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캔슬링 A to Z, 어떤 제품 골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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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하루 출퇴근 시간은 4시간 정도다. 그 시간의 대부분을 버스와 지하철에서 보낸다. 그렇다 보니 이어폰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에 아주 친숙해졌다. 버스의 엔진 소리, 지하철이 덜컹거리는 소리까지 상당히 지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워낙 조용해 대중교통에서 숙면을 취할 때도 있다.

한때 잠깐 일반 이어폰을 사용했는데 대중교통 소음이 이렇게 심했나 새삼 느껴졌다. 결국 새 이어폰을 고를 때 노이즈캔슬링 기능부터 살펴보게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분야는 보스(Bose)가 평정하고 소니(Sony)가 그 뒤를 쫓는 구도였다. 이 두 브랜드의 각축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브랜드에도 노이즈캔슬링이 탑재된 제품이 많다. 성능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써볼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노이즈캔슬링을 응용한 다른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등장해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졌다.

◆ 노이즈캔슬링(Noise Cancelling)이란?

노이즈캔슬링의 원리는 간단하다. 소음과 완전히 반대 파형을 가진 소리를 재생하면 된다. 이를 역위상이라고 한다. 위상이 서로 반대인 두 소리가 겹치면 음파가 상쇄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과 같아진다.

이론과 달리 구현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귀를 막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듣는 소리가 더 작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 점까지 계산해 최적화된 역위상 소리를 발생시켜야 한다. 그리고 귀에 들어오는 소리를 바로바로 상쇄할 정도로 연산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이어폰·헤드폰의 안팎에 마이크를 장착해 해결했다. 외부 마이크는 바깥소리를 수음하고 내부 마이크는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가 어느 정도까지 줄어드는지 파악한다. 두 가지 데이터를 토대로 역위상 소리를 만들어 재생한다.

소니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 QN1 (출처 : Sony)

두 번째 문제는 노이즈캔슬링 전담 칩셋을 탑재하면 해결된다. 소니의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 QN1·QN1e와 자브라의 ANC 프로세서가 대표적인 사례다. 노이즈캔슬링에 특화시킨 프로세서가 탑재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역위상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

기술이 뒷받침해도 노이즈캔슬링으로 주변 소리를 완벽하게 지우는 건 불가능하다. 기술 특성상 낮은 음역대에서 웅웅거리거나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는 잘 지워진다. 반면 사람 목소리나 날카로운 고음역대 소리, 갑자기 발생한 불규칙한 소리는 앞에서는 영 실력발휘를 못한다.

◆ 노이즈캔슬링에서 비롯된 다양한 기능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사용하려면 주변 소리를 모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야 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한 파생 기능이 있다. 주변 소리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들려주거나 증폭시키는 기능이다.

애플 일부 제품은 주변음 허용 모드를 지원한다 (출처 : Apple)

제조사마다 이를 부르는 이름은 다르다. 보스는 ‘어웨어(Aware) 모드’, 소니는 ‘앰비언트 사운드(Ambient Sound, 주변 소리 제어)’, 삼성은 ‘주변 소리 듣기’, 애플은 ‘주변음 허용’, 자브라는 ‘히어쓰루(HearThrough)’라고 부른다. 명칭은 서로 다르지만 대부분 ‘주변’이나 ‘통과’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변 소리 듣기 성능은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에디터가 들어본 제품 중에서 소니 WF-1000XM3, WF-1000XM4, WH-1000XM4의 앰비언트 사운드는 실제로 들리는 것보다 먹먹하게 느껴졌다. 삼성 갤럭시 버즈 프로와 라이브는 좀 더 선명한 편이었다. 애플 에어팟 프로와 자브라 엘리트 85T는 주변 소리의 방향까지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게 들려 이어폰을 뺄 일이 전혀 없었다.

주변 소리를 증폭해서 들려주는 제품으로는 갤럭시 버즈 플러스와 프로가 대표적이다. 주변 소리를 최대 20데시벨(dB)까지 증폭해 맨 귀로 듣는 것보다 훨씬 크게 들린다. 갤럭시 버즈 프로의 주변 소리 증폭 기능은 난청 환자가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며 보청기 평가 기준까지 충족한다. 아무래도 이어폰으로 주변 소리를 재생하다 보니 이질적인 느낌이 있지만 소리가 깨지거나 음질이 저하되지는 않아 인상적이었다.

소니의 ‘음성에 집중’ 옵션처럼 일부 음역대만 골라 들려주는 필터링 기능도 있다. 사람의 목소리가 포함된 중음역대만 통과시키고 나머지 음역대는 제거하는 기능이다. 단, 사람마다 목소리 음역대가 조금씩 다르다 보니 목소리 톤에 따라 제대로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소음도 음역대가 맞으면 통과되다 보니 노이즈캔슬링 성능은 기대하기 어렵다.

소니 ‘퀵 어텐션’ 기능 (출처 : Sony)

노이즈캔슬링과 주변 소리 모드 간 전환을 간편하게 하는 기능도 개발되고 있다.

소니 노이즈캔슬링 이어폰·헤드폰에는 ‘퀵 어텐션’이라는 기능이 있다. 한 쪽 유닛을 손으로 덮으면 일시적으로 음악 소리를 줄이고 주변 소리를 들려주는 모드다. 잠시 짧은 대화를 주고받을 때나 대중교통에서 안내방송을 들어야 할 때 유용하다.

착용자가 말하는 것을 인식해 일시적으로 노이즈캔슬링 모드를 전환하는 제품도 있다

소니의 ‘스피크 투 챗(Speak-to-Chat)’, 삼성의 ‘대화 감지’ 기능은 착용자가 말하는 동안 노이즈캔슬링을 잠시 끄고 주변 소리를 들려준다. 이어폰·헤드폰이나 스마트폰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된다.

위치 정보나 주변 환경을 인식해 모드를 전환하는 기능도 있다. 차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에는 노이즈캔슬링이 켜진다. 사용자가 걷는 동안에는 위험 요소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주변 소리 듣기 모드가 활성화된다. 집에 돌아오면 노이즈캔슬링이 다시 활성화된다. 여러 브랜드에서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데, 꽤 유용하지만 간혹 GPS 정보가 잘못 인식돼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 이어폰·헤드폰 고를 때 노이즈캔슬링과 파생 기능도 살펴보자

무조건 조용한 환경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던 노이즈캔슬링 시대는 지났다. 상황이나 목적에 따라 오히려 주변 소리를 활용하는 제품도 많아졌다. 그렇다 보니 최근에는 이런 파생 기능도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됐다.

단,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일장일단이 있고 호환성이나 가격, A/S 같은 다른 기준도 고려해야 하므로 어느 제품이 정답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자신이 주로 사용할 기능이 무엇인지,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브랜드는 무엇인지, 어떤 브랜드의 서비스센터가 가까이 있는지, 얼마까지 지불할 수 있는지 복합적으로 따져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브랜드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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