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은 화소 순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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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미징 기술의 발전은 반도체 기술과 함께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빛을 받아 영상신호로 전환하는 이미지센서와 해당 신호를 처리하는 영상처리 반도체(ISP)가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이는 고화질 동영상 시장의 확대, 자동차 전장과 보안 등 기타 관련 산업의 요구사항이 잘 맞물렸기 때문이라 볼 수 있겠네요.

▲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 A7RM4는 6,100만 화소를 집적, 고해상도 사진영상 촬영이 가능합니다.

먼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화소의 혁신은 소니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풀프레임(35mm 필름 면적의 센서) 판형의 센서로 6,000만 화소를 넘어섰지요. 기타 카메라 제조사들이 동일한 판형에서 4,000만~5,000만 화소 사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입니다.

크롭 중형 이미지 센서로 접근하면 현재 후지필름의 GFX 100S가 1억 200만 화소로 가장 많습니다. 여기에서 크롭 중형이라고 언급한 것은 해당 제품의 센서가 일반적인 디지털 중형 판형(645 풀프레임)인 56 x 41.5mm보다 작은 44 x 33mm 크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크긴 크네요.

스마트폰이나 기타 소형 장치에 탑재될 더 작은 이미지 센서는 어떨까요? 이 분야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분위기입니다. 2019년에 공개한 아이소셀(ISOCELL) HM1는 1억 800만 화소를 자랑하며 갤럭시 S20 울트라와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등에 탑재됐죠. 무엇보다 1/1.33인치 크기의 센서 안에 대화소를 집적한 것이 화제였습니다. 1/1.33인치라면 약 9.6 x 7.2mm 정도의 크기입니다. 프리미엄 디지털카메라라고 부르는 제품의 1인치 센서가 약 12.8 x 9.6mm이니 크기가 짐작되실 겁니다.

▲ 삼성전자가 개발한 아이소셀 HP1. 무려 2억 화소가 집적된다고 합니다. (이미지 – 삼성전자 뉴스룸)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최근에는 2억 화소를 집적한 아이소셀 HP1을 공개하기도 했죠. 센서는 1/1.22인치로 조금 더 커졌는데, 삼성전자는 크기 증가를 최소화하고자 화소를 0.64 마이크로미터(0.00064mm)로 미세화했다고 합니다. 아이소셀 HM1의 화소가 0.8 마이크로미터였으니 그 차이가 와닿습니다.

여기에 저조도 환경에 따라 RGB 수광면적을 4개 혹은 16개 단위로 조합하는 카멜레온셀(ChameleonCell) 기술도 처음 적용했습니다. 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약점인 수광능력을 최대한 극복하고자 한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아이소셀 HM1도 저조도에서 주변 9개의 화소를 하나로 묶는 노나픽셀(Nonapixel) 기술이 적용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디지털 이미징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화소가 높을수록 화질이 좋은 것일까?’하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경험하다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화소의 카메라라고 하는데 찍어보면 다르고, 1억 화소라고 강조하던 갤럭시 S20 울트라나 노트20 울트라도 촬영하면 화소 대비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느낌이었거든요. 왜 그런 것일까요?

▲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의 1억 800만 화소 카메라로 기록한 피사체 일부를 100% 잘라낸 결과물. 전반적으로 열화가 상당한데, 이처럼 고화소라고 해서 무조건 고화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화소는 해상도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에 탑재된 아이소셀 HM1 센서는 1/1.33인치 면적에 4:3 비율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1억 800만 화소가 집적되어 있구요. 가로로 1만 2,000 화소, 세로로 9,000 화소가 집적된 것입니다. 해상도는 1만 2,000 x 9,000이 됩니다.

이미지 센서는 정해진 면적(센서 크기) 내에서 최대한 많은 빛을 받는 역할에 초점을 둡니다. 그리고 혼색 없이 정확한 신호를 처리하면 뛰어난 화질의 사진 기록이 가능해집니다. 빛이 충분할 때는 가능하지만, 어두운 저조도 환경에서는 적은 빛이라도 민감하게 받아야 하기에 센서에 전기 신호를 강하게 보냅니다. 고감도가 여기에 기인합니다.

다만 전기 신호를 강하게 보내면서 혼색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을 노이즈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영상처리장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노이즈에 의해 손상된 화소 영역을 최대한 원본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 영역을 뭉개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결과물이 부자연스러우니 적정한 선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이것은 제조사의 몫이 되겠죠.

일반적인 이미지 센서는 정해진 틀 안에서 빛을 처리해야 되므로 화소를 과도하게 집적하지 않습니다. 고화소를 제외한 일반적인 카메라들이 2,000만에서 3,000만 화소 사이를 구성한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여러 영역에서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각 화소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고, 화소와 화소 사이에서 전기적 신호에 의한 노이즈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스마트폰 혹은 초소형 카메라에 탑재되는 센서는 그 크기가 일반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매우 작습니다. 삼성전자도 이 때문에 밝을 때에는 모든 화소를 쓰고, 어두울 때는 일부 화소를 묶어 쓰는 것입니다. 1억 800만 화소 아이소셀 HM1도 어두우면 화소를 9개로 묶어 구성하는데, 비록 1,200만 화소로 기록하더라도 어두운 곳에서 최적의 사진 기록이 가능해집니다. 환경에 따라 선택적으로 고화소 혹은 고감도로 최적의 결과물을 제공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결국 화소는 의미가 없어진 셈이죠.

▲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는 공간 특성상 디지털카메라처럼 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지 센서의 능력을 뒷받침하려면 렌즈도 중요합니다.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와 짝을 이루는 렌즈는 대부분 f/1.8~f/2.8 수준이고, 망원이 있으면 f/3~3.5 사이의 사양을 제공합니다. 이 정도도 훌륭하지만, 공간적 제약이 있는 스마트폰 구조상 고품질의 렌즈를 탑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와 달리, 디지털카메라는 제약이 적은 편입니다. 정해진 판형에 따라 최대한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지요. 고급 줌렌즈는 f/2~2.8, 단렌즈는 f/1.4 이하의 조리개 사양을 갖춘 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렌즈는 f/1 이하의 수치를 제공하기도 하지요. 매우 비싸지만요.

이렇게 렌즈의 최대개방 조리개 수치를 확보하려는 것은 빛을 최대한 통과시키기 위함입니다. 조리개가 최대개방이 되면 될수록 빛을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셔터 속도 확보에도 유리하며, 감도 조절에도 유리해집니다. 그만큼 촬영 시 대응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의미입니다.

▲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의 구조. 기본적으로 사진영상을 기록하는 것은 빛이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지나 영상처리장치를 거치는 과정으로 이뤄집니다. (이미지 – 캐논)

사진 그리고 영상을 기록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일단 빛이 렌즈를 통과해 이미지 센서에 닿습니다. 이어 센서에 닿은 빛은 전기신호로 전환되어 지나가고 최종적으로 분석을 위한 정제 작업을 거칩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복잡한 작업이지만, 처리기술의 발전으로 불과 몇 초 되지도 않아 우리가 기록한 사진과 영상이 뚝딱 나오게 됩니다. 결국 빛은 ‘렌즈 → 이미지 센서 → 영상처리장치’를 거칩니다.

뛰어난 화질의 결과물을 이뤄내려면 우선 양질의 빛이 통과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단 렌즈가 중요하겠네요. 이어 빛이 센서에서 전기 신호로 전환되는 과정 중 잡음과 혼색이 유입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럼 여기에서 이미지 센서의 기본적인 성능이 중요해집니다. 이어 각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표현하기 위해 영상처리장치의 속도 및 정확도가 요구됩니다. 결론은 셋 다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디지털 시대이기에 센서나 처리장치 등 반도체 기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디지털이기 이전에 사진영상 기술은 외적인 요소에도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빛은 물론이고, 이를 투과하는 렌즈 연마 기술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디지털 이미징 처리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균형을 이뤄야 최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화질은 화소 순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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