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이’ 치열한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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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의 핵심은 ‘효율성 개선’에 있습니다. 소위 ‘전성비’라 부르는 와트당 성능비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제조사마다 와트당 성능비를 다르게 설명합니다만, 주로 이전 아키텍처(설계 구조) 대비 동일한 전력을 쓰면서 데이터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구형 로봇 A와 신형 로봇 B가 있는데 둘은 동일하게 10W의 전기를 소모하지만, 로봇 A는 10m를 이동하는 반면에 로봇 B는 15m를 이동합니다. 여러 구조적 개선이 있으니 이뤄낸 결과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는 단순히 전성비를 구현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요. 아무래도 정해진 면적의 웨이퍼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한 웨이퍼에서 반도체 100개 나오는 것과 200개 나오는 것은 다르니까요. 그래서 성능과 함께 경제적인 면도 함께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 부분의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바로 ‘미세공정’이 그것이죠.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는 미세공정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정기술 혹은 기술을 갖춘 파운드리 라인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인텔, AMD, 엔비디아 등 굵직한 물건을 내놓고 있는 제조사들은 미세공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텔·AMD의 미세공정 경쟁, 주고받는 구도로 갈까?

프로세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인텔과 AMD. 현재는 인텔이 미세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과감히 7nm 공정을 도입해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입니다. 인텔은 14nm 공정을 몇 세대에 걸쳐 사용하다 모바일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로 10nm 공정으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인텔이 AMD보다 미세공정 경쟁에서는 조금 뒤처진 느낌입니다.

▲ AMD는 아키텍처에 따라 꾸준히 최신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기 계획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AMD는 차기 아키텍처인 젠4(Zen 4)에서 5nm 공정 도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 중간에는 7nm 공정을 바탕으로 반도체를 쌓아 올린 3D 칩렛(Chiplet)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위에 캐시 메모리를 올리는 구조입니다. 현재 공정도 어느 정도는 미세하기 때문에 이를 다층구조로 집적해 성능을 높이자는 전략입니다.

여기에 인텔도 미세공정 전환에 박차를 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명칭부터 바꿉니다. 현재 10nm 슈퍼핀(SuperFin) 기술에 이어 향상된 슈퍼핀 기술을 가지고 인텔 7, 인텔 4, 인텔 3 등으로 세분화합니다. 이제 nm 단위의 명칭은 쓰지 않을 듯합니다. 참고로 향상된 극자외선(EUV)를 활용한 인텔 3 기반 제품은 2023년 하반기부터 생산될 예정입니다. AMD처럼 다층구조가 적용된 제품도 꾸준히 개발합니다.

▲ 인텔은 미세공정 노드를 브랜드화해서 차별화를 두고자 했습니다

‘옹스트롬(0.1nm)’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는데요. 이를 인텔 20A라고 명명했습니다. 새로운 트랜지스터 아키텍처가 적용된 리본펫(RibbonFET) 기술을 토대로 성능을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상반기에 관련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두 프로세서 제조사의 미세공정 경쟁은 2023년 전후로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그전에 AMD는 젠4 아키텍처가 아닌 현재 아키텍처인 젠3를 개량한 젠3+를 선보인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인텔은 현재 10nm 슈퍼핀 기술을 중심으로 제품 출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12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이 공정이 적용된 첫 데스크톱 프로세서가 될 듯합니다. 인텔 4 기반의 차세대 프로세서는 2022년 후반이나 2023년 상반기 즈음에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미세공정 경쟁도 심화될까?

프로세서 외에 그래픽 프로세서 시장의 미세공정 경쟁도 치열할 전망입니다. 우선 현 세대들의 상황을 보면 이렇습니다. 엔비디아는 8nm 공정을 적용했고, AMD는 7nm 기반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시장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제조사는 최적의 제품을 위해 다양한 기술과 미세공정을 도입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 엔비디아도 제품을 예정대로 선보이고자 더 미세한 제조공정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우선 엔비디아는 2022년에 암페어 아키텍처의 뒤를 이을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없지만, 해외 여러 소식들을 종합해 보면 이번에는 TSMC의 5nm 공정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AMD도 차기 제품군에는 5nm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공정보다는 아키텍처에 의한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나겠네요.

▲ 인텔이 선보일 그래픽 프로세서인 아크는 TSMC 6nm 공정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인텔인데요. 최근 인텔은 그래픽 프로세서 브랜드인 ‘아크(ARC)’를 공개하고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알케미스트(Alchemist)는 게이밍, 고성능 연산용으로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등이 공개됐는데요. 등장과 함께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입니다. 경쟁자가 많으면 소비자는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인텔은 일부 알케미스트 기반의 그래픽 프로세서 생산을 TSMC의 6nm 공정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AMD, 인텔, 엔비디아 모두 TSMC의 품에서 태어날 것 같네요.

‘공정은 거들 뿐’ 효율적인 설계도 중요해

반도체는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고 전기가 통할 수 있는 층을 만든 다음,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부품의 간격을 얼마나 미세하게 만드느냐가 핵심이죠. 같은 공간에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면 더 많은 처리가 가능합니다.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비) 확보도 가능하고요. 물론 생산성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는 부산물까지 존재합니다. 미세공정 경쟁은 이런 복합적인 요소 때문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인텔 폰테 베키오는 여러 미세공정으로 만들어진 실리콘 다이를 타일처럼 구성해 완성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세서, 그래픽 프로세서 등 비메모리 계열 반도체는 다이 면적이 크고 그 안에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됩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그래픽 프로세서는 628㎟의 면적에 280억 개에 달하는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덩치가 클수록 만들기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제조와 효율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인텔이 대표적인데요.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인 폰테 베키오와 차세대 프로세서인 메테오레이크를 보면 성능 외에도 다양한 공정의 실리콘 다이를 타일처럼 구성합니다. 여기에는 인텔 7 공정 외에도 TSMC의 5nm 공정 등이 쓰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과감한 시도를 했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과거 미세공정은 반도체 설계를 구현하기 위한 요소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데 필요한 필수 요소에 가깝다는 인상입니다. 과연 향후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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