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갑옷에서 영감받은 만능 재료… 스마트외골격·우주복·우주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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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기사들의 몸을 보호해 주던 쇠사슬 갑옷. (사진=위키피디아)

▲칼테크 연구진이 갑옷의 쇠사슬에서 착안해 만든 소재는 이처럼 부드럽지만 공기를 빼면 이른바 ‘얽힘 전환’ 현상으로 자체 무게의 30배를 버틸 정도로 단단해진다. (사진=칼테크)

중세 기사들이 입었던 전통적인 그물 갑옷은 일련의 금속 고리들로 이뤄졌다. 단단하고 튼튼하면서도 유연하게 설계돼 몸에 착용할 수 있다. 기사들의 몸을 부드럽게 두르는 이 금속 그물 갑옷은 화살, 칼, 도끼, 철퇴 같은 무기의 타격을 받을 때 충격을 약화시켰다. 이 금속 그물에서 착안한 새로운 소재가 등장해 일상생활 속 외골격 제작은 물론 우주복과 우주선, 태양돛, 태양전지판 등 우주 분야에도 활용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테크) 연구팀이 개발한 이 소재는 처음에는 유연하고 어떤 것에도 걸치거나 둘러쳐질 수 있는데 그다음에는 딱딱하게 바뀐다. 게다가 놀랍게도 자체 무게의 30배 이상을 지탱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3D 프린터로 제작해 사용할 수 있다.

◆외골격·운동복·우주복 제작에서 우주선 보호에까지 사용될 만능 소재

▲칼테크 팀이 개발한 서로 연결된 정팔면체로 구성된 만능 소재. (사진=칼테크)

개발자들은 중세 기사들의 그물 갑옷에서 영감을 받은 이 새로운 소재가 지구에서는 부드럽고 구부러지다가 다시 단단하게 되돌아가는 성질로 스포츠맨들을 보호할 수도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 첨단 의류는 하체가 마비된 사람들을 다시 걷게 해 주는 의료용이나 작업용 스마트 외골격을 만들 때, 그리고 현대전을 치르는 병사용 외골격 및 로봇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구진은 이 소재가 미래의 우주복을 만드는 것은 물론 물론 심지어 우주쓰레기와 운석 등으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아직 연구팀은 3D 프린팅 재료 비용이나 언제 우주용이나 상업용으로 사용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새로운 소재는 마치 테플론처럼 예상치 못한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1938년 듀폰의 한 과학자가 냉장고에 들어갈 대체 냉매를 만들기 위해 실험하다가 만들어진 테플론 얘기다. 이 물질은 원자탄 제조 실험 시 우라늄이 닿아도 파괴되지 않는 용기 보호막 처리 물질로 처음 사용됐다. 미국과 구소련 간 우주경쟁이 시작됐을 때 모든 미국 우주선의 케이블 절연, 열차단재, 우주복 보호피막 등으로 테플론 코팅 소재가 사용됐다. 이후 프랑스 화학자의 부인인 테팔이 이를 점착 방지막을 입힌 프라이팬으로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소재를 압축해 공기를 빼내면 강도가 25배나 증가

▲이 소재는 딱딱해지면서 자체 무게의 30배까지 버틸 수 있어 외골격, 우주복, 우주선, 임시 다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칼테크)

칼테크 연구팀은 이 새로운 직물이 섬유나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며 필요에 따라 딱딱해지거나 부드러워진다고 밝혔다.

키아라 다라이오 교수팀은 이 소재가 본래의 상태에서는 유연해 사람의 인체처럼 복잡한 물체 위에 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스트 결과 이 직물의 상호 연동 입자 층에 어떤 압력이 가해질 때 ‘얽힘 전환’(jamming transition)으로 알려진 현상을 보였다. 이 현상이 소재의 기계적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면서 속이 빈 껍데기를 연약한 것에서 단단한 것으로 변화시켰다.

이들은 이 그물 소재 각각의 고리가 연결 버팀목으로 구성되도록 3D 프린터로 인쇄한 후 이를 밀폐된 비닐봉지에 넣고 공기를 빼냈다. 이 소재가 품은 공기를 제거하면서 생긴 압력은 이 직물의 강도를 25배 이상 증가시켰다. 그녀는 “압축되면 연결된 입자들이 서로 엉켜 원단이 이완된 구성보다 약 25배 더 단단해진다. 그 결과로 생긴 구조물은 자체 무게의 30배 이상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라이오 교수는 이 소재가 조정 가능하다며 “강성으로 변화하는 이 물질은 우주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이 소재는 인간의 몸에 맞는 엄청나게 튼튼한 보호복이나 무거운 물체를 더 쉽고 안전하게 들어 올리는 외골격 제작에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비상 대피소 제작용 소재로도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사용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로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는 우주선에서 소행성이나 우주 잔해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경우도 꼽힌다. 예를 들면 우주선이나 인공위성 태양 전지판, 그리고 우주선의 돛이 꼽힌다.

연구에 참여한 더그 호프만 NASA 제트 추진 연구소 박사는 “우리는 강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 직물이 형태와 크기를 변화시키는 펼쳐지는 구조물의 보호층으로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재는 우주선이나 우주 태양전지를 보호하는 소재로도 사용될 수 있다. (사진=NASA)

NASA는 우주선과 우주 비행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다양한 첨단 직물을 조사하고 있다. 이는 2030년대와 2040년대에 화성탐사선 승무원들이 화성 탐사를 할 때 요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재로 만든 우주복이나 우주선은 목성의 얼음 달인 유로파와 다른 가혹한 외계 환경에서 생명체를 찾는 탐사선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라이오 교수는 이번 작업 성과가 가볍고 튜닝 가능하며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소재에 대한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던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 대학의 기계 공학자 로랑 오르헤스 박사는 “그물 소재는 생체 의학, 스포츠 또는 군사용 외골격과 같은 하중 지지 기능을 가진 선택된 정적 모양의 얽힘 전환 구조를 갖기 전에 여러 가지로 설정돼 걸쳐질 수 있다. 이 쇠그물 소재는 예를 들어 토목공학이나 기계공학에서 임시 대피소나 다리를 만드는 등 크기를 바꾸면서 펼쳐지는 구조물을 만드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르헤스 박사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사용은 유연성, 얽힘 행위 및 하중 지지 능력 같은 것을 목표로 하는 링크 구조를 최적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접근 방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8월 11일 자에 실렸다.

아래에서 부드러운 상태에서, 그리고 단단한 상태에서 이 소재 위에 무거운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의 반동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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