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6세대 아이패드 미니 화면에 담긴 이야기

- Advertisement -

6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됐습니다.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나온 것이 2012년 10월이니 벌써 10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6번째 세대인 것을 보면 생각보다 세대교체가 잦지는 않은 듯합니다.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나올 때 아이폰5를 쓰던 것을 생각해 보면 그 변화의 간격도, 폭도 크지 않았다는 점이 더 와닿을 겁니다.

그래서 새 아이패드 미니의 변화는 기대도, 흥미도 큰 것 같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1~5세대를 이어온 디자인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고, 아이패드 프로, 그리고 아이패드 에어와 한 가족을 이루는 형제 기기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보다 아이패드 미니와 다른 아이패드의 간극이 훨씬 큽니다. 운영체제만 같을 뿐 역할과 목적이 완전히 다른 것이지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미니를 함께 쓰는 것이 이상하게 비칠 수 있지만 실제로 쓰는 입장에서 아이패드 미니는 다른 기기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존재 의미 ‘화면 크기’

네, 사실 아이패드 미니의 가치는 화면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시장의 요구 사항, 그리고 8인치 내외의 소형 태블릿에 대한 의미를 가장 요즘의 시선으로 풀어낸 것이 아이패드 미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는 지금 8.3인치부터 10.2인치, 10.9인치에 아이패드 프로의 11인치, 12.9인치까지 무려 5가지의 화면으로 나뉩니다. 10~11인치 사이의 화면은 역시 아이패드의 기본이 되고, 더 큰 화면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들을 위해 12.9인치 화면이 더해진 것이지요. 화면이 커지는 이유는 콘텐츠를 보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그림을 그리고, 영상과 사진을 편집하고, 문서를 만드는 등 우리가 PC로 하던 생산적인 일들을 대신하면서 더 넓은 스케치북, 노트, 작업 화면이 필요하게 된 이유가 큽니다.

그런데 아이패드의 처음을 돌아보면 애초 ‘쇼파용 기기’로 등장했습니다. 어디에 들고 다니면서 쓰는 것보다는 실내에서 노트북보다 편하게 게임이나 영상, 전자책을 보는 기기라는 것이 처음 아이패드를 바라보는 시선이었지요.

스티브 잡스는 2010년 1월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기기로 소개했습니다. 노트북을 쓰기에는 조금 과하고, 스마트폰을 쓰기에는 작은 화면이 아쉬운 상황에 아이패드가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당시 그 자리에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들어간 ‘넷북’이 있었습니다. 넷북은 콘텐츠를 소비하기에도 괜찮았고, 키보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생산성에 대한 부분을 채워주긴 했습니다. 하지만 성능은 부족했고, 무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더 작은 기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당시의 바람이었지요.

아이패드는 딱 그 부분을 채워주는 기기였습니다. 대신 스티브 잡스는 이 크기의 기기는 생산성보다는 콘텐츠의 손쉬운 소비가 더 옳다고 봤습니다. 한편으로는 ‘큰 아이폰’이라는 비꼼이 뒤따르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아이패드가 태블릿 시장을 열고, 확실한 자리를 다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큰 화면이 주는 경험이 다르다는 것이었지요. 같은 역할을 하는 앱이지만 아이패드용 앱은 더 넓은 화면으로 분명히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콘텐츠 소비’에 적합한 화면 크기는?

지금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이 통합되는 경우가 많지만 한동안 아이패드용 앱을 따로 만들어 파는 것이 한동안 유행했던 것을 보면 어쩌면 애플보다도 앱 생태계가 아이패드의 가치를 더 빨리 깨달은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와 함께 등장한 애플의 실리콘 A4 칩은 매년 세대교체를 하면서 성능의 한계치를 깼고, 이제는 이에 기반한 M1 시리즈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애플도, 앱 생태계도, 그리고 아이패드의 이용자들도 욕심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아이패드 프로가 등장했고, 이는 다시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의 자리를 새롭게 다지는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무도 아이패드의 생산성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뿐 아니라 아이패드 에어, 그리고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9세대 아이패드까지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콘텐츠 소비에 대한 부분은 아이패드 미니로 넘어갔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애초에 코트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졌지요. 아이폰보다 큰 화면과 기존 아이패드보다 갖고 다니기에 편한 기기라는 포인트를 짚어서 만든 제품인 것이지요. 10인치를 넘나드는 아이패드와는 목적이 다르지만 뚜렷합니다. 바로 콘텐츠의 소비입니다.

아이패드의 화면 변화, 시장의 요구에 반응한 결과

아이패드 미니 화면의 변화는 그 부분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가로 화면만큼 세로 화면의 비중이 함께 고민되던 초기 아이패드의 4:3 비율은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16:11로 넓어졌고, 아이패드 미니는 16:10.5 정도로 더 길어졌습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4:3이의 비율은 16:12이니까 숫자로 보면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차이는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영상을 볼 때의 차이는 이전 세대 아이패드 미니와 다른 기기처럼 보이지요. 또한 웹툰처럼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콘텐츠를 보기에도 이 긴 화면은 매력적입니다.

보는 것뿐 아니라 게임을 비롯해 ‘손으로 만지는’ 여러 가지 앱들도 가로 화면에 더 많이 최적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이패드의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늘어나면서 PC에서 하던 일들이 더 많이 아이패드로 옮겨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왼쪽과 오른쪽에 메뉴가 자리 잡는 가로 화면이지요. 가로 화면이 우리에게 익숙한 일들이 아이패드에 담기는 것입니다.

실제로 애플의 키노트에서도 대부분의 데모가 가로 화면이었고, 쓰는 동안에도 가로로 쥐는 것이 더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앱이 가로, 세로를 바꿔가면서 쓸 수 있도록 짜여 있지만 포토샵, 루마 퓨전, 오피스 등을 쓸 때 우리가 어떤 화면에 더 익숙해져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앱의 흐름도 당연하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를 두고 ‘가로 방향이 기본’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기기를 보면 그런 의도가 없지 않습니다. 기존 아이패드 미니가 세로 기준으로 전원 버튼은 윗면의 오른쪽, 음량 조절 버튼은 오른쪽 면의 위쪽에 두었는데, 6세대 아이패드 미니는 음량 조절 버튼을 윗면의 왼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품을 돌려서 가로로 쥐어 보면 오른손 검지에 음량 조절 버튼이 닿습니다.

조도 센서도 카메라 옆에 있던 것에서 세로 기준 오른쪽 아래에 있습니다. 베젤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짧은 쪽에 센서를 두면 가로로 쥘 때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손이 안 가는 오른쪽 아래로 자리를 옮긴 것이죠. 그리고 가로 방향으로는 어떻게 쥐어도 화면에 영향을 받지 않지요.

아이패드 미니의 성능은 이미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쓴 전 세대 기기도 느리거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최근 애플의 기기들이 가고 있는 방향성은 이 칩의 성능을 바탕으로 더 편한 여러 가지 지향점의 기기를 만드는 데에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그 변화의 요구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 최호섭

[fv0012]

- Advertisement -

Related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