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SSD 논란…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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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 SN550

저장 장치 제조사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 구설에 휩싸였다. 중급형 SSD ‘SN550’의 부품 사양을 조용히 낮춘 게 뒤늦게 들통났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해외 PC 매체 ‘오버클럭3D’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2021년 6월부터 SN550의 일부 사양을 변경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3D TLC 낸드 메모리 대신 3D QLC 방식의 메모리를 탑재했다. 펌웨어도 이에 맞춰 새로 적용돼 기존 제품에는 새 펌웨어가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른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사양이 변경된 SN550의 성능이 이전보다 떨어졌다고 전했다. 평상시에 읽고 쓰는 속도는 비슷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때 쓰기 속도가 훨씬 많이 느려졌다. 더 낮은 등급의 제품인 SN350과 비슷한 수준이다. QLC 방식의 메모리를 탑재한 탓이다.

◆낸드 메모리 방식, 어떤 차이 있나

TLC와 QLC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웨스턴디지털은 왜 SN550의 낸드 메모리 방식을 QLC로 바꿨을까.

대표적인 낸드 플래시 방식 4가지 (출처 : Donanimhaber)

SSD에는 낸드 플래시(NAND Flash)라는 메모리가 사용된다. 낸드 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저장 공간 단위인 ‘셀(Cell)’로 구성된다. 낸드 방식은 한 셀에 데이터를 몇 비트까지 저장하는지에 따라 나뉘는데 최근에는 SLC·MLC·TLC·QLC 등 4가지가 주로 쓰인다.

하나의 셀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는 SLC(Single Level Cell)가 1비트, MLC(Multi Level Cell)가 2비트, TLC(Triple Level Cell)가 3비트, QLC(Quadruple Level Cell)는 4비트다. 언뜻 보면 QLC가 셀 하나당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니 마치 좋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QLC는 데이터를 읽고 쓸 때 각 셀마다 전자를 주입해야 하는 횟수가 훨씬 많다. 1비트의 데이터를 도출하기 위해 SLC가 전자를 1번만 주입한다면 QLC는 평균 3.75회 주입해야 한다. 데이터를 입출력하는 시간이 그만큼 오래 걸리고 속도도 느려진다.

4가지 방식 중에서는 SLC가 가장 빠르고 안정성도 높다. 하지만 다른 방식에 비해 제조 원가가 비싸고 용량을 늘리기 어려워 소비자용 제품보다는 기업용으로 쓰인다. 일반 소비자용 SSD에는 주로 MLC와 TLC 방식이 적용된다. MLC는 SLC에 비해 제조 원가가 저렴하고 성능이 준수해 플래그십 제품에 사용된다. TLC는 중저가형 제품에, QLC는 보급형 SSD에 주로 사용된다.

이번에 웨스턴디지털이 SN550의 낸드 방식을 바꾼 이유는 ‘원가 절감’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QLC 방식의 제조 원가는 TLC보다 30% 저렴하다.

◆ TLC→QLC… 얼마나 달라질까

웨스턴디지털은 낸드 사양을 조용히 변경하면서 영원히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의외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더 낮은 등급의 낸드가 사용됐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SN550에 적용된 ‘SLC 캐싱’ 덕분에 최대 쓰기 속도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SLC 캐싱은 저장 공간의 일부를 임시로 캐시 메모리처럼 사용하는 기술이다. 캐시 메모리로 지정된 영역은 원래 방식이 무엇이었는지에 관계없이 SLC 방식처럼 사용된다. 하나의 셀에 데이터를 1비트씩만 저장해 SLC에 준하는 속도를 낸다.

WD SSD 3종 속도 테스트. 샌디스크 울트라는 기존 SN550과 동일한 제품이다. (출처 : 톰스하드웨어, EXP리뷰)

SN550의 캐시 메모리 용량은 12GB다. 따라서 이보다 작은 데이터를 쓸 때에는 TLC·QLC 모델 모두 충분히 빠른 쓰기 속도를 보인다. 중국의 리뷰 사이트 ‘EXP리뷰’에서 테스트한 결과 두 모델 모두 캐시 메모리의 용량(12GB)보다 작은 데이터를 저장할 때 쓰기 속도는 2GB/s 전후로 측정됐다.

하지만 캐시 메모리보다 큰 데이터를 저장하려고 하면 용량이 초과되는 부분부터 쓰기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사양 변경 이전에 출시된 모델은 849MB/s, 이후 모델은 390MB/s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보통 한 번에 12GB보다 큰 데이터를 복사할 일은 별로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용자는 SSD의 쓰기 속도가 이상하리만치 느리다는 걸 체감하기 어렵다.

낸드 방식이 다르다 보니 수명이 짧아진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행히 이 문제는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될 듯하다. 통상 QLC의 수명은 TLC의 3분의 1 정도다. 비율만 보면 몇 년 못 쓰고 금방이라도 고장 날 것만 같다. 하지만 기존 SN550의 평균 수명은 170만 시간(약 194년)에 달한다. QLC 방식으로 바뀌어도 충분히 오래 사용할 수 있다.

◆ 실사용 별 차이 없어, 하지만 주의는 필요

정리하자면, 데이터를 쓰는 속도는 한 번에 12GB 이상 복사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큰 차이가 없다. 줄어들었다는 기대 수명도 컴퓨터 교체 주기에 비하면 여전히 훨씬 길다.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말이 일부 소비자에게는 통할지도 모른다. 웨스턴디지털도 이 점을 생각해 굳이 낸드 방식을 바꿨다고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부 상황에서 쓰기 속도가 이전보다 크게 저하된다는 점, 여전히 길다고 하지만 엄연히 기대 수명이 줄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제조 원가를 절감했다는 점은 웨스턴이미지가 쌓아올린 신뢰와 이미지에 먹칠하기 충분했다.

특히 온라인에 게시된 SN550 관련 리뷰나 상세 정보는 대부분 TLC 방식이었을 때 제작됐다. 차후에도 소비자들이 이런 콘텐츠를 보고 TLC SSD인 줄 알고 SN550을 구매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 점은 웨스턴디지털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웨스턴디지털은 차후 SSD의 사양이 변경될 때 새로운 모델 번호를 적용해 구분하겠다고 공지했다. 또한 이번에 논란이 된 SN550 QLC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고객 서비스 팀에 연락하면 제품을 교체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단 이는 웨스턴디지털 본사 입장이며 국내 유통사와 판매점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정책에 따라 낸드 방식의 차이가 반품 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가급적 논란이 없는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재로써 가장 바람직한 소비다.

SN550의 펌웨어 버전을 통해 낸드 방식을 구분할 수 있다. 사양 변경 이전 모델은 211로 시작하고 QLC로 바뀐 모델은 233으로 시작한다. (출처 : 톰스하드웨어)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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