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아이패드 미니…화면 더 커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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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공개됐습니다. ‘드디어’라는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공개됐던 게 2012년이니까, 올해가 10년째 되는 해지요. 하지만 그 사이에 디자인의 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라고요? 네, 사실 잘 모르시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아주 조금씩 달라졌어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커졌습니다. 케이스가 조금 커진 건데, 이 때문에 아이패드 미니라고 해도 액세서리가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아이패드 미니는 오랫동안 이어진 무성한 소문 속에서 등장했습니다. 더 작은 아이패드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용자들은 더 작은 아이패드를 떠올렸겠지만 애플 입장에서는 더 작은 화면에 대한 고민이 훨씬 컸을 겁니다.

당시만 해도 애플은 디스플레이 크기를 바꾸는 데에 상당히 인색하다는 평을 받던 때였습니다. 남들이 쑥쑥 큰 화면, 작은 화면을 낼 때 애플은 정해진 화면 크기를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었지요.

그 이유는 원가 등의 이유가 아니라 개발 환경 때문입니다. 애플은 정해진 화면 크기, 그러니까 해상도를 딱 잡아 두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들은 몇 가지 화면에 맞춰서 앱을 개발하면 됐고, 모든 애플 기기 이용자가 깨지지 않고 딱 잘 맞는 앱 화면을 볼 수 있었지요. 당시 기기 따라서 화면이 다르게 나오던 안드로이드 환경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일이지요.

그래서 아이패드의 화면을 9.7인치에서 7.9인치로 확 줄이는 것은 발표까지도 긴가민가한 일이었습니다. 놀라운 일이기도 했고요. 애플이 이걸 풀어낸 건 간단합니다. 해상도는 9.7인치 아이패드와 맞추되, 픽셀간 간격은 아이폰과 맞추었습니다. 그러니까 1024×768 픽셀의 해상도를 아이폰3GS의 163ppi로 풀어내면 그 크기가 바로 7.9인치인 것이지요. 이후 2세대에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넘어갈 때도 딱 4배 늘린 2048×1536 픽셀로 326ppi가 됩니다. 아이폰 4, 아이폰 5의 그것과 똑같은 셈입니다.

출시 당시에 이 디스플레이 스펙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아이패드 미니는 조금은 뜨뜻미지근한 행보를 보입니다. 처음에는 전 세대 아이패드와 같은 성능, 같은 해상도를 냈는데, 이듬해 등장한 2세대는 주력 제품인 아이패드 에어2와 화면 크기만 다르고 거의 똑같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력 아이패드에 비해서 하나 뒤에 있는 제품이었다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품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자리가 애매했습니다.

한동안 신제품이 안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5년 4세대 제품이 발표된 이후 2019년 5세대 제품이 나올 때까지 4년 가까운 공백이 있었지요. 단종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놀랄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때 아이폰은 크기를 점점 늘렸고, 아이패드 미니가 주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이를 메우는 가치가 흐트러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5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등장하면서 ‘단종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면 프로세서만 바꾼 제품이기 때문에 아쉬움을 샀습니다. 특히 아이패드 프로가 3세대로 대대적인 변화를 했는데, 아이패드 미니는 아직도 과거의 디자인에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플 펜슬이 더해진 것은 작은 위안이긴 했지만요.

이 5세대 아이패드 미니는 아직까지 쌩쌩합니다.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는 아직 현역으로 충분한 칩이기도 하고, 마스크가 일상이 된 요즘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터치ID는 기기를 다시 보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아이패드 에어가 새 옷을 갈아입은 만큼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갈증은 더 커졌지요.

그리고 드디어 6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발표됐습니다. 화면은 7.9인치에서 8.3인치로 커졌고 해상도도 달라졌습니다. 2266×1488 픽셀 해상도로 비율이 4.6 대 3으로 조금 더 길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는 4.3 대 1의 비율이었는데 이것보다 조금 더 깁니다. 아무래도 미디어 콘텐츠 재생에 조금 더 특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면 크기를 바꾸는 것에 대해 애플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일단 6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픽셀 밀도는 326ppi로 똑같습니다. 사실 화면 비율을 바꾸는 것은 모든 UX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셈인데 이제는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나올 때와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픽셀 단위로 UI를 배치하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비율을 기반으로 앱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화면이 나와도 앱 설계에 큰 영향이 없고, 약간의 최적화 정도로 조금 더 나은 경험을 만드는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신 프로세서는 최신의 A15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씁니다. 여러 정황상 애플은 이 아이패드 미니를 두고 큰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다시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에어와 같은 라인업에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다음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 역시 A15와 이에 기반한 M 시리즈 프로세서를 쓸텐데, 지금으로서는 폼팩터를 바꾸었으니 이제 정규 모델로 매년 업데이트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새 폼팩터는 아직 만져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쉽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의 폼팩터를 그대로 줄여 놓은 것에 가까우니까 말이지요. 터치ID 버튼은 사라졌지만 전원 버튼이 터치ID 역할을 합니다. 화면 테두리의 크기도 거의 같아 보입니다. 크기가 작아졌으니 테두리가 조금 더 넓은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태블릿은 적절한 넓이의 테두리가 있어야 간섭 없이 기기를 쥘 수 있습니다.

기기 옆에 붙일 수 있는 2세대 애플 펜슬을 쓰게 되면서 아이패드 미니는 진짜 다이어리 느낌의 메모장 역할을 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전자책을 읽기에도 편리할 듯 합니다. 이 화면 크기가, 기기 크기가 주는 경험이 바로 아이패드 미니의 의미지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더 큰 화면에서 영상을 보고 이미지 작업이 필요하다면 아이패드 프로를 쓰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가장 대중적으로 이상적인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에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쓰다 보면 큰 것, 작은 것이 역할이 묘하게 다르고, 쓰다 보면 다른 기기라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쉬운 이유인데, 드디어 옷을 갈아 입으면서 그 불안감을 벗어준 것이 새 아이패드 미니의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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