 직접 살 형편은 안되지만 제페토에서는 갖고 싶은 명품을 사 입는대요.

카카오톡 ‘옾챗방’, A부터 Z까지 다 함께 할 수 있다 📱

카카오톡은 ‘오픈 채팅방’ 기능을 통해 자신의 본 계정을 드러내지 않고 대화방을 개설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보통 모임 구성원을 구하거나,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용도로 쓰이는 줄만 알고 있었죠. 하지만 Z세대에게 오픈 채팅방은 ‘옾챗방’이라 불리는 하나의 커다란 SNS였어요. 관심 분야와 쓰임새에 따라 아주 다채롭게 변하는 네트워크였죠.

먼저 또래 간 교제를 위한 방에는 ‘감정 쓰레기통방’, ‘디스코드 수다방’, ‘SNS 맞팔방’이 있었어요. 감정 쓰레기통방에서는 누군가 속상한 일이 있어 이를 토로하면, 대화방 속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해 줘요.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디스코드(Discord)’로 대화를 나눌 상대를 찾는 사람도 많았어요. 보이스톡이 아닌 디스코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카카오톡 본 계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보다 깔끔한 음질로 통화를 하기 위함이라고 해요. SNS 맞팔방은 인스타그램에서 서로를 팔로우하고 소통할 사람을 구하는 방이에요. 서로 팔로워를 늘리는 동시에, 온라인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죠.

출처 :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검색 내역

공부를 위해 존재하는 방도 많았어요. ‘이과방’, ‘수학 질의응답방’, ‘의대 목표방’, ‘실시간 비대면 독서실 방’ 등 서로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으는 옾챗방도 많이 존재하더라고요. 모르는 수학 문제를 찍어 올리면 실시간으로 누군가 문제를 풀어 해설까지 해줘요. 질문을 한 사람은 풀이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대답해 준 사람은 문제의 원리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자동으로 학습 효과를 누리는 거죠. SNS를 공부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니, 놀라운 대목이었어요.

괴상한 어투의 ‘플로타곤’ 상황극, 어쩐지 중독성 있는걸? 🎭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웬 이상한 영상을 하나 띄워줬어요. 캐릭터가 딱 게임 ‘심즈’처럼 보이길래, “심즈로 만든 드라마인가?” 한 번 틀어봤어요. 자세히 보니 심즈로 만든 건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캐릭터가 한국어를 구사하긴 하는데… 억양이 영어와 한글을 섞어 쓰는 것처럼 어눌하달까요. 근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대부분의 영상이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의 각양각색 유형을 통찰해 상황극을 구현하는 형식이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MBTI’가 접목된 영상이 유난히 많았어요. 이 영상을 만들고 보는 것이 Z세대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이 영상은 바로 ‘플로타곤’이란 앱을 통해 만들어졌어요. 플로타곤은 직접 만든 아바타로 장소와 인물, 상황까지 설정해 하나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해외 앱이에요. 앱을 실행해 보니, 영상에서 어눌한 말투가 구현되는 이유가 있었어요. 자막을 영어로만 쓸 수 있더라고요. 영어로 쓴 한글이 원어민의 억양으로 출력되다 보니 말투가 어눌하게 느껴졌던 거죠. 하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매력 포인트가 되었어요. 대사를 듣고만 있어도 괜히 웃기거든요.

출처 : 플로타곤

그리고 유튜버를 하기엔 얼굴을 드러내기 싫고, 애니메이션으로 내 캐릭터를 제작하는 건 무리일 것 같고, 영상은 제작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제격인 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수많은 Z세대는 유튜브에서 플로타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많은 조회 수를 얻고 있어요. 플로타곤은 어느새 유튜브 조회 수 ‘치트키’라는 수식어까지 붙었어요.

☝ M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Z세대의 스마트폰 활용 탐구, 한 줄 정리!

→ 젠리 : 숨길 것 하~나 없는 친구와 유대감을 나누는 우리만의 지도 (배터리 광탈 유의!) 👭

→ 제페토 : 언제 어디서든 친구들과 예쁜 옷 입고 훌쩍 떠나 ‘인생 샷’ 건져오는 즐거운 소풍 🤡

→ 옾챗방 : 각양각색 사람과 지식을 나누고, 유대감을 쌓고, 목표를 위해 함께 정진하는 거대한 커뮤니티 💻

→ 플로타곤 :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 웃긴 상황과 대사 만으로 쉽게 흥행시킬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 툴 🎬

사실 이렇게 Z세대의 문화를 살펴보고 체험해 봐도 전부를 이해할 순 없을 거예요. 성인이 돼서야 스마트폰을 처음 만진 M세대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한 세상에 발을 들여,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연결한 Z세대는 다를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메타버스의 발전이 진정한 인간적 교류를 해치는 건 아닐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자연스레 누군가를 대면할 일은 적어지고, 온라인 속 시간은 점점 늘어날 테니까요. 분명 직접 만나 눈을 보고 소통하는 것과 아바타를 대신 세워 이야기하는 건 다른 관념일 거예요.

Z세대의 스마트폰 문화는 분명 건강한 점도, 해로운 점도 있을 거예요. 양날의 검은 자신이 검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리죠. 가장 중요한 건 Z세대가 취사선택을 통해 다채로운 스마트폰 문화 속에서도 올바른 자아를 만들어나가고 성장하는 거예요. 모든 세대가 기술의 발전이라는 소용돌이 속,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키고 살 수 있길 바라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연우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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