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임플란트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극적 향상··· 수백 개 한꺼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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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만 한 크기의 뇌 임플란트 무선 센서가 개발돼 한꺼번에 수백 개의 센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뇌의 전기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자극할 수 있고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브라운대, 이지훈)

간단한 뇌 치료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위한 시술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깨알(소금 알갱이)만한 작은 이식용 칩(임플란트)만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의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이 작은 뇌이식용 칩(무선 통신 센서)은 연구용으로 사용하든, 장애인들의 잃어버린 신체 기능 복원을 위해 사용하든 간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 Computer Interface·BCI)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참전 군인들의 트라우마 치료용 등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새로운 미세 센서 개발 덕분에 조만간 이런 작업들이 훨씬 더 효과적이 될 것 같다.

기존의 많은 BCI에서는 통상 뇌에 2개 이상의 전극이 직접 이식된다. 각각의 전극은 일반적으로 한곳에 있는 최대 수백 개 뉴런의 전기적 활동을 자극하거나 모니터링한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뉴럴링크사가 만든 뇌 임플란트 ‘N-1’. (사진=뉴럴링크)

▲뉴럴링크사가 만든 뇌 임플란트 ‘N-1’이 사람의 뇌에 이식됐을 때의 모습. (사진=뉴럴링크)

뇌에는 무려 860억 개가량의 뉴런이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환자의 뇌를 기존 크기의 전극으로 가득 채우지 않고 더 많은 영역을 한꺼번에 덮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이번 성과는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미국 로드아일랜드 브라운대, 텍사스 베일러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 그리고 퀄컴 과학자들이 모여 더 높은 수준의 대안 센서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나온 게 이 ‘신경 알갱이’(neurograins)로 불리는 센서다. 이 칩은 기존의 이식용 전극보다 훨씬 작아 그야말로 깨알(소금 알갱이) 크기다.

일단 이식되면 환자의 두피에 달라붙는 지문 크기의 얇은 전자 패치를 통해 많은 신경 입자의 네트워크가 무선으로 구동된다. 이 전자 패치 또한 센서들로부터 전기 신호를 받고 센서에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 신경 입자가 인접한 뉴런을 자극하게 만든다.

최근 이 기술의 시연에서 48개의 신경 알갱이 칩이 살아있는 쥐의 대뇌피질 표면에 이식됐다.

과학자들은 이 센서들을 이용해 자발적인 뇌 활동과 관련된 특징적 신경 신호를 기록하고 특정 부위의 피질을 자극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현재 개발된 형태 그대로 사용할 경우 한 환자의 뇌에 최대 770개의 신경 알갱이 칩으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뉴럴링크사의 뇌 이식용 칩(센서) 구조. A는 256채널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개별 신경 프로세싱 ASIC이다. 이 특별한 패키징 기기는 총 3072개 채널의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 이 같은 칩 12개를 탑재하고 있다. B는 파릴렌-c 기판 위의 중합체 실이며 C는 티타늄 덮개(뚜껑이 제거된 모습)이다. D는 전원 및 데이터 전송용 디지털 USB-C 커넥터. (사진=뉴럴링크)

과학자들은 언젠가는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신경 모니터링과 신경 자극을 위해 수천 개의 센서를 이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연구의 선임자인 아르토 누르미코 브라운대 교수는 “우리의 희망은 궁극적으로 뇌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통찰력과 파괴적인 부상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도울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진의 논문은 브라운대 뉴스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저널 12일 자에 실렸다. 이 연구의 다른 공동 저자들은 이아형(브라운대), 황지안난, 피터 아스벡(UCSD), 패트릭 P 머시어(UCSD),스티븐 셸해머(퀄컴), 로런스 라슨(브라운대), 파라 라이월라(브라운대) 등이다.

이 연구는 미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았다.

뇌 이식 칩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미국 SF의 거장인 마이클 크라이튼(1942~2008)이다.

▲미국의 SF 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튼이 1972년 발표한 뇌이식칩을 소재로 한 소설 ‘터미널 맨’. (사진=위키피디아)

우리에겐 영화 ‘쥬라기 공원’(1990) 원작 소설가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초기 소설에는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터미널맨’(1972)이 있다. 크라이튼은 이 소설에서 간질병으로 고통받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뇌 표면에 전극 시술을 받았을 때의 부정적 영향을 소설로 묘사했다. 물론 당시 소설에서는 해킹 문제까지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무려 50년이나 지나 세상이 많이 변화한 만큼 그런 문제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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